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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왕 감독 "상무 출신이 잘하는 이유요?" (인터뷰)

입력 2014-09-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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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왕 감독 "상무 출신이 잘하는 이유요?" (인터뷰)



운동 선수에게 현역 입대는 선수 생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2년이 넘는 긴 공백은 그동안 만들어온 자신만의 폼을 잃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상무에 입단한 선수들은 군 복무와 함께 운동을 병행한다. 정신적·육체적으로 더욱 단련된다. 상무 피닉스 야구단을 거친 여러 선수가 그 기간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 중심에 박치왕(45) 상무 감독이 있다. 그는 열정과 사명감으로 선수들의 발전을 돕고 있다.

박치왕 감독은 2011년 경리단 시절부터 30년간 상무를 이끌어온 김정택(61) 감독의 후임으로 2대 사령탑에 올랐다. 1994년 상무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김정택 감독을 보필하며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팀에서 자리를 지킨 공을 인정받았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운동을 해야 하는 선수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박 감독은 선수들의 걸음걸이 하나까지 유심히 살피며 장점을 계발하고 단점을 고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실제로 많은 선수가 박치왕 감독의 지도하에 잠재력을 드러내고 성장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떠오른 유희관(28·두산)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에도 10승을 달성하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은 유희관은 잠시 주춤했을 때 박 감독과의 통화로 조언을 구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제자들이 프로 무대로 나가 더욱 성장해 주전급, 스타급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박 감독의 가장 큰 보람이다. 그는 "내가 내 제자의 사인을 받으려고 부탁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 박치왕 감독을 만났다. 상무는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선수들의 성장뿐 아니라 강팀을 만들어 낸 박치왕 감독의 지도자로서의 가치관과 선수들과의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윤)="상무 감독으로 언제 처음 부임하셨죠?"

박치왕 상무 감독(이하 박)="감독으로는 2011년에 부임했죠. 그런데 선수와 코치 시절까지 포함하면 대략 21년쯤이고요."



윤="박 감독님 청춘을 상무에 바치셨네요. 선수 생활 끝나자마자 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건가요?"

박="모교인 성남고에서 체육 강사 겸 야구부 코치로 1년 정도 있다가 94년부터 바로 상무에 왔죠."



윤="상무와 인연이 깊네요."

박="전임 감독님이셨던 김정택 감독님께서 저를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윤="처음 부임할 당시에는 코치 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박="정말 많이 배웠죠. 제가 처음 코치로 부임했을 때가 20대 중반이었거든요. 한창 현역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들이 상무에 왔는데 코치였지만 배울 수 있었죠."



윤="대표적으로 누가 있었죠?"

박="부임 첫 해에는 마해영 위원이 있었죠."



윤="코치의 역할만 놓고 봤을 때는 당시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박="많이 달랐죠. 당시에는 체계적이지 못했어요. 지극히 아마추어 같았죠. 지금은 경험이 많은 코치들이 있어 분업화가 잘 되어 있어요."



윤="상무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는 팀에서 오랜 시간 코치를 해온 경험은 특별할 것 같아요."

박="경험이 쌓이면서 선수들을 판단하는 눈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군대라는 환경에서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훈련하는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개개인의 차이가 보여요.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이젠 보이고요."



윤="코치 생활만 15년 넘게 하면서 감독이 되었을 때 어떤 지도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요. 잘 이뤄지고 있나요?"

박="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제가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하려 했어요. 첫 번째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치는 것, 두 번째는 야구를 통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뻔한 이야기겠지만 승리하는 것이었죠."



윤="모두 다 지켜졌나요?"

박="첫 번째 항목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두 명의 선수가 부상을 당했거든요. 한 선수는 경기 도중에 1루수와 부딪쳐서 십자인대에 부상을 입었고 다른 한 선수는 외야 수비 도중 발가락이 골절됐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선수가 다치는 건 무조건 감독 책임이거든요. 선수들이 이기려는 마음이 과해지면서 하지 않아도 되는 플레이를 하게 했죠."



윤="앞서 말씀하신 세 가지는 올해의 목표였고, 지도자로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가장 중요한 건 기본 예의입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죠. 경기가 잘 안 풀린다고 도구를 집어던진다든지, 욕을 하는 행동은 절대 못하게 하죠. 감정 표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신의 능력을 탓하고 다음에 더 잘하는 자세를 갖도록 유도합니다. 물론 선수들도 잘 받아들이고 있고요."



윤="팀의 성적과 승리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박="예전에는 무조건 이기는 것을 강조했어요. 그런데 많은 선수를 보다 보니 인성 문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연히 성격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바른 기본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죠. 야구를 잘하려면 사람 관계도 중요해요. 선수와 선수, 선수와 코치, 선수와 감독의 관계 모두 그렇죠. 예를 들어 선수들끼리 싸움이 일어났다고 하면, 그쪽에 신경을 쓰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온전히 자기 플레이를 하는 데 저해되는 거죠. 미리 그런 부분을 방지해야 해요."



박치왕 감독 "상무 출신이 잘하는 이유요?" (인터뷰)


윤="어떤 선수들 중에는 2년만 버티고 나가면 되니까, 더욱 안 좋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박="물론이죠. 그 부분도 감독의 역량이 더 필요한 몫인 것 같아요. 그런 선수들이 생각과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죠."



윤="유독 힘들었던 선수가 있나요?"

박="정인욱 같은 선수는 고칠 부분이 정말 많았죠. 인성은 좋아요. 그런데 좀 특이했어요. 말투, 행동, 걸음걸이. 심지어 의자에 앉지 않고 구석에 앉을 때가 있어서 지적하기도 했어요. '가슴 펴고 당당히 의자에 앉아라'고요."



윤="사실 프로에 있을 때 그런 부분을 교육해야 하는데 상무에서 대신 해주네요."

박="걸음걸이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는 성격의 팀은 사실 없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못 고치면 평생 못 고쳐요."



윤="아까 감독 재량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워낙 개성 강한 선수들이라 조언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박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박="특별한 건 아니지만 조언하는 타이밍을 맞추죠. 그저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통해서 말을 해줘야 할 시점이 보이는 거죠. 선수들마다 1년 차 때와 2년 차 때가 또 다르기도 하고요. 많이 생각해야죠."



윤="평소에 경기가 없을 때 훈련 분위기는 어떤 쪽으로 이끌어 가시나요?"

박="예전에는 강인한 정신과 신체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었죠. 이길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야구를 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해요. 물론 코치 때는 안 그랬죠."



윤="분명 한두 명 정도는 박 감독님의 그런 좋은 의도를 곡해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박="확실한 룰은 있어요. 빈틈을 보이는 건 용납하지 않죠. 캠프 때도 전년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확실히 목표를 정해요. 그 목표에 어긋하면 봐주는 일은 없죠. 기본은 충실하면서 강조하는 노선이 다를 뿐입니다."



윤="비록 2년이지만 박 감독님은 새 출발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이시네요."

박="선수들에게 터닝 포인트는 되는 것 같아요."



윤="군 복무를 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차이가 있을까요?"

박="병역 의무가 해결되지 않은 선수들은 항상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려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걱정하다가 온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고요. 복무를 다치고 복귀한 선수들은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죠. 절실함도 있고요."



윤="현재 상무는 다 프로 구단에서 들어온 선수들이죠?"

박="예전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구단 내부에서 실력이 좋은 선수들을 뽑으라는 지침이 있어서 현재는 프로 선수 출신들이 많죠. 아무래도 국군체육부대는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28개 종목 중 야구라고 해서 특별하진 않아요. 저희도 그 테두리에 맞춰야죠."



윤="상무에 들어올 때부터 주전급이었던 선수는 누가 있었나요?"

박="제가 생각했을 때는 투수에선 이현승(두산), 야수는 손시헌(NC)정도였던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상무를 거치고 1군으로 도약했죠."



윤="예전에는 구단에서 선수들을 공익근무요원으로 보내려는 경향이 많았어요."

박="지금은 상무에 다녀와서 이전보다 더 활약하는 선수들이 생겼기 때문에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윤="그렇게 더 발전한 선수 중에 유희관하고 오현택(두산)을 빼놓을 수 없어요. 그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유희관을 처음 선발 투수로 활용한 계기가 있나요?"

박="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른 것 같아요. 제 눈에는 (유)희관이가 선발 투수감으로 보였어요. (오)현택이도 마찬가지였죠. 훈련도 잘 소화하고 성실했죠. (유)희관이 같은 경우에는 전역 후에 경기에 나설 때 왼손 타자가 나왔을 때 원 포인트 릴리프로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당시 정명원 두산 투수 코치님한테 '(유)희관이는 왼손 타자한테 더 약하기도 하고 선발로 쓰는 게 좋습니다' 하고 말씀드렸죠."



윤="그렇게 본 이유가 있었나요?"

박="왼손 타자를 상대로 싱커를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유)희관이는 그 구종이 없었죠. 그런데 오른손 타자한테는 싱커랑 비슷해 보이는 체인지업이 있었어요. 그래서 선발 투수로 더 적합하다고 믿었죠. 상무를 전역한 선수들에 대해 프로 1군 지도자들께서 먼저 물어보실 때도 있고, 제가 먼저 말씀드릴때도 있어요. 아무래도 저는 그 선수들만 데리고 2년이란 시간을 집중해서 지도했기 때문에 잘 알 수밖에 없는 거죠."



윤="(유)희관이가 올 시즌 중반에 좋지 않았는데 특별히 조언해주실 생각은 안 하셨나요?"

박="자기가 먼저 전화가 왔더라고요. 물론 기분도 좋았고요.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해줬어요."



윤="오현택(두산)은 어떻게 보세요?"

박="일단 상무에 있을 때랑 팔 스윙이 다른 것 같아요. 지금은 언더 투수같아요. 예전에는 이강철 코치처럼 팔 스윙이 부드럽게 넘어갔는데 지금은 다소 바뀌었더라고요. 사실 조심스러워요. 구단에 계신 분들이 알아서 잘 이끌어주실 테니까요. 이제는 그저 잘하길 바랄 뿐이죠."



윤="이현승한테도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들었어요."

박="(이)현승이가 잘했죠. 제가 강조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받아들였죠. 앞서 말씀드린 사람간의 끈이나, 패기, 의지 등이 눈에 보였어요."



윤="부상이 있어도 참고 기다려주시나요."

박="열심히 하는 선수라면 당연히 그렇죠.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주려고 하죠."



윤="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이 놀랍습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이에요."

박="성적보다도 군대라는 특성이 저나 선수들에게 한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멀리 우승이라는 목표를 두기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 지지 않으려는 거죠. 군대에서 유독 더하잖아요. 저도 지는 걸 정말 싫어하고요."



윤="군인 정신이라는 거네요. 그런데 단지 그것만으로 좋은 성적을 설명하는 건 부족해 보여요."

박="다른 2군팀의 경우에는 1군을 지원하는 경향이 크죠. 프로 2군에서 성적만을 강조한다면 선수들을 키워내지를 못하잖아요. 그런 부분도 많이 작용한 것 같아요. 그래서 순위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죠."



윤="그렇죠. 아무래도 2군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는 1군에서 불러가니까요."

박="그래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9개 구단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까 향후 구단들의 성적이 예측될 때가 있어요."



박치왕 감독 "상무 출신이 잘하는 이유요?" (인터뷰)


윤="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박="20년 가까이 있다 보니까. 선수들의 말, 행동, 상무에 온 과정 등을 보면 얼마나 팀이 전략적이고 계획적으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의미죠. 당장 선수들이 속된 말로 '끌려서' 입대하는지, 계획적으로 보내는지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어떤 구단에서는 선수들 관리를 위해서 끊임없이 연락을 하죠. 어떤 구단은 그대로 내팽겨쳐놓고요. 그렇게 판단된 각 팀의 상황이 실제로 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윤="관리를 안 하는 구단이 있는 게 더 놀랍네요."

박="바로 성적으로 나와요."



윤="현재 상무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면요?"

박="서진용이라는 선수가 있어요. SK에서 왔는데 구속은 150km가 나오는데 제구력이 형편없었죠. 그런데 그 친구를 보니까 SK에 전해주고 싶죠. 히트 선수가 될 재목이라고요."



윤="많이 성장했나보죠? 현재 서진용 선수가 선발인가요?"

박="팀에선 필승조에요. 마무리도 뛰고요. 처음에는 한두 타자를 상대하게 해서 자신감을 키워줬더니 어느새 좋아졌죠."



윤="올해 전역인가요?"

박="네, 기대를 하고 있죠. 정인욱이야 원래 잘하던 선수이고 넥센에서 온 김정훈이란 선수도 눈여겨볼 만하죠. 제가 신생팀 kt 스카우트를 만났을 때 우스갯소리로 보호선수에서 풀린 선수 중에 상무나 경찰야구단을 전역한 선수를 뽑으라고 조언해요. 이 선수들은 다르다, 잠재력도 있고 정신력도 강하다고요."



윤="역시 자부심이 대단하십니다. 혹시 입대해서 들어온 선수 중에 포지션을 바꿨으면 한 선수는 없었나요?"

박="구자욱이라고 삼성에서 온 선수인데 3루수에요. 물론 처음에는 원래 포지션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요. 저 같은 경우는 승부욕을 자극하는 방법을 쓰죠. 다른 코치들은 구자욱이 수비가 불안해서 3루수 기용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자리는 네 자리야. 실책 수십 개를 해도 안 뺄 거이니까 자리 지켜'라고 말해줬죠. 실제로 작년에는 실책을 정말 많이 했지만 점차 나아졌어요. 그런데 삼성에는 박석민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1루수로도 써봤어요. 경쟁력을 키워야 하니까요. 그렇게 다른 수비도 연습하면서 지금은 외야수도 할 수 있죠. 타격은 원래 좋아요. 이번에 남부리그 타율 1위로 시즌을 마쳤어요. 정말 키워야 할 선수죠."



윤="감독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울 때는 언제인가요?"

박="내가 선수들에게 믿음을 줬는데 선수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엇나갔을 때는 실망스러운 마음에 힘들죠.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고, 토요일에도 경기가 있으면 쉬지 못해요. 프로는 월요일에 쉬지만 군대에선 평일일 뿐이죠. 그런데 몸이 힘든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대했는데 잘못 받아들일 때 마음이 아프죠."



윤="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박="선수들에게서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들을 때보다 상무를 전역한 선수들이 성장해서 그 선수들한테 사인을 받으려고 할 때가 정말 가장 행복해요. 선물도, 감사 인사도 필요 없죠. 제가 제자한테 사인을 받고 싶을 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해요."



윤="상무에서 전역한 선수들이 TV에 자주 나와야겠네요. 인터뷰도 많이 하고요. '사인'이라는 단어에 여러 가지가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 같습니다. 2년 뒤면 나갈 선수들일 뿐인데, 해마다 교체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박 감독님께선 열정과 애착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박="아닙니다. 그냥 저한테 잘 맞을 뿐이에요. 선수들을 유심히 보면 재미있는 게 많아요. 걸음걸이부터 표정까지 관찰하다 보면 이해되는 것들이 있고 그 부분이 재미있어요. 관심이 많아지다 보면 장점도 보이죠. 그 장점을 살려주려고 노력하는 거고요. 사실 이 자리는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다른 야구 지도자들이 안 해도 되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도 많고요. 그런데 상무를 거친 선수들이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행복감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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