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탐사플러스 26회] 또 굴착공사…전국으로 확대되는 지반 침하 공포

입력 2014-08-24 23:34 수정 2014-08-24 23:3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일본 전문가의 지적처럼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가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 잠실 일대뿐만 아니라, 지방 대도시들도 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심각한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취재진에게 확인됐습니다. 손용석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잠실로 들어가는 올림픽대로 출구부터 차량 행렬이 더디게 이어집니다.

도심에서 교외로 빠져나가는 차량과 관광버스들이 엉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이준호/경기도 하남 : 하남 가는 버스가 몇 개 있는데 막히고 돌아가고 해서 주로 지하철 이용해요. 차가 안막힐 땐 50분이면 갈 것 같은데, 막히면 한시간 반까지 걸려요.]

호텔 입구에서는 하루 종일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관광객들이 버스로 향합니다. 이들을 태워온 버스들은 아예 차선 하나를 점령했습니다. 시민들은 제2롯데월드가 들어설 경우 교통 혼잡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대영/서울 송파구 : 롯데월드에서 행사하는데 올림픽대로에서 막혀서 올림픽대로에서 여기 오는 데 거의 40분 걸렸어요.]

롯데 측이 2009년 서울시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제2롯데월드가 개장할 경우 하루 평균 15만명에서 17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롯데에게 주변 교통대책이 미비하다며 이를 보완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롯데 측이 내놓은 대책은 잠실 네거리에 대규모 지하 버스 환승센터를 지어 서울시에 기부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시 자문위원 관계자 : 크기가 축구장 3배 정도 되는 크기입니다. (잠실에) 버스 노선이 79개가 있는데 광역버스 노선들도 회차를 여기서 거의 합니다.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혼잡을 개선하는 이런 효과가 있고요.]

총 면적 2만여㎡ 규모의 버스 환승센터엔 수도권을 오가는 버스들의 정류소뿐만 아니라 버스 주차장과 지하철 환승 연결로도 조성한다는 겁니다.

결국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기 전까지 이를 짓는 조건으로 사업 허가를 따냈습니다.

[안형준/건국대 건축대학원장 : 그렇지 않으면 허가가 안 나죠. 제2롯데월드 허가 조건을 그것으로 한 거죠. 그대로 세워놓는다면 교통 대란이 일어나죠.]

잠실 일대에 또다시 대규모 지하 공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안형준/건국대 건축대학원장 : 그러면 공사하다가 난리날 수 있어요. 지금 빨리 (지반) 조사를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관심이 없으니까 모르는 거죠.]

지난 5월 착공한 지하 버스 환승센터 공사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진척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자문위원 관계자 : 공정률은 지금 뭐 거의 없는 상황이고요.]

롯데 측은 최근 안전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롯데 관계자 : (굴착도 해야되고 그런 것들이 계속되면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그런 문제가 됐기 때문에 더 신중히 시공을 잘 하겠죠. 옛날하고 달라서 요즘 얼렁뚱땅 넘어갈 수 없는 거 아니예요.]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토로합니다.

[최귀성/서울 송파구 : 엄청 불안하죠. 지금 교통도, 차도 문제지만 지금 주변에 심리적으로 불안한 건 건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에….]

[윤오준/서울 송파구 : 석촌동 싱크홀 문제 때문에 더 큰 불안함을 느끼고 있죠. 지질 전문가들이 모여서 심도 있게 점검하고 체크를 해서.]

서울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허가를 내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 송파구의회 의장 : 지하 버스환승센터 이거를 제일 먼저 만들어서 광역버스를 (지하로) 원만하게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그걸 지금 안 하고 있는 거예요. 그걸 안 하고 (제2롯데월드를) 지금 개장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현재 송파구 일대는 이밖에도 대규모 개발 사업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2롯데월드를 필두로, 위례신도시 건설, 문정지구 개발사업, 잠실아파트 재건축 등 송파 일대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지질 분석도 없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서울이 지금 가장 문제가 뭐가 있냐면, 어디가 지반이 좋고 나쁘고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개발을 해야 돼요, 대도시는. 그렇게 해야지 교통량 평가뿐만 아니라 지반이 어디가 좋은지 나쁜지를 알아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뭐 조사 해봐가지고 안다, 그건 사전에 허가할 때부터 그런 위험성을 서울시에선 모르고 있는 거죠.]

특히 연약한 지반에서 대형 공사가 이뤄질 경우 지하수 흐름을 바꾸고, 싱크홀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강근/서울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 지하철 공사나 지하공간 공사를 강북에서 처음에 많이 했고, 강북은 단단한 암석기반암이 있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송파구 쪽에선 땅 자체가 연약지반이기 때문에 그런 걸 감안하지 않고 했을 때는 반드시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번에 나타난 게 그중의 하나가 아닌가.]

서울시의 경우 최근 대규모 굴착 공사들이 진행되면서 지하수 배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하철 공사 등 개발을 통해 지하수를 인위적으로 배출한 양은 6500만여 톤으로 공업용이나 생활용수로 사용한 양의 3배에 달합니다.

[이강근/서울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 점점 더 지하공간 활용도가 늘어납니다. 지하 개발을 할 때 그런 걸 고려하지 않거나 장기적으로 모니터링 없이 개발하다 보면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실제 지하수위가 떨어질 경우 바로 사고로 직결됩니다.

지난 2002년 3월 양재역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생긴 싱크홀 역시 예견된 재앙이었습니다.

[이준정/지하수 관리업체 : (사고 전에) 그곳의 수위가 엄청 떨어졌어요. 거기 있던 관측공을 우리가 60m 아래로 센스를 내려었는데 물이 감지가 안돼서 100m로 내렸어요. 물이 감지가 안돼서 그 전에 자료를 쭉 분석해 보니까 지하철 공사했던 시점부터 수위가 쭉 떨어진 거예요.]

하지만 지하수를 관측할 수 있는 곳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이준정/지하수 관리업체 사장 : (지하 관측소가) 송파는 14군데 밖에 안되잖아요. 서초는 18군데예요. 지금 현재 정도의 측정가지고는 지반 영향 분석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건설사 역시 지하수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지난 2009년 롯데가 서울시에 보고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인근 44곳의 지하수위를 점검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3년 후 지하수위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해본 결과 해당 지하수위가 들쑥날쑥했고,

보고서에 나온 관측소들은 대부분 수위 측정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하수 관리자 : 전혀 없어요. 그 전에도 없고, 지하철 공하 사고 그 후에도 없고 전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여기 계속있기때문에 24시간 있기 때문에 그런적이 없어요. 롯데에서 한번도 나온 적 없어요.]

[지하수 관리자 : 측정관이 없어요. 여기는 수위를 잴 수 있는 측정관이 없어요. (없겠죠. 이건 옛날 거라. 20년이 넘은 건데.)]

일부 지하수 관측소는 물이 안 나와 아예 폐쇄됐습니다.

[지하수 관리 담당자 : 없어. 구청에서 한번 전화왔더라고. 지하수 물이 잘 나오냐?안나오냐?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 지하수 물이 안나온다고.]

그렇다면 서울시는 그 사실을 몰랐을까?

지난해 말 석촌호수 수위가 떨어졌을 당시 서울시가 전문가들에게 받은 자문의견서 입니다.

전문가들은 석촌호수 지하가 모래자갈층으로 이뤄져 호숫물이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하철 9호선과 석촌호수 사이 지하수위도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싱크홀과 지하 동공이 발생하자, 그때서야 대책 마련에 급급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싱크홀과 동공들이 생긴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 역시 그 위험성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이득형/환경단체 : 올해 2월달의 경우 9호선을 문제 삼았었죠, 지하수 안전대책 없이 계속 지하철 공사를 강행하는 게 위험하다고 문제 제기했더니, 9호선 3단계 구간엔 비대수 터널 굴착 공법을 도입하는 등 저감을 시행하고 있다고 나왔어요.]

특히 80m 동공이 생겼던 백제 고분 일대는 유적지임에도 면밀한 조사 없이 개발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조가영/서울대 박물관 연구원 : (백제고분의) 제일 마지막으로 조사가 이뤄진 게 87년인데요. 2432 지금의 고고학 수준이라면 충분히 지표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하게 되고 시범적으로 발굴 피트를 조사를 해보고, 하지만 그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거죠. 이 석촌동 고분 공원의 외곽 지역들은.]

지하철 공사로 인한 지하수위 변화는 비단 송파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주유소.

바닥과 건물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했고, 세차장 벽까지 기울어져 있습니다.

땅이 가라앉은 흔적도 쉽게 눈에 띕니다.

[주유소 관리이사 : 여기 보면, 지반이 여기가 시작인데 이게 내려앉았죠, 이렇게. 이게 너무 구멍이 커서 보수를 한 거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보수한 거죠.]

주유소 측이 땅이 꺼지고 있는 현상을 발견한 것은 지난 2011년, 인근에서 진행된 분당선 공사 막바지 무렵입니다.

[주유소 관리이사 : 처음에 팍 꺼졌으면 바로 알았을 텐데, 이게 서서히 내려가니까. 우리도 처음에 지하철 공사할 땐 몰랐던 거야. 이거 알 때는 이미 지하철 공사가 시작돼서, 거진 땅 파면서부터 금이 가길래….]

주유소 지하 20m에 수원과 망포를 오가는 분당선 터널을 뚫은 겁니다.

한국건설안전협회는 2012년 주유소 시설물과 지반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지하철 공사에 의한 지하수위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한국건설안전협회 관계자/전화녹취 : 그걸 봤었을 때는 저희들이 지하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판단한 거죠. 모래층 형질이 있는 사질토 기반이죠, 그게. 사질토 밑에 암반이 나오고. 암반 위에다가 지하철 구조물을 시공하다 보니까,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보면 되겠죠.]

결국 연약한 지반에 지하철 공사를 강행하면서 지하수위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건설안전협회 측은 시공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건설안전협회 관계자/전화녹취 : 그라우팅(지반안정화)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한 열 놓고, 얼마만큼 시공을 정밀성 있게 하느냐에 따라서 좀 덜 빠지고, 많이 빠지고 그 차이점이 있죠.]

더 큰 문제는 지하에 매장된 기름 탱크의 유출 문제 여부입니다.

[주유소 관리이사 : 탱크 하나가 5만 리터짜리가 10개가 묻혀 있고. 뒤에 몇 십만 리터짜리가 묻혀 있는데, (누출한) 그걸 알겠습니까.]

시공사와 철도시설공단 측은 지하철공사와 연관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자체 전문기관 안전진단 결과, 지하철 공사로 인한 균열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작 다른 침하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유소 관리이사 : 자꾸 바닥이 침하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참, 주인으로서 하루하루 사는 게 정말 불안하고 초조하고 정말 괴로운 거죠.]

연약한 지반에서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진 지방 대도시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전남 목포의 한 주택가.

왼쪽으로 기울어진 한 건물이 눈에 띕니다.

바로 옆 식당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확연합니다.

땅이 꺼지면서 건물이 한쪽으로 기운 겁니다.

[이웃 주민 : 불안해. 옆집에서 사니까 말 못하고 있지, 성질이 나도. 아기도 있고, 나도 사니까. 며느리도 불안하다고 하고.]

집주인도 불안하기 마찬가집니다.

[집주인 : 처음에는 좋게 잘 지어졌어. (처음엔 괜찮았는데?) 날이 갈수록 심해져. (이게 언제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했어요?) 한 7~8년 됐지.]

집안 내부에서도 기울기가 느껴질 정돕니다.

야구공을 바닥에 놓자마자 기울어진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집주인 : 야구공이라 덜 구르지.]

같은 동네에 인근 건물도 마찬가지.

[집주인 : 여기 밑이 다 뻘이잖아요. 여긴 다 뻘이지. 집 넘어져서 새로 지어줬으면 좋겠구만.]

옥상에 올라가자, 기울어진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집니다.

공이 굴러가도 속도도 더 빠릅니다.

근처 한 초등학교의 경우 입구 계단이 무너져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습니다.

학교 곳곳에서도 땅이 내려앉아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시내 대로변에 있는 빌딩들도 마찬가지.

건물 2채가 서로를 향해 5도 정도 기울어졌습니다.

더 이상 기울어지지 않도록 빌딩 사이사이에 지지대까지 설치했습니다.

[시민 : 우리가 여기서 봐도 많이 기울어졌잖아. 저런 건 빨리 빨리 이야기해서 조치해야지.]

기울어진 건물들은 목포 시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세입자 : 우리는 이사온 지 얼마 안됐고요.그 전에 이렇게 된 거 알고 왔어요.]

[시민 : 용당동 전체가 침수지역이야.]

매립지에 무분별한 공사가 이뤄진 게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재인/목포환경운동연합 : 주민들 인식이 목포는 매립지라 기초공사 튼튼히 안하면 그럴 수 있다고 인식한 분들이 더 많거든요. 이쪽 바로 여기 근처서 2층집인가 3층집 건물이 무너졌어요.]

실제 목포는 전국에서도 지반 침하 우려가 가장 높다고 지목되는 곳입니다.

인공위성의 레이더를 이용한 관측 결과, 목포시 구도심과 신도시, 북항 주변으로 일년에 최대 4cm까지 땅이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완/세종대 교수 : 목포지역은 간척지 같은 경우에 지반이 전체적으로 침하가 많이 나 타나고 일부 지역은 기간과 양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여기 파란색으로 나타난 지역은 거의 변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고 노란색은 연간 2cm, 빨간색은 연간 4cm 정도의 지반침하가 발생하는 지역을 보여주는 거고요.]

특히 KTX 노선이 뻗어 있는 구도심의 경우 지반 침하 폭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김상완/세종대 교수 : (동명동) 지반이 실제로 처음에 지어졌을 때보다 떨어진 상태를 볼 수 있거나 도로가 차이가 있거나 건물이 부등침하돼서 건물이 기울기 시작했거나. 가 보시면 알겠지만 건물이 많이 기울어져 있는 걸 많이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안형준/건국대 교수 : 육안으로 봤을 때 허용 기울기 넘은 것 같아요. 주위 반경 1km 이내에 대형 공사를 한다면 지하 구조물 팔 때 지하수위 변화가 있을 수 있어요. 물이 빠져나가면 빈 공간이 돼서 주저 앉을 수 있거던요.]

실제 지난 4월 목포의 한 아파트에선 길이 50m에 달하는 주차장이 무너지며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주민 1명이 다치고 주차된 차도 파손됐습니다.

[건설업체 경비 : 그 부분이 뻘이어서 밀려버렸어. 받침대가 약해서.]

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보강공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경비 : 자기네 공사 다 끝나고 해준대.]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입니다.

[아파트 주민 : 불안하죠.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이사 갈려는 사람도 있는데 보더니 불안하다고 해서 (그쪽으로) 못가고 하니까.]

지난 8월 초에도 인도에서 2m 깊이의 싱크홀이 생겼지만 2주일 넘게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목포시민 : 불편하죠. 여기하고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은 두군데 뿐인데.]

또다른 매립지인 부산 녹산공단.

내려앉은 도로 곳곳을 급하게 포장하며 누더기를 연상케 합니다.

움푹 패인 포트홀과 갈라진 도로는 달리는 트럭이 불안해 보일 정돕니다.

[부동산 : 이게 하루 아침에 다져진 땅이 아니고 10년 동안 한 거예요. 그래서 푹 파이고 이렇진 않거든요.]

하지만 부산시 도로 복구작업 3개 팀 중 2개 팀이 투입될 만큼 침하가 많은 곳으로 꼽힙니다.

[강서소방서 담당자 : 강서구 전체가 연약지반이에요. 섬이에요, 일종의 섬, 모래 위에다가 도로를 만들었는데 몇십 톤짜리 컨테이너가 다니니깐 노화가 빠르게 됩니다. 다른 데는 10년 갈 거를 5년밖에 못 갑니다.]

하지만 녹산공단 역시 인공위성 레이더 사진을 분석해 본 결과, 일부 구간이 3년 동안 12cm나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유정흠/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 : 해안가 신도시를 개발하는데 매립을 하는데 곧장 집을 바로 못 지어요, 워낙 물컹물컹한 상태니까. 그러면 연약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지반은 아무래도 침하 위험성이 있죠.]

전문가들은 서울 잠실 지질 역시 목포와 부산 녹산공단과 유사하다고 지적합니다.

[이강근/서울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 : 연약 지반이라는 건 다 같은 거죠. 연약하기 때문에 병이 날 수 있는데 그걸 고려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중국과 중남미 일부 국가의 경우 과도한 개발로 대형 싱크홀이란 부메랑을 맞고 있는 상황.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분석과 대책이 없다면 이들보다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강근 교수 : 지하수 시스템을 바꿔야할 이유는 다른 나라보 다 훨신 더 많습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 특히 지하철공사 때문에 지하수를 강제적으로 배수해야 하고 대형건축물 때문에 지하수를 강제로 배수해야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해 뽑아내는 것 보다는 대도시에서 구조적인 문제, 안전문제 때문에 지하수를 강제적으로 배수 하는 양이 많은 상황인데 구조물의 안전을 위해 뽑아낸 지하수가 또다른 구조물의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선 정밀한 시스템, 분석 이런 것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관련기사

[탐사플러스 26회] 8m 싱크홀…백제고분 지하에선 무슨 일이? [탐사플러스 26회] '재난 도시' 도쿄, "지반 이해 없는 공사는 불가능" 전국 곳곳 '싱크홀'에 커지는 국민 불안…원인과 대책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