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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 깬 박 대통령, 갑작스런 강경 모드…왜?

입력 2014-09-16 21:57 수정 2014-09-1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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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이번에는 청와대 연결해서 이런 강경발언 쏟아낸 박근혜 대통령의 속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남궁욱 기자! 오늘(16일) 대통령의 발언, 전에 없이 강경한데 어떤 배경에서 왜 하필 오늘 이런 발언 쏟아낸 걸까요?

[기자]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되는데요, 첫 번째는 물론 세월호 특별법 때문이긴 합니다만 '5월 이후 처리 법안이 단 한건도 없는 국회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지난 추석 명절을 거치면서 극에 달했다' 이게 청와대의 판단인 걸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와 여당이 그 동안 주장해왔던 논리죠. '세월호 특별법을 차치하고 일단 경제 관련 법안부터 처리하자' 이런 주장을 관철시킬 적기가 지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둘째 배경은 이런 가운데 협상 파트너인 야당의 내홍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것도 대통령의 판단 그리고 강경한 발언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특히 발언 시기와 관련해선 대통령 순방 일정도 영향을 끼쳤을 거란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0일에 캐나다와 미국 순방을 위해서 출국을 합니다.

그러니까 출국 전에 결정구를 던졌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여당 지도부에 대한 긴급 호출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 거겠죠?

[기자]

오늘 오전에 이곳 청와대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후에 오후 4시에는 여당 지도부를 갑자기 청와대로 불러들였습니다.

이런 호출은 '말로만 끝내지 않겠다. 여당 단독으로라도 국회을 열어서 경제 관련 법안을 빨리 처리해달라' 이런 강력한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오늘 날을 잡은 김에 청와대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만큼 가속 페달을 밟았다 이렇게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재협상의 여지를 대통령이 닫는 게 적절하냐" 이런 의문도 제기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5월 16일부터 민간인이 참여하는 조사위에 수사권 넘기는 부분에 대해서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게 사실입니다.

그 당시 발언 한번 들어보시죠.

[박근혜 대통령/세월호 가족대표 면담(지난 5월 16일) : (특별법을 통해서) 민간에다가 수사권을 줘서 하는 것은… 그게 효율적이겠느냐 하는 것은 좀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발언이 나온 이후로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된 여야 협상에 대해서 청와대 그리고 대통령은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특별검사 추천권한을 사실상 야당과 유가족에게 넘겼던 2차 여야 합의안이 사실상 마지막 결단이었다' 이러면서 선을 확실히 긋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앵커]

바로 이 대목에서, 그러니까 처음에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는 입장을 견지하다가 이번엔 일종의 입법 가이드라인을 줬다, 그래서 앞뒤가 좀 맞지 않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월 이후로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 말을 섞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건데요.

그리고 바로 그런 명분에 입각해서 추석 전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투쟁 벌이면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면담 요청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청을 거부해온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런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서 확실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기존 태도와 모순되게 청와대와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대통령이 오늘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배경에는 야당으로부터의 비판에 대한 격노도 영향을 끼쳤다 뭐 이런 분석이 나오는 건 무슨 얘기죠?

[기자]

앞서 리포트에도 잠깐 나왔습니다만, 이와 관련해서 가장 영향력이 컸다고 생각되는 발언은 최근에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한 발언입니다.

설 의원 발언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설훈/새정치민주연합 의원(12일) :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뭐했나 이 얘기입니다. 저는 생각하건대, 뭐 털어놓고 얘기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니라면 더 심각한 데 있습니다.]

바로 이 발언 때문에 설훈 의원에 대해서, 그리고 야당에 대해서 대통령이 "대통령을 모독하지 말라" 라고 직접 입을 뗀 것으로 보이고요.

이런 분위기 반영해서 여당은 설훈 의원에 대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입니다.

[앵커]

오늘 대통령 발언 중에서는 현재 국론 분열의 원인으로 인터넷 공간의 이른바 폭로를 꼽을 것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검찰과 법무부를 향해서 "온라인 공간에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면서 "철저히 밝혀라"고 사실상 수사를 지시한 건데요.

바로 이런 대통령의 지시 때문에 혹시 온라인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가 더 축소되는 건 아닌지 진보 진영 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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