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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전두환 재산환수 실체…가능 금액 ⅓ 수준

입력 2014-10-22 21:49 수정 2014-10-2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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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꼭 1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 재산 환수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죠. 당시 검찰은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하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1703억 원을 환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 재산 29만 원이라고 밝혔던 전 전 대통령이 갑자기 2000억 원 가까운 재산을 스스로 내놓겠다고 해서 놀랐고 검찰도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그 재산은 어떻게 됐을까요. 이 재산의 핵심을 이루는 게 1270억 원 상당의 전 씨 일가 부동산인데요. JTBC 취재 결과 이 부동산이 사실상 껍데기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동산마다 선순위 채권자, 즉 먼저 돈을 받아가야 할 채권자들이 있어서 이를 팔더라도 채권자들에게 먼저 돈을 줘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대부분의 자산이 검찰 입장에서는 껍데기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이렇게 보면 환수가 가능한 금액은 3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전두환 씨 일가의 재산 환수 실체를 임진택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전재국/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저희 가족 모두를 대신하여…]

지난해 9월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대법원이 최종 결정한 추징금 2205억 원 중 남은 1703억 원을 한꺼번에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같은 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진한/서울중앙지검 2차장(2013) : 책임 재산 총 1703억 원 상당을 확보했습니다.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

16년간 지지부진했던 환수가 한꺼번에 해결된 겁니다.

여야가 모두 반겼습니다.

[민현주/새누리당 대변인(2013) : 무엇보다도 사회 정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현 정부가 추징금 환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김관영/민주당 대변인(2013) : 대단히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한 달 뒤 국정감사에서도 추징금 환수는 단연 화제였습니다.

[박영선/국회법사위원장(2013) : 검찰이 한 수사 중에 가장 잘한 수사가 무엇이냐고 국민적 여론조사를 하면 아마 이 수사가 아닌가 생각이 돼서 잘하셨다고 칭찬 드리려고…]

JTBC는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추징금 환수 현황을 점검해 봤습니다.

금융자산과 미술품의 환수는 비교적 순조롭습니다.

주식과 보험을 뺀 금융자산 302억을 환수했고 미술품도 인기리에 완판됐습니다.

[이상규/K옥션 대표 : 대통령가의 작품이라는 그런 부분이, 그 부분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분들의 높은 응찰이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반면 부동산 자산 환수는 쉽지 않았습니다.

8개 부동산 중 지난 2월에 한남동 신원플라자만이 180억 원에 팔렸을 뿐입니다.

그리고 "180억 원을 추징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이상한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이 빌딩을 담보로 잡고 전 씨 일가에게 돈을 빌려준 이른바 '선순위 채권자'가 5명이나 있었던 겁니다.

건물을 판 돈은 검찰이 아닌 이들 채권자에게 먼저 돌아갔습니다.

[자산관리공사 관계자 : (신원플라자 매각 뒤) 선순위채권자들에게 배분이 43억 원 돌아갔고 검찰에 최종적으로 돌아가서 환수된 게 137억 원. 이미 확정된 거죠.]

캠코 설명에 따르면 검찰 손에 쥐어진 환수 금액은 137억 원뿐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검찰은 새로운 사실을 밝혀 왔습니다.

선순위 채권자들이 저당으로 잡은 43억 원을 전 씨 측이 지난해 말 현금으로 검찰에 납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 씨 측이 어떻게 돈을 마련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아직 팔리지 않은 다른 7개 부동산은 어떨지 추적해 봤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검찰이 환수하기로 한 부동산 8개 중 6개에 무려 625억 원의 선순위 채권이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당초 검찰이 예상한 부동산 평가액은 1270억 원이었지만, 현실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은 3분의 1 수준인 400억 원도 되지 않는 겁니다.

취재진은 부동산 현장을 하나하나 직접 둘러보면서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먼저 경기도 오산의 독산성 주위 야산 일대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 씨가 수십 년 간 관리해온 이 땅을 검찰은 전 씨 일가의 재산으로 판단했습니다.

[오산땅 인근 주민 : 여기 헬기장이 이순자 씨하고 전두환 씨하고 집에 오면 여기 헬기장에서 헬기 타고 내렸거든. 여기 벽을 허물어서 헬기장을 만든 거야.]

산 정상의 절에는 전 전 대통령의 장인이 만들었다는 비석도 있습니다.

[오산땅 인근 주민 : 이 밑에 별장하고 다 있었다 하더라고. 여기서 이 산성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 이 밑으로 다…]

검찰이 환수 금액으로 500억 원을 책정한 이 땅에도 이미 오래전 대출 300억 원, 체납세금 130억 원 등 430억 원이 물려 있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내놓은 재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산 땅의 경우 500억 원 가운데 실제 국고로 들어갈 수 있는 돈은 10%가 조금 넘는 수준인 겁니다.

서울 서초동의 시공사 사옥에도 검찰 평가액 160억 원 중 96억 원의 선순위 빚이 있었습니다.

[캠코 관계자 : 시공사 같은 경우는 선순위 있고요. (많나요?) 한 90억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46억에 감정됐는데 계속 떨어져서…]

검찰은 건물을 판 돈으로 빚을 대신 갚고 전재국, 전재용 형제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역시 실현 가능성은 낮습니다.

[고성춘/변호사 : 시공사 입장에서 지금 재산이 없어서 주 채무를 못 갚고 있는데, 아무리 구상권을 국가가 가진다 한들 받을 수가 없죠.]

검찰의 환수 작업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승섭/참여연대 부동산감시팀장 : 당시 경찰은 1270억 원을 발표하면서 굉장히 고무적인 걸로 자찬을 했었는데요. 전 씨 일가의 의중이 많이 포함돼서 많이 부풀려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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