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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고 9시 등교 "문제는 없나"

입력 2014-11-03 17:11

교육감, 자율시행 밝혔지만 일선 학교 거부 힘들 듯 고교 하교시간 지연, 방과후 학습 파행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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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자율시행 밝혔지만 일선 학교 거부 힘들 듯 고교 하교시간 지연, 방과후 학습 파행도 불가피

서울시 교육청의 9시 등교 시행 방침이 발표되면서 향후 제도 도입 전망은 어떤지, 또 문제점은 없는지 등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도 내년 새학기부터 9시 등교가 시행된다. 9시 등교가 도입되면 9시~9시10분사이에 1교시가 시작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학생의 날)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에 기여하고 적절한 수면과 휴식으로 학습의 효율성이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2015학년도부터 관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등교시간을 자율적으로 9시로 늦출 수 있도록 대토론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9시 등교는 경기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행중이며 강원, 전북, 광주, 제주 등에서 시행을 예고했거나 검토 중이다.

조 교육감은 "지침을 내려서 시행하는 방식보다는 학생들과 학부모가 토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추거나 늦추지 않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울교육청의 일방 행정으로 시행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단은 제도시행에 앞서 최대한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밀어붙이기식 9시 등교 제도 시행은 자제하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9시 등교 시행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고, 세미나·설명회·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9시 등교의 장점을 홍보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선택에 맡겨 9시 등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교장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등교시간은 학교장 재량인데 교육청의 눈치를 안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교육청의 정책이 나왔을 때 그것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토론을 통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익숙하지 않아 습관처럼 교육청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은 실시하도록 권장하는 것이고 결정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학생의견 50%, 학부모의견 30%, 교사의견 20%를 반영해 과반이 되면 9시 등교를 실시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불편함은 등교시간이 늦춰진 만큼 학생들의 하교시간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대부분의 초·중학교가 9시에 1교시 수업을 시작한다.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는 약 58%가 8시30분 이전에 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초·중학교의 현재 등교시간은 8시40분 전후로 등교시간을 20분 정도 늦추면 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을 수 있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등교시간이 7시30분에서 8시10분이기 때문에 수업시간 변경이 불가피하다.

9시 등교가 도입될 경우 정규수업인 7교시가 오후 5시에 끝나게 된다. 이로인해 방과후 학교 운영 프로그램 역시 조정해야 한다.

더욱이 맞벌이 가정 등 가정 형편으로 이른 등교를 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도교사를 배치해 도서관을 개방하거나 아침 운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를 위한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사정으로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며 "학교의 돌봄예산을 사용해서 지원 인력을 고용하든지 학교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하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학생과 학부모가 모여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좋지만 등교시간은 한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가정의 문제"라며 "결국은 모든 가족이 새로 정해진 등교시간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또 걸리기 마련이다. 그 수고를 감수해야 할 만큼 9시등교로 인해 아이의 삶이 바뀔 수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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