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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노벨 과학상 '19대0'…일본 웃고 한국 울고

입력 2014-10-08 21:32 수정 2014-10-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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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8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축구 한일전의 한 장면입니다. 유난히 한일전에 목숨 거는 분들 많으시죠. 축구뿐 아니라 우리는 유독 일본을 상대할 때 특유의 '투혼'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축구는 질 때보다 이길 때가 훨씬 많고요. 최근 끝난 아시안게임만 보더라도 금메달 숫자가 79 : 47, 우리가 압도적 우위입니다.

그런데 사뭇 다른 종목이 하나 있습니다. 19:0, 0:19…우리가 0이고 일본이 19입니다. 어떤 종목인지 짐작하셨는지요? 유독 한국이 일본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분야, 바로 노벨과학상 수상 성적표입니다.

어제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이 일본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가면서 일본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일본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총 19명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벨상 시즌인 매년 10월만 되면 우리나라는 노벨상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혹시 배가 아프십니까? 아니면 차라리 일본이 부럽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현실을 보면 배아픔과 부러움은 더욱 극명해집니다.

지금 보시는 건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지갑에 한두 장씩 넣고 다니는 천 엔짜리 지폐입니다. 지폐 속 인물은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인데요. 가장 많이 쓰이는 지폐에 과학자의 얼굴을 넣었다는 건 일본이 얼마나 과학기술을 존중하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지방대를 졸업하고, 지방기업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했더니 노벨상을 받았다."고 말한 나카무라 슈지 교수, 지방 정밀업체 직원 신분으로 노벨상을 거머쥔 다나카 고이치, 그리고 해외유학 한번 가지 않고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 등의 사례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중앙일보>가 한국물리학회 소속 연구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요. "다시 대학에 간다면 물리학을 하지 않겠다" 이렇게 답한 숫자가 2002년, 2007년 모두 절반을 넘겼습니다. 반 이상이 만족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작년 국감자료만 봐도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27개 연구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점점 늘어나 작년 3월 말 기준으로 38%에 달합니다. 또한 기초체력으로 꼽히는 연구개발 투자 역시 일본보다 우리가 6배가량 뒤져있습니다. 19대 0이라는 한일 간 스코어는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정답은 어찌 보면 매우 식상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라'…시험에서 1등한 학생이 '교과서만 봤다'고 답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일 수도 있을 텐데요, 일본 역시 처음부터 노벨상과 가깝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1901년 1회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로 일본인이 첫 거론된 이후 일본의 첫 노벨상은 그로부터 반세기 뒤인 패전 이후에나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 첫 노벨상으로부터 또다시 반세기 남짓한 시간을 더 투자한 결과 과학 분야 노벨상 19개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실패만 겹쳐 20년 동안 매일 울고만 싶어지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지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말입니다.

신야 교수가 매일 울고만 싶었던 2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초과학이란 기본에 충실했던 일본의 저력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첫 노벨화학상 수상이 좌절된 오늘 밤. 축구 한일전 패배보다 지금의 상황을 더 뼈아프게 여겨야 할 우리야말로…조금 울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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