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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후 경주 방폐장 '수장'?…외국 사례 살펴봤더니

입력 2014-08-25 22:36 수정 2014-08-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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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소식은 바로 이 문제를 취재한 윤정식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데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죠. 물이 그렇게 많이 나옵니까?

[기자]

일단 그림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현재는 방폐장 주변에 있는 모든 곳에서 물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터널 동굴을 통해서 맨 아래로 모이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양수 펌프를 통해서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구조인데, 60년 후에는 이 양수펌프가 운영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사일로, 그리고 이 모든 터널들, 방폐장의 모든 시설들이 수장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에는 안전성의 문제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방폐장 측 설명대로라면 사일로 같은 경우 두께가 2.1m나 되는 견고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반쯤만 차는 게 아니라 지하수로 인해서 완전히 수장된다면 그 안에 물길 흐름이 없기 때문에 이 안에서 안전하게 사일로가 보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를테면 수중 방폐장이 되는 셈인데, 다른 나라들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중저준위 핵폐기물의 경우 일반 평지에서 약 10m 정도를 파서 반지하 형태로 묻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핀란드 등 아주 일부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하구조로 만드는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양수펌프지 이런 수장을 고려한 지하구조는 아닙니다.

[앵커]

경주 방폐장 지하수가 일반 지하수가 아닌 바닷물 지하수라면서요?

[기자]

토목공학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바로 옆에 바다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지하수에 스며들게 돼 있는데, 결국 염분이 들어있는 지하수가 들어올 경우에는 콘트리트가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처음부터 지어서는 안될 곳에 방폐장을 지은 거 아닙니까? 저희가 지난주에 제기한 지진단층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기자]

경주를 방폐장 부지로 선정한 과정부터가 잘못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방폐장 선정의 가장 정석은 암반 구조나 지진단층, 지하수 분출양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최적의 후보지들을 골라내고, 그 가운데 주민동의가 높게 나온 곳을 선정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였습니다.

지자체가 유치 신청을 해 경쟁입찰을 벌이고 이 가운데 주민 반대가 적은 곳들을 선택하는 구조입니다.

[앵커]

그래도 정부도 방폐장 부지를 선정할 때 기준이 있고 거기에 통과를 했으니까 선정이 된 거 아닙니까?

[기자]

물론 경주 방폐장은 당시 선정 기준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입수한 지난 2005년 9월에 발간된 경주 지역 부지 안전성 평가결과 보고서를 보면 권고기준 14번이 있는데, 지하수로 충전될 수 있는 표층수가 가능한 한 분포하지 않는지 여부, 즉 지하수가 많이 스며들지 않는 구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주 방폐장 같은 동굴처분을 할 경우에는 지하수 충전현상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지금 천 몇백톤이 나온다면서요?

[기자]

심지어는 공사 과정에서는 하루에 5000톤까지도 나왔었다고 합니다.

[앵커]

방폐장 부지에 지하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고도 나왔다면 그건 거짓말이 되는 거고,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많이 나온다면 재고를 해야 되고, 이것도 그런 상황인 겁니까?

[기자]

제가 경주 방폐장에 내려가서 만난 관계자들은 대부분 공사 시작 전부터 아주 자세하게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문제가 있는 땅이라는 건 우리도 안다, 그래도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되는 땅 아니겠냐" 이런 말들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사능 문제라면 100점 만점에 70점… 그럼 30점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거기에 만약 상황이 들어가게 되면 그건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너무 가볍게 얘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일단은 알겠습니다.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경제산업부의 윤정식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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