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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에볼라 국내 의료진 파견, 정말 괜찮나?

입력 2014-10-22 22:31 수정 2014-10-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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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부에서 잠깐 보내드렸습니다만, 에볼라 발병국에 대한 의료진 파견 문제, 지금 의료계에서는 아주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은 확실히 마련돼 있는 것인가, 또 자칫 그런 일은 없길 바랍니다만 국내로 들어올 경우에, 그건 우리가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인가, 오늘(22일) 팩트체크 시간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먼저 파견 의료진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제대로 서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아셈 전체회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에 정부가 의료진 파견 계획을 밝혔죠.

그때 같이 내놓은 이야기들이, 일단 감염이 확인될 경우 현지에서 치료를 지켜볼 수도 있고, 의료시설을 갖춘 선진국에서 치료할 수도 있다, 또 입국하기 전에 제3의 국가에서 잠복기인 21일 동안 관찰을 하겠다, 그리고 귀국하면 잠복기 동안 격리한 뒤 활동하게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현지에서 치료 가능하냐 하는 문제에 대해선 좀 의구심이 많이 가고, 요즘 상황을 보면요. 선진국에서 그렇다면 우리를 다 받아줄 것이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걱정되는 점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한의사협회에서 기자회견 했죠.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많은 모양이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첫 번째 대책이었던 선진국에서 치료한다는 것. 과연 제 코가 석 자인 선진국에서 다른 나라 환자까지 받아주겠냐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그 내용 듣고 가시죠.

[권준욱/보건복지부 공공보건행정관 :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인 것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 정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얘기할 수 없고. 왜냐하면 상대편이 있기 때문에요.]

[앵커]

상대편이 누군가요?

[기자]

상대편 때문에 콕 집어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고 했는데, 일단 의료계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요청으로 파견하는 것이니, 미국과 이런 조치를 논의하고 있지 않겠느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아까 잠깐 우려했던 것처럼 미국도 의료진이 감염이 되어서 비상이 걸려있던 상황이고, 또 국내에서 한두 명이 더 감염되면서 더 시끄러워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얘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다음 얘기로 넘어가자면 과연 우리로 혹시 넘어오면 국내 대처는 잘 될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그건 어떻게 봅니까?

[기자]

그 부분도 걱정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는 피부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방호복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지금 전국 에볼라 국가지정 격리병원에 비치된 방호복이 대부분 레벨D 제품인데, 레벨C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의사들 주장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직접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같은 방호복이라고 해도 4개의 단계가 있습니다. 노란색이 레벨C고 하얀색이 레벨D입니다.

레벨D 방호복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의 방호기능만 가지고 있어서 지난번에 태안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을 때 보셨던 익숙한 방호복일 겁니다.

그런데 레벨C는 바이러스 침투를 막을 수 있게 옷감에 필름을 덧입힌 거라서요, 만져보시면 느낌의 차이가 납니다.

[앵커]

일단 보기에도 저쪽(레벨C)은 더 질이 굉장히 반짝반짝 하면서 코팅이 돼 있는 것 같고, 이것(레벨D)은 그냥, 특별하긴 하겠으나 저만큼 안전해 보이진 않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도 에볼라 의료진이라면 레벨C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고 규정해놨습니다.

레벨C에다가 이중덧신, 이중장갑 그리고 마스크 이렇게 착용하게 됩니다.

[앵커]

지금 우리나라에는 C가 없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C가 지금 병원에 많이 보급돼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격리병원에 보급돼 있는 제품은 D고요.

[앵커]

대부분 D라는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C를 이번에 보급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 건데, 미국 CDC의 발표가 나온 다음에 우리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오늘 부랴부랴 같은 기준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레벨C의 보호구를 전국 지정병원에 보내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방호복을 제대로 갖췄다고 해서 다 문제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더군요. 지난번에 CNN 기자가 실험하는 것 보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그때 그 CNN 영상 다시 한 번 보여드릴 텐데요.

지금 보고 계시는 것처럼 저렇게 의료진이 다 보호장구를 착용을 하고요.

보호복을 입고 옷에다가 초콜릿 시럽을 묻힌 모습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옷을 벗는 장면인데 제대로 잘 벗지 않으면 저렇게 피부에 다시 초콜릿 시럽이 묻는 모습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제대로 훈련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의료진에게 위험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그런 내용인 건데요.

이 CDC에서도 의료진에 대한 지침,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옷을 입고 벗는 과정까지 해서 아주 자세하게 규정을 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일 강조하는 게 바로 매뉴얼에 따른 반복된 훈련입니다.

그래서 과연 우리나라도 이 훈련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그런 대목인 겁니다.

그리고 또 문제가 에볼라 확진을 위해서, 이거 에볼라 맞다 해서 확진을 하기 위해
서는 최고 안전도가 유지되는 실험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험실 상황을 살펴보면 BL1이 1단계고요, 2단계, 3단계까지는 실험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가장 안전도가 높은 4단계의 실험실이 공사 중입니다.

[앵커]

아직 없다는 얘기인가요, 그러면?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내년 10월에나 가동이 될 예정인데요. 그러니까 그전에 만약에 의료진을 파견하게 되면 너무 성급하게 파견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훈련도 안돼 있고 실험실도 아직 없고, 그렇다면 여러 가지로 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군요. 그런데 자원자 위주로 파견한다고 그랬는데 자원자는 있을까요?

[기자]

일단 오늘 전국의사총연합에서는 강제로 파견하는 것은 막아야 된다, 이렇게 성명을 내기는 했는데요.

저희가 일단 일선 교수들, 대학 교수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알아보니까 교수들 중에서는 이 파견을 지원하겠다 해서 고려하고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앵커]

있기는 있습니까?

[기자]

직접 한번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재갑 교수/한림대 성심병원 : 가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가기 어려운 상황들이 많이 있거든요. 근데 누군가는 가야 할 것 같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갈 사람이 없다면 저라도 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앵커]

가겠다는 분이 있네요. 그런데 뭐 어찌 됐든 이렇게 가든 저렇게 가든 확실하게 예방할 대책은 세워놔야 되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제가 지금 사진 하나 보여드릴 텐데요. 어떤 사진이냐 하면 5년 전 전국에 신종플루가 창궐했을 때 모습입니다.

당시 정부가 거점병원을 선정해서 치료를 전담하게 했었고요.

그리고 또 확진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만 타미플루를 처방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타미플루는 증상을 보인 지 48시간 이내에 먹어야지 효과가 있는데 검사 때문에 1주일 이상을 기다렸었고요.

또 거점병원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안 되다 보니까 오히려 병이 더 퍼지는 결과를 낳았던 것 다 기억하실 겁니다.

지금 다 준비하고 있다, 선진국과 얘기도 잘 되고 있다, 이런 장담만으로는 국민들의 에볼라 공포 잠재우기 부족하다는 점을 정부가 염두에 둬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팩트체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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