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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20대 취업전쟁 여성 완승?…'통계의 착시'

입력 2014-09-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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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어제(22일) 이 방송이 나간 이후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올렸던 코너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이슈가 된 내용, 중요한 인물들의 발언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시간, 팩트체커 김필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최근 계속해서 기사가 많이 나왔던 내용입니다. '20대 여성, 취업시장서 남성에 완승', 취업하는데 그만큼 여성이 유리했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차원에서 오늘 얘기를 시작하는 거죠?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도 이와 관련된 기사가 하루종일 포털에서 화제였는데요. 먼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 2분기 경제활동참가율이라는 걸 보니 20대 여성이 64.6%, 20대 남성은 62%를 기록해 20대 여성이 남성을 앞섰다는 겁니다. 그래서 취업전선에서 20대 여성이 남성을 압도했다, 여성의 압승이다, 이런 기사들이 나오게 된 겁니다.

[앵커]

사실 요즘 사법연수원 같은 데를 가보면 거의 절반이 여성이라고 하잖아요. 다른 직장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정말 그럴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현장도 나가봤다면서요?

[기자]

그래서 제가 직접 대학가에 가서 취업준비생들을 만나봤는데요. 그 장면 한 번 보고 가시죠.

[채수훈/취업준비생 : 저희가 느끼기로는 확실히 회사 자체가 조직문화이기 때문에 남자 사원들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주위 (여자) 친구들은 좀 많이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남자가 스펙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런 불이익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홍지수/취업준비생 : 사회생활을 하신 여자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뽑을 때도 어느 정도 남성을 우대해주는 게 암묵적으로 있고, 여자가 직업을 갖는 게 좀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앵커]

잘 들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앞에서 나온 이야기, 20대 여성이 취업시장에서 남성을 압도했다는 것과 전혀 다른 얘기가 되겠군요?

[기자]

예, 실제로 바로 일주일 전쯤에 이와 반대되는 자료가 발표됐습니다. 지난해 8월과 올 2월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취업현황을 조사한 건데요, 보시면 4년제 대학졸업자 취업률은 58.6 대 51.1로 남성의 취업률이 더 높았습니다.

대학원 졸업자로 가면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남성이 74.6% 여성이 57.4%로 10%p 넘게 차이가 나는데요, 그러니까 대졸 이상의 경우엔 오히려 남성이 취업에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해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잠깐만요, 지금 두 통계자료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가 다르잖아요? 앞에 통계청 자료는 경제활동참가율을 조사한 거고 교육개발원에서는 취업률을 조사한 건데,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바로 그 지점이 문제입니다.

앞서 제가 보여드린 기사들 보시면요, 경제활동참가율이라는 지표를 바탕으로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취업했다 이런 결론을 낸 건데요.

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과 취업률은 엄연히 다릅니다.

경제활동참가율에는 취업자 뿐 아니라 지금 직장은 없지만 열심히 이력서를 내면서 취업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실업자도 포함돼 있는 거고요, 반면 취업률은 정확한 통계 용어는 아니지만 취업한 사람들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전문가들 이야기 들어보면 이력서같은 것 안내고 계속 고시 준비하는 남학생들, 군대 갈 생각하면서 쉬고 있는 남학생들…이런 변수들이 있는데, 이것까지 생각하면 20대 여성이 취업시장에서 남성에 완승을 거뒀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설명입니다.

[앵커]

통계청 자료만 보면 취업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상당히 해소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작년 남녀 취업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을 비교해보면요, 남성이 262만 2천원, 여성이 192만 8천원으로, 남녀 간 임금격차가 70만원 가까이 됩니다.

자 이렇게 볼 때, 아직 젊은 여성들이 취업시장에서 남성에게 완승을 거뒀다고 보기는 이르다, 통계의 착시다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습니다.

[앵커]

팩트첵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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