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 밤만큼은 10명 실종자 가족들의 기다림도 덜 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 씨가 다른 문인들과 함께 오늘 팽목항을 찾는다는 소식을 방금 김관 기자가 전해줬는데요.
김훈 작가를 전화로 잠깐 연결하겠습니다. 여보세요?
[김훈/소설가 : 김훈입니다.]
[앵커]
아직 팽목항에는 도착을 못 하셨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김훈/소설가 : 거의 다 왔습니다.]
[앵커]
아, 거의 다 가셨습니까? 오늘 굉장히 많이 막혔죠?
[김훈/소설가 : 네, 오늘 많이 막혀서 저녁 늦게 도착했습니다.]
[앵커]
가신 이유는 저희들이 알 만합니다마는 그래도 직접 듣고 싶네요.
[김훈/소설가 : 저는 사실 정치상황 문제에서 앞장서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고 물러나 있거나 이끌려가거나 혹은 조용히 있었던 사람인데.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나라가 이 모양 이 꼴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벼락 맞듯이 들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앵커]
하긴, 말씀하신 대로 그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서 앞장서신 적은 그렇게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그렇게 나서신 셈이 됐습니다. 그런데 가족들 위로 차원이라면 물론 이전에라도 가실 수 있었겠습니다마는 특별히 이제는 가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김훈/소설가 :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그동안 특별히 전개되는 과정을 보니까, 이것은 단순한 사고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의 비리와 문제가 다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파렴치하고 무자비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정치권력이 방치해놓고…살아온 세월에 대한 회한 같은 게 있었어요. 세계화, 경쟁, 자유화, 국제화나 경쟁력 강화, 이런 자본주의적인 가치와 자본주의적인 목표,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성을 갖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반성해야 하는 계기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짧게 전해 주신다면요?
[김훈/소설가 : 아까 뵀는데 언어로 위로할 수 없었고 저는 이런 얘기를 드렸어요. 우리가 함께 울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것을 믿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른 소설가들하고 같이 펴내신 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눈먼 자들의 국가' 이 책도 오늘 전달하신다고 들었는데, 오늘 행사 잘 마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훈/소설가 : 고맙습니다.]
[앵커]
작가 김훈 씨였습니다.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