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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홍도 해상 유람선 좌초…예견된 인재

입력 2014-09-30 17:15 수정 2014-09-30 17:15

탑승객 110명 전원 구조..23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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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110명 전원 구조..23명 부상

신안 홍도 해상 유람선 좌초…예견된 인재


신안 홍도 해상 유람선 좌초…예견된 인재


30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앞 해상에서 발생한 유람선 바캉스호의 좌초는 예견된 인재였다.

27년된 노후 선박인 바캉스호의 운항허가를 두고 주민들의 반발을 샀으며, 무리한 운항은 사고를 자초했다.

반면 주민들의 신속한 대응과 해경의 상황 전파는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수중 암초 충돌…110명 전원 구조

30일 오전 9시14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동방 200m 해상에서 홍도크루즈협업 소속 171t 유람선 바캉스호가 암초에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유람선에는 관광객 105명과 선원 5명 등 모두 110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날 사고로 승객 23명이 머리와 허리 부상, 타박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홍도항을 오전 7시20분께 출항해 9시30분 입항 예정이었던 바캉스호는 해상 유람 중 수중 암초와 부딪혀 좌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속한 대응, 대형 참사 막았다

사고 발생 직후 해경과 홍도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대응은 자칫 우려됐던 대형참사를 막았다.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경비함정과 헬기 등을 현장에 투입했으며, 주민들은 자체 대응 매뉴얼을 토대로 구조활동에 나섰다.

주민들은 지난 1985년 유람선 침몰 이후 자체 매뉴얼을 마련해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이 날도 현장에서 바캉스호의 좌초 상황을 무전을 통해 전해 들은 주민들은 마을방송 이후 어선과 유람선을 출동시켜 구조활동에 나섰다.

사고 접수 26분만인 9시30분께 홍도 자율구조선은 선원 5명만을 유람선에 잔류시키고 승객 105명을 모두 구조해 홍도항으로 이송했다.

◇사고 지점 암초지대 '의문 투성'

바캉스호의 사고 지점은 암초지대로 알려져 있다. 당시 사고해역에는 2.5~3m 가량의 파도가 일었지만 유람선 운항에는 큰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민 김철환씨는 "홍도에는 바캉스호 이외에 7척의 유람선이 더 운항되고 있지만 그 지점은 반드시 피해간다"며 "왜 바캉스호가 그곳으로 향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암초 지대인 사고해역 운항과 함께 정비 부실, 노후 선박 허가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바캉스호가 최근 출항 직후 문제가 생겨 잠시 표류했으며, 자체 정비를 통해 다시 운행한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하고 있다.

또 올해 초 일본에서 들여와 안전운항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중순부터 운항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다.

◇27년 노후선박…예견된 사고

유람선 바캉스호는 1987년 일본에서 제작돼 선령이 27년에 달해 도입 전부터 노후화 문제가 제기됐다.

홍도 주민들은 바캉스호 수입 당시 내구연한이 불과 3년 밖에 남지 않은 노후 선박을 운영하는 것은 사고 위험이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선박 판매사이트에는 바캉스호의 정원이 350명으로 기재돼 있었으나 허가 과정에서 495명으로 늘어난데 대해서도 주민들은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당시 홍도 주민들은 바캉스호 운항 허가를 불허해 달라며 목포해경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노후 선박 운항의 부적절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27년된 유람선을 운항하는 것은 홍도 관광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주민 김철환씨는 "세월호 사고 이후 허가를 받아 운항했다"며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목포해경이 노후된 배의 운항을 결국 허가해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무리한 운항…안전불감증 여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선박 안전 운항에 대한 수많은 개선 방안을 쏟아냈지만 해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

유람선 바캉스호 좌초사고는 또 한번의 안전 불감증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바캉스호는 운항 중 배 앞 부분이 바닷속 바위(암초)에 부딪치면서 기관실 부분에 구멍이 생겨 침수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사고 지점은 암초 지대로 사고 위험이 높아 모든 배가 피해 가는데 왜 그곳으로 운항했는지 모르겠다"며 "선장이나 선원들이 외지 사람이어서 암초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운항하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장 등이 홍도 주변 해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암괴석 쪽으로 접근해 유람선을 운항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2.5~3m 가량의 높은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100t 내외의 유람선이 출항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00t급 소형 유람선은 파도가 높게 칠 경우 대형 선박에 비해 위험하지만 사고 당시 주변 해역에는 출항 허가를 받은 4~5척의 유람선이 운항 중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의 안전운항이 수없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승객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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