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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개혁, 이번에는?…"하나를 풀면 또 다른 규제 생겨"

입력 2014-09-03 22:49 수정 2014-09-0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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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대통령이 질타하면, 정부 부처들이 이런저런 규제를 풀겠다고 화답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정말 불필요한 규제가 많이 줄어드는 것이냐, 또 규제를 풀 때 과연 다른 문제는 없느냐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경제산업부 이승녕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승녕 기자, 이렇게 하면 규제가 정말 다 줄어드느냐, 우선 그것부터 얘기해볼까요.

[기자]

규제를 줄이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우선 1998년부터 정부의 총 규제 건수가 어떻게 되는지 이 그림을 한번 보십시오.

기본적으로 1998년에 비해서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는 걸 볼 수가 있고요.

중간에 완전히 줄었다가 다시 올라서는 부분이 있는데 이때는 규제 건수를 세는 기준을 한 번 바꾼 적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에요.

그것을 빼고 그냥 이어졌다고 보시면 어느 정부나 초기에는 규제 건수를 줄이려고 애를 쓰다가 정권 말기가 되면 흐지부지되면서 결국 건수가 시작 때보다 더 늘어났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의욕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섰는데요, 일단 효과가 있습니다. 작년 말보다 좀 줄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 그래프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 하긴 모든 정권 초기에 늘 규제개혁을 한다고 규제 풀자는 얘기를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역시 수치가 증명해 주는데, 더 늘어나 있단 말이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 규제를 줄이기가 어려운 것인가, 현실적으로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가를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여러 가지 복잡한 얘기가 가능합니다마는 간단한 사례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오늘(3일) 국토교통부가 그린벨트 내에 야영장과 체육시설을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아무한테나 하는 건 아니고 그린벨트 마을 공동주민이 짓거나 그린벨트 지정 당시부터 살았던 개인에게만 허용하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특히 마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경우에는 외부 투기 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설이 많아지다 보면 그린벨트의 가치가 훼손되고 언젠가 여기를 다 풀어야 한다는 개발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러면 이걸 지켜볼 수만은 없으니까 예상되는 투기나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서 새로운 규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하나를 풀면 또 다른 구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 그렇게 설명하니까 금방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시차를 두고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지금 예를 든 거 이외에도.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규제 완화도 흔히 말하는 풍선효과 같은 게 있는 건데요.

또 다른 사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제 저희가 보도한 바 있는 푸드트럭 문제인데요, 1차 회의 때인 3월에 푸드트럭 영업활동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유원지에만 허가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실효가 거의 없어서 어제 정부가 대상 지역을 도시공원, 체육시설, 하천부지 등으로 확 늘렸습니다.

[앵커]

거의 오픈시켰다, 그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푸드트럭이 이런 곳에 모두 들어서게 된다면 당장 위생문제가 드러날 것이고, 시민들은 불편을 느낄 것이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게 기존의 상가의 노점들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과 형평성 문제가 바로 드러나게 되어 있거든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면, 그래도 푸드트럭을 어떻게든 자리를 잡아야겠다 하면 어떠한 기준을 맞추면 허가를 내주겠다, 이렇게 논의가 될 것이고요.

그 인허가 기준이 바로 새로운 규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결국 규제가 만들어진 이유와 전체적인 구조도 살펴보고 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지, 표면에 드러난 것만 가지고 계속 계획을 한다는 것은 결국 나중에 더 늘릴 수도 있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군요.

[기자]

바로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건데요. 이유 없이 생긴 규제는 있을 수 있겠지만 좀 드뭅니다.

처음에는 공익의 이해 상충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든가 안전문제 때문에 생기는 거죠.

문제가 되는 건 세월이 흘러서 효력이 없어지는 규제가 상당히 많고요, 규제의 이익보다 불편이 정말 너무 큰 그런 악성 규제들이 실제로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만 찾아서 없애야 하는데, 하나하나 지적해서 일일이 풀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오랜 논의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입니다.

[앵커]

사실 기업이나 아니면 일반 국민들의 일상생활에도 규제 때문에 안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불합리한 규제도 많기 때문에 그걸 빨리 혁파해야 한다는 건 다 공감대이고 또 그렇게 돼야만 하는데요. 다만 좀 더 신중하게 전체적인 구조까지 보면서 하자, 그런 얘기로 이해하겠습니다. 이승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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