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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특집]④ '자살공화국' 한국, 원인과 대책은?

입력 2014-09-23 21:11 수정 2014-09-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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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도해드린 주정완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자살률이 왜 이렇게 높아진 걸까요?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주정완 기자?

[기자]

네, 여기 도표를 보시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예전엔 살기가 더 어려웠다고 해도 자살률은 별로 높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자살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입니다.

장기불황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학업관련 스트레스 등 원인은 다양한데요.

특히 노인층의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우리나라의 가파른 인구 고령화 추세와 관계가 깊습니다.

아까 리포트에서 보신 농촌 마을만 해도 지금은 거의 노인들만 남아 있습니다.

노인들이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질병까지 겹칠 경우 삶의 의지를 잃기 쉽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노인 자살률이 높다, 일본도 사실은 고령화 사회가 된지 오래고, 그런데 우리보다는 자살률이 많이 떨어지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바로 그 점이 중요합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본의 자살률이 우리보다 높았는데요, 이 도표를 보시다시피 최근엔 일본이 훨씬 양호한 수준입니다.

일본이 2007년부터 종합적인 자살예방대책을 시행하면서 자살률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약국이나 미용실처럼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건데요.

그래서 이 분들에게 자살예방 교육을 받게 한 뒤, 이 분들이 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살 위험이 높은 분이 발견되면 자살예방 단체 등에 연결하고 여기서 다시 관리에 들어가서 자살률이 낮추는 방식입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기자]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의 자살예방 대책이란 게 별로 준비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자살예방법이 2011년에 제정되어서,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5년마다 한 번씩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발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정부는 이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앵커]

늘 나오는 예산 문제군요.

[기자]

네, 자살예방 관련 예산이 올해는 75억원이었습니다. 내년에는 86억원으로 조금 늘어나는데요.

반면 일본은 연간 약 3천억원으로 비교조차 안 되는 실정입니다.

[앵커]

예방에는 사실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죠. 흔히 베르테르 효과라는 게 있어서, 모방 심리도 있고 해서 언론도 사실은 이 부분을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은 지금 주정완 기자가 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방송을 하면서도 우리가 이 문제를 어디까지 본격적으로 다뤄야 되는 것인가, 언론에서 이런 표현 자체 쓰는 것을 극히 꺼리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하다 보니까 마음 속의 갈등도 생기는 건 사실이거든요. 다른 나라의 예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핀란드가 아주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은데요.

핀란드가 한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로 아주 고민이 많았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제 핀란드 언론들이 모여서 결의를 한 게 아예 그럼 언론에서 자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아예 쓰지 말자, 이렇게 결의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영향도 있고 해서 핀란드의 자살률이 조금씩 낮아져서 지금은 우리나
라하고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사실은 그런 기준이 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이라고 해서 2004년에 도입이 됐거든요.

그래서 여기를 보면 그래도 상당히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하지 말고 또 자살을 미화하지 말고 이런 내용들이 들어 있는데요.

안타깝지만 이게 강제성이 없다 보니까 준수율이 한 20% 정도에 불과한 실정
입니다.

[앵커]

미화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이런 보도를 해드리는 데 있어서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기는 한데, 그만큼 우리의 자살률이 높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좀 우리가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책도 빨리 세워야 되겠다 하는 차원에서 오늘 주정완 기자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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