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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수진 예술감독 "매일 100% 삶…은퇴 날짜 정해놨다"

입력 2014-10-15 22:08 수정 2016-03-04 13:44

파격의 예술혼, 100% 인생…"단장 맡고 하루 48시간 필요"

"2016년 7월 22일 은퇴공연…작품은 '오네긴'으로 선택"

"30년 만의 서울 생활, 놀 줄 쉴 줄 몰라서 일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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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예술혼, 100% 인생…"단장 맡고 하루 48시간 필요"

"2016년 7월 22일 은퇴공연…작품은 '오네긴'으로 선택"

"30년 만의 서울 생활, 놀 줄 쉴 줄 몰라서 일이 좋아"

[앵커]

오늘(15일) 뉴스룸에서 만나 볼 반가운 분은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라는 수식어를 늘 달고 사시는 분입니다. 또 '세계적인' 수식어도 따라다니는 분이죠. 이젠 여기에 굵직한 수식어가 하나 더 붙게 됐습니다. 바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라는 이름인데요.

국립발레단의 수장으로 또다른 길을 개척 중인 강수진 예술감독을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안녕하세요.]

[앵커]

예,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으시네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똑같으시네요.]

[앵커]

서로 칭찬하는 시간…예술감독이라고 제가 불러드렸는데 보통은 단장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단장 및 예술감독.]

[앵커]

아! 공식 명칭이… 그러면 단장으로 불러드릴까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괜찮아요.]

[앵커]

단장으로 불러드리겠습니다. 그게 더 편하니까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래요.]

[앵커]

근데 발레만 하실 때하고 단장을 하실 때하고 삶이 굉장히 다를 것 같습니다.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삶이 당연히 할 일이 더 많아졌죠. 제 브레인을 조금 더 사용해야 하고… 그리고 24시간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하루에 48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앵커]

구체적으로 단장으로서 하는 일은 뭘까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당연히 행정감독 쪽을… 그러니까 제가 결정해야 하고. 다행히 저희 국립발레단의 직원들이 너무너무 유능하셔서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많이 배우고. 제가 몰랐던 행정 쪽을 이번 2월달에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시작하기 이전에는…]

[앵커]

이제 8개월 되셨으니까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래도 하다보니까는 할 만하더라고요.]

[앵커]

단원들은 어떻습니까? 좋아들 하죠? 조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요? 오신다고 했을 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 느낌은 단원들하고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단원들한테서도 많이 배우고 저의 경험, 연륜같은 모든 것을 마음 그대로 전해주니깐 제 생각에는…당연히 처음에는 부담도 가졌겠죠. 그런데 지금 몇 개월 지난 후에는 느낌이 단원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

[앵커]

늘 같이 연습을 하시나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예.]

[앵커]

조금 있으면 첫 공연을 하시는데, 그때도 혹시 같이 하십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요. 저는 출연을 안 하고.]

[앵커]

안 하시고… 팬들은 조금 서운해하겠네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에요. 저의 국립발레단원들 너무 잘 하기 때문에 서운할 것 하나도 없고]

[앵커]

혹시 단장은 못하게 돼 있다 라던가 뭐 그런…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에요. 그런 건 아닌데 지금 나름대로 은퇴 이전에 제가 2016년도에 한다고 그랬는데 그 전에 한번쯤, 아니면 기회가 되면 발레단하고 호흡을 맞출 생각입니다.]

[앵커]

최소 한 번쯤은 같이 공연을 하겠다,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게 제 소망입니다.]

[앵커]

제가 2년 전에 만나 봬서 인터뷰할 때 사실은 첫 질문이 그 당시에 당혹스러울지도 모르겠는데 '은퇴는 언제 하십니까'였습니다.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 지금은 결정했잖아요.]

[앵커]

그랬더니 그때 말씀하시길 '오늘은 아닙니다'였었는데…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네. 오늘도 아니고 지금 생각 중인 것은 2016년 7월 22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할 예정입니다.]

[앵커]

지금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수석 무용수잖아요. 2개를 병행하시는 건가요? 당분간 그쪽을 접어 두신 건가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많은 것을 다 접어두고 왔죠.]

[앵커]

근데 하여간 말씀 듣고 보니까 2016년, 2년 뒤에 7월 22일 오네긴이라는 작품으로 은퇴공연을 한다, 근데 그 2년 전부터 그렇게 날짜하고 작품까지 박아 놓으시는 경우는 저는 처음 보는 거 같은데.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네. 저도 그렇게 생각은 안 했는데 제가 발레단에 국립발레단에 단장을 YES 하는 순간에 다 결정했어요.]

[앵커]

아, 그러셨어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7월 22일이 제 남편 생일이고, 2016년이 되면은 슈투트가르트에서 30년 되는 거고, 그리고 그때쯤 제 나이가 50살 되는 거고요. 딱 그 정도로 족한 거 같아요.]

[앵커]

그래도 그거 결정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저한테는 어렵지 않아요.]

[앵커]

그래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오늘 은퇴해도 괜찮아요, 전…]

[앵커]

그 뜻은 어떤 겁니까? 나는 할 만큼 다 했다는 뜻인가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매일 매일 백퍼센트 사니까는 후회가 없어요. 만약에 제가 오늘 은퇴해야 한다 그러면 그런가 보다 그러고…]

[앵커]

그거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을 하셨습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원래부터요.]

[앵커]

원래라는 게 언제부터인가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원래 제가 발레 시작했을 때부터 아마?]

[앵커]

아 그런가요? 근데 2년 전에 제가 언제 은퇴하실 겁니까 했을 때 오늘은 아니에요라고 하신것은 그때까진 아직 할일이 더 많았다고 생각 하셨나보죠?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요 지금도… 왜냐면 오늘도 하고 있잖아요. 살고 있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는 오늘도 똑같은 대답이에요. 은퇴는 예정을 하고 있지만은 사람의 인생이라는 거는 어떻게 될지 몰라요.]

[앵커]

철학자가 되신 거 같습니다. 몇년 사이에…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도를 닦고 있는 중이라서]

[앵커]

오네긴이라는 작품은 왜 은퇴작품으로 정하셨나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앵커]

어떤작품인지 제가 잘 몰라서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네, 오네긴은 푸시킨의 드라마틱 작품. 존 크랑코 안무로, 제가 수십년 동안 쭉 사랑해오고 저의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작품, 제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는 작품이 춘희 작품 그리고 오네긴 작품중에 타티아나 역. 한 발레리나로서 마지막 은퇴한다는 작품으로는 이 작품 이상은 없는 거 같아요.]

[앵커]

그때쯤 쉰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글쎄요, 마고트 폰테인이라든가 더 오랫동안 활동한 분들도 있는데 쉰이라면 발레리나로서는 너무 빠른 겁니까? 적정한 겁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저한테는 굉장히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저는 항상 발레를 제가 최고에 있을 때 그만두고 싶었어요. 그 제가 생각대로 몸이 안 따라주면 그거는 저한테 제가 너무 존경한다는 그 자체 발레를 존중하고 저를 존중하고 모든 관객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앵커]

제가 아까 그렇게 질문드렸을 때 아마 많은 분들이 저 사람 잘 모르나 보다, 쉰까지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대단한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그러실 테고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렇죠.]

[앵커]

그때까지 그렇게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 같지는 않습니다.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힘들어요.]

[앵커]

국립발레단에 오셔서 첫 작품은 어떤 겁니까? 교향곡 7번. 이건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일 테고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예, 이번에 하는 작품은 신작으로써 최초로 한국에 올려지는 작품이고, 베토벤 7번 교향곡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앵커]

봄의 제전. 그럼 그 곡을 발레에 맞게 편곡해서 둘을 합친 건가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편곡은 아니고 오리지널 그대로 안무를 이 음악에 맞춰서, 안무가들도 최고의 안무가들이…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셨지만 굉장히 좋은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정말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국립발레단 단원들에게는 하나의 챌린지라고 그럴까, 굉장히.]

[앵커]

그렇게 힘든가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굉장히 힘들어요.]

[앵커]

독일에서 발레 전문가들이 그랬다면서요. 강수진 단장께서 이 두 작품 엮어 가지고 한다고 했더니 아주 한국 무용수들을 고생시킬 작정을 했구나…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누구든지 지금은 이번에 지휘자님도 초빙해서 오셨는데 그분도 저한테 하는 소리가 'you're crazy'라고. 누구든지 이 두 작품을 제가 단장을 맡자마자 제 머릿속에 국립 발레단을 위해서는 이 두 작품이 첫 신작으로 올릴 거라고 결정을 하는 순간 모든 분들이…]

[앵커]

놀랐군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네.]

[앵커]

다른 데서 이렇게 두 개를 같이 엮어서 한 적이 없나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이렇게 엮은 적은 없고. 제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아요.]

[앵커]

춤 자체가 어렵습니까? 여기에 맞춰서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모든 게 다 어려워요. 테크닉도 어렵고.]

[앵커]

근데 토슈즈도 신지 않는다면서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요, 토슈즈는 베토벤 7번 교향곡에 신어요.]

[앵커]

아 거기에 신고 봄의 제전에서는 안 신고.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베토벤의 7번 교향곡은 네오클래식이라고, 클래식에 테크닉을 위주로 더 자유스럽게. 여자 단원들은 토슈즈를 신고 봄의 제전 같은 경우는 컨템포러리, 요즘 모던 댄스. 그러니까 굉장히 새로운 스타일이기 때문에 단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단원들 자신들도 지금 이 작품을 하면서 매일매일 발전하는 단원들의 모습을 보고, 그리고 힘들어도 즐거워하는 모습 보면 너무 보람이 있어요.]

[앵커]

단장 잘못 만나가지고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앵커]

그런데 지금까지 국립 발레단이 국립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국립발레단의 역할은 많은 사람들에게 발레를 좀 대중화시키고 그리고 클래식 발레 예를 들어 백조의 호수라든가 지젤이라든가 그런 정통발레를 해왔는데 이렇게 확 바꿔버린거에 대해서 논란은 없나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요, 제가 하고싶어하는 21세기의 발레단은 이제까지 너무 잘 해오셨어요, 제가 2월달에 시작해서 라바야데르 클래식하고 돈키호테도 하고 다 클래식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기에 21세기의 발레단, 발레 무용수들은 모든 작품들 모든 스타일을 다 소화할 수 있는 무용수가 돼야 되고, 발레단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가지고온 굉장히 탄탄한 클래식은 가지고 가요, 그러면서 기본으로 이렇게 다양한 레퍼토리를 제가 할 책임하고 임무는 단원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여러가지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자기 나름대로 취향을 고를 수 있게.]

[앵커]

새로운 바람이 시작되겠군요, 기왕 말씀하셨으니까, 언제부터 합니까?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내일 16일부터 일요일 19일까지 5회 공연이 있습니다.]

[앵커]

바로 내일부터군요, 조금 일찍 모실 걸 그랬습니다, 그나저나 독일 슈투트가르트 중심으로 있던 거기가 본거지였고, 많이 다니셨습니다마는 서울에서 본격적인 삶을 사신다는 거는 제가 알기론 한 30년만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서울살이가…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저한테는 달라진 건 없어요, 집하고 극장, 극장하고 집 그리고 독일에서도 집하고 극장, 극장하고 집 아니면 호텔, 투어 맨날 생활이 똑같으니까.]

[앵커]

재미없게 사시네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저는 그게 재미있어요, 놀 줄을 몰라서 쉴 줄을 몰라서 저는 일하는 게 좋아요.]

[앵커]

지금부터 좀 노는 연습도 해두셔야 은퇴 이후에 잘 노실 텐데.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거 참 어떻게 노는지 몰라서 잘 몰라요.]

[앵커]

서울에 사시는 분들 많이 가르쳐주실 텐데요.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그것도 시간이 있으면 배우겠죠.]

[앵커]

오늘 하여간 오랜만에 봬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모습을 뵈니까 더욱더 좋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첫 공연, 비록 무대에는 안 서시겠지만 잠깐 그러면 저희가 강수진 단장의 발레를 볼 수 있는 건 은퇴 무대밖에 없나요? 그전에 한번 하신다고.

[강수진/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아니요, 내년에 2015년도에 11월달에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한국에 와서 제가 3번 하기는 해요.]

[앵커]

그쪽 슈투트가르트 발레단도 기분 좋게 오겠네요, 수석 무용수가 여기서 단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튼 내일부터 시작되는 공연을 기대하겠습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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