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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방사능 제거작업 하루 만에 숨지기도"

입력 2014-09-24 21:48 수정 2014-09-25 14:52

히구치 겐지 일본 사진작가 "방사능 노출 원전 노동자 처참한 삶"
'피폭' 원전노동자 증언…"100밀리시버트 넘는 피폭 진단"
"오염 진행, 제염작업 무의미…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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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구치 겐지 일본 사진작가 "방사능 노출 원전 노동자 처참한 삶"
'피폭' 원전노동자 증언…"100밀리시버트 넘는 피폭 진단"
"오염 진행, 제염작업 무의미…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앵커]

방사성 폐기물질의 수입에 대한 우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를 해드렸습니다. 사실 방사능물질에 대한 우려는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마는, 잊고 지나갈 때가 많이 있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는 이제 3년정도 지나다 보니까 기억의 저편으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오늘(24일) 두 분을 모셨습니다. 후쿠시마 현 주민이고 또 원전노동자로 일했던 나이즈마 히데아키 씨, 또 40년 이상 핵발전 노동자를 탐사 취재해온 사진작가 히구치 겐지 씨. 두 분이 최근에 우리나라에 <투명한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주관으로 일본 핵발전소의 노동과 환경실태를 증언하러 오셨는데, 스튜디오에 모시고 방사능 폐기물을 둘러싼 문제, 또 원전 문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직접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겐지 씨께 여쭙겠는데요. 40년 전, 꽤 오래전부터 핵발전 노동자들에 대한 삶을 사진으로 담아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히구치 겐지/일본 사진작가 : 올해로 41년이 되는데요. 원전과 관계된 사건들을 취재하다 보니 노동자들의 처참한 사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내부에서 일하는 하청회사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방사선에 노출돼야 하는 실태를 알게 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원전 관련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많은 피폭 노동자들을 만나셨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히구치 겐지/일본 사진작가 : 예,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다가 피폭을 당해 처음으로 소송을 건 이와사 가즈유키 씨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한 시간이 2시간 반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오른쪽 무릎 안쪽이 피폭당했습니다. 이걸로 소송을 걸어서 오사카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까지 가며 17년 동안 싸웠지만 결국 패소했습니다. 이게 당시 그 사람의 사진입니다. 오른쪽이 초기 무릎 사진인데 시간이 흘러 왼쪽처럼 심해집니다. 오사카 대학병원에서 방사선 피부염 2차성 림프부종이라는 병명을 진단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70년대 시절로 일본이 원전 발전소를 크게 늘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피폭에 인한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 재판 역시 결국 패소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예, 히데아키 씨는 원전에서 일하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에 거주제한지역 바깥으로 나가서 피난 생활을 하고 계신 그런 상황인데, 일하셨을 당시나 혹은 사고 이후에 피폭 검사를 가끔 해보셨습니까?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예 받았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조건 신체 방사능 검사(whole body counter)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받고, 일을 그만둘 때도 받습니다. 저는 원전 사고 후에 방사능 신체 검사를 받았습니다.]

[앵커]

결과는 큰 문제는 없다고 나왔던가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아니요, 피폭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앵커]

그것이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는 수준이었나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의사가 건강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내부 피폭은 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수치로 말씀드리자면 대략 100 밀리시버트를 넘었다고 통보받았습니다.]

[앵커]

그게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인가에 대해서 통보받지 못했다는 말씀이신가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예,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그럼 다른 전문가들이라던가 이런 분들한테 좀 물어볼 필요성은 없었을까요? 그 정도의 피폭량에 대해서?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물어본 적은 없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난번에도 이 내용을 보도한 바는 있는데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이 방사능 얘기에 대해서는 아예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그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방사능 수치가 높은지 낮은지 정도는 말을 합니다. 단지 구체적인 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앵커]

그건 왜 그럴까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어차피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니까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겐지씨께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계시는지 궁금하네요

[히구치 겐지/일본 사진작가 : 굉장히 복합적인 문제죠. 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보상 문제라고 봅니다. 보상과 관련해서 차별이 생기다 보니까 많이 받는 사람은 괜찮은데, 적게 받는 사람은 그만큼 말이 많아지고 서로 시샘을 하게 되죠. 그러다보니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많이 생기고 그게 점점 심해지면 불신감이 생기고.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적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방이다 보니까 지역과 혈연에 얽혀있죠.]

[앵커]

그 사회에 들어가서 직접 알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겐지 씨 같은 경우에 원전 사고 이후에 현장에 직접 투입돼서 제염작업, 즉 방사능 물질을 씻어내는 작업을 하는 분들도 취재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겪고 있는 안전실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히구치 겐지/일본 사진작가 : 도쿄전력 사고가 난 3월 31일 이후에 사망한 사람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이 사람인데요, 이 분은 발전소에서 가장 밑에서 일했던 분입니다, 이 사람의 경우는 단 하루 일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제가 취재한 사람들 중에 이 사람이 유일하게 사망했습니다. 그 외 사망자는 아직 없지만 100밀리시버트 이상 피폭당한 사람들은 백혈병이나 암 또는 여러 가지 질병들이 발병하게 될 겁니다, 아마 30년 동안 서서히 죽어갈 겁니다, 옆에 히데아키씨 경우에도 100밀리시버트를 넘었다고 했는데요, 저는 아주 걱정이 많습니다. 일본 내 보도에 따르면 2011년 9월 기준으로 100밀리시버트 이상 피폭당한 사람들이 99명에 이릅니다, 이들이 지금 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히데아키 씨가 이 얘기를 들어서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는데…본인의 건강에 상당히 염려되시겠네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저는 그다지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겐지씨께서 말씀하신 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리라고 저희도 믿고 싶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실시되고 있는 제염작업, 조금 아까 제염작업 노동자들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제염작업에 대해선 믿음이 가십니까, 어떻습니까?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신뢰하지 않습니다. 오염을 시키고 있는 주범인 후쿠시마 제1원전이 아직도 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인데, 그 주변을 제염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정부가 제염 작업을 끝내고 이 지역은 안전하다고 해도 믿긴 어렵다는 말씀이시네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그렇습니다, 제염을 해서 조금 수치가 낮아질 순 있겠지만, 어차피 다시 오염 상태로 돌아간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 제염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신뢰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럼 물론 사시던 곳으로 돌아갈 일도 없겠네요?

[나이즈마 히데아키/전 원전 노동자 : 예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두 분과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 전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인 나이즈마 히데아키 씨 그리고 일본 피폭 노동자 탐사보도 사진작가이신 히구치 겐지 씨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일본어 통역 : 김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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