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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근 감독 "진짜 야구를 떠날까 하는 생각도…"

입력 2014-09-25 21:59 수정 2016-03-04 13:46

"팀 해체, 감독하면서 첫 심적 고통…우울증도"
"1명이라도 더 프로구단 갔으면…요즘처럼 머리 숙인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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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해체, 감독하면서 첫 심적 고통…우울증도"
"1명이라도 더 프로구단 갔으면…요즘처럼 머리 숙인 적 없어"

[앵커]

이 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고양원더스를 이끌었던 '야신' 김성근 감독은 3년만에 다시 '야인'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또 어떤 행보가 이어질지 거취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오늘 주말로 가는 길목, 목요일 뉴스룸 2부에서 김성근 감독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나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반갑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반갑습니다.]

[앵커]

3년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글쎄, 벌써 3년 됐나요?]

[앵커]

그러니까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기 직전에 제가 인터뷰했던 기억이 나는데…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예, 그때 MBC 계실 때…]

[앵커]

떠나신 다음에 또 인터뷰하게 됐습니다. 근데 뭐 여전하십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건강은 좋으신 것 같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좋은 건강보다는요, 요번에 해체됨으로써 제가 야구 감독하면서 처음으로 너무 심적인 고통이 많아서 약한 우울증이 있어요. 뭔가가 나로 인해서 모든 게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이 있고, 여론도 그렇고…그래서 나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나 뒤돌아볼 기회가 생겨가지고 뭔가 좀 자신이 없어진다고 그럴까요.]

[앵커]

아 그러신가요? 저는 사실 좀 위로 겸 드린 말씀이었는데, 그 위로가 안 통하는 것 같습니다. 기운을 다시 내셔야겠네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그래서 조금씩…감독을 하면서 여태까지는 나가도 제가 혼자 나갔으니까 아주 자유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지금 2주가 지났는데 지금 현재 뭘 하지? 이런 생각 속에 빠져있어요.]

[앵커]

좀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조금 아까 저희가 리포트에서 전해드렸습니다마는 선수들은 아직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배트를 휘두르고 있고요. 2주 동안에 선수들 많이 만나보셨죠?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요새 강의도 나가고 틈틈이 야구장에 나와 있는데, 뭐 제일 힘이 들었던 건 저는 해체되는 건 일찍 알고 있었어요. 알고 있으면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까 되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코치도 모르고 아무도 몰랐어요. 저 혼자만 알고 있는 상황이라…]

[앵커]

그 기간이 어느 정도 됐습니까? 혼자만 알고 계셨던 기간이…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한 20일 이상 됐죠?]

[앵커]

상당히 마음이 괴로우셨겠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애들 볼 때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리고 근래는 갈 곳이 현재 없는데도 마지막의 1%라 그럴까, 이 가능성에서 애들이 연습하는 걸 보니까 나 스스로가 3년 동안에 뭐를 가르쳐줬나 싶어요. 더 갈 수 있는 아이들이 만들어졌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자책감을 가지게 돼요.]

[앵커]

그래도 3년 동안 뭐, 30명에 가까운 27명의 선수들을 프로로 배출시키셨는데…이제 11월이면 구단 운영은 완전히 끝나게 돼서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제 뭐 한두 달 정도,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마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됐군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지금 27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보낸 아이들은 괜찮은데 그 순간마다 남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까 뭔가 마음이 아프고 지금 현재도 11월 말까지 한명이라도 가줬으면 좋겠는데, 프로구단에서 어떻게 호의적으로 받아줄지. 요새도 이리저리 전화하고, 제가 인생살이에서 근래만큼 머리 숙이고 다닐 때가 없어요. 잘 부탁한다고…]

[앵커]

하여간 부탁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해보셨다고 들었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예, 처음이죠.]

[앵커]

지금은 이제 그야말로 야인으로 계십니다만 만일 프로구단으로 가신다면, 가셔서 그 선수들 중에 괜찮은 선수들 버리기 아깝다하는 선수들 끌어올 수도 있겠네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네 바깥에서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팬들이나 야구계에서 이 구단 팔려갔다 이 구단에서 계약했다는 소리들도 많고요.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겠고, 그래서 저 지금 스스로는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안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아요.]

[앵커]

왜 그렇습니까, 사실 아까 말씀하셨는데 다 어디든 가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영입 1순위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원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지 않습니까. 이번에 이렇게 돼버리니까 내가 야구계에서 뭘 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여론이 나쁜지 몰랐어요. 고양원더스 자체가 김성근 때문에 구단주나 팀 선수한테 많은 피해를 줬지 않나, 이런 자책감이 너무 오니까.]

[앵커]

그런 자책감을 왜 느끼실까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집중적으로 공격을 당하니까.]

[앵커]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공격을 당하십니까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라고 하는 자체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나 봐요.]

[앵커]

안타까운 일이네요…여러가지로. 그런데 늘 야신으로 이렇게 떠받들어지시긴 했으나 구단이나 KBO측하고는 조금 갈등도 있었던 것 같고, 이전에라도요. 그래서 쉬운 감독은 아니다 이런 인식들 때문은 아닐까요?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제가 보통 강의하러 가면 이 말을 많이 하는데 '리더는 뭐냐' 하는 이야기를 해요. 리더는 자기 속에 인간 김성근이 있고 리더 김성근이 있어요. 리더는 조직을 위해서 희생해야 해요. 리더는 모든 걸 조직에 바쳐야 해요. 바친다는 자체는 본인한테 마이너스 되더라도 조직에 플러스 된다면 행동해야 하고, 저는 움직였어요.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받더라도 저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 비난 자체로 저 스스로 가슴으로 받아서 조직도 팀도 선수도 코치도 다 숨겨놨어요. 그래서 KBO나 야구계에서는 아주 껄끄럽고 취급하기 어려운 감독으로 되어있지 않나 싶어요. 저는 그거에 대해서 후회는 없어요.]

[앵커]

SK, 한화, 기아라든가 공교롭게도 감독 임기가 다 됐는데, 그중에서 연락이 전혀 없습니까? 야구 인생을 꽃피웠던 SK도 있는데…그쪽으로 가는 예상도 있는데 그게 아닌가 보죠?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밖에서는 소문이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본인은 그런 소식을 모르니까 내년부터 당장 뭘 하지, 아마 이때까지 야구 감독하면서 이런 생각 처음 해보는 것 같아요, 진짜 야구를 떠날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앵커]

의지는 분명 있으신데 기회가 생각만큼 또 세상이 알아주는 만큼 오지 않는다, 거기서 느끼는 괴리감이 굉장히 크신 것 같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아무래도 저는 원래 만년 후보로 굳히니까요. 이때 감독 교체한다고 할 때 그래서 이번에도 케이스가 너무 많은데 안 뽑힌다는 자체는 나 스스로 문제가 있는 거죠]

[앵커]

뭐라 말씀드리기 참 어려운 상황인데요. 글쎄요, 야구팬 입장에서 보자면 김성근 감독이 여기서 더 나가지 않으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곧 기회가 감독께도 곧 주어지지 않을까 믿고 있는데…그건 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혹시 이른바 '미스터 쓴소리' 이런 이야기 많이 들으셨습니다만 내 자세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은…안 하시죠?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저는 이 세상에서 4가지 가지고 있거든요. 만족, 타협, 변명, 책임전환 안 합니다. 틀린 걸로 맞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우리나라 야구계를 볼 때 해야 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야구계는…이거는 저 혼자 생각하는, 건방지지만 이 세상 어느 부분에 가더라도 그렇게 삐뚤어지는 부분이 너무 많지 않나 싶어요. 제가 우리나라 위에 계신 분들한테 '사명감 갖고 일해 주십시오' 하며 이야기 한 적 있어요. 사명감이라 하면 진실이거든요. 진실이라 하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싶어요. 이 진실을 덮어서 살아가는 게 현재 우리나라 사회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말하는 거는 나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집에 식구들은 어마어마하게 고통받아요. 하다못해 우리 막내는 자살하려고 했어요. 죽고 싶다 했어요, 세상 비난이 너무 많아서. 그래도 감독이 잘해야 하니까 조직에 할 말을 해야 한다 싶어서 했는데…어쨌든 저 스스로 하면 손해라는 건 저는 알고 있어요. 알고 있지만, 그나마 한사람이라도 하면서 자극을 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바보스러운 생각인데.]

[앵커]

3년 전에 뵀을 때 하고 같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큰 아픔이 있으실 줄은 정말 저희가 알 수가 없었는데요. 그 철학이 통해야만 하고 또 통하리라고 믿습니다. 언젠가는. 어려운 자리 나와 주셨는데, 오늘 고맙습니다. 사실은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얘기하려고 시작했는데, 굉장히 진지한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김성근/전 고양원더스 감독 : 죄송합니다.]

[앵커]

그래서 더 기쁩니다. 사실은. 김성근 감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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