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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선포에도 흑인총격사망 시위 격화

입력 2014-08-17 17:52 수정 2014-08-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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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흑인 남성의 총격 사망 사건을 놓고 시위가 계속되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 16일(현지시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따라 이날 자정부터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수백명이 밤새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이 최루탄ㆍ연막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는 등 소요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이날 오후 "통행금지 발동은 퍼거슨 시민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일부 시위대의 약탈로 지역 사회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격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정의가 이뤄지려면 먼저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자정을 넘긴 후 시위대 대부분이 해산했다. 하지만 흑인 젊은이들이 대부분인 수백명의 시위대는 통행금지에 불응한 채 빗속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퍼거슨시 중심가에서 "정의가 없으면 야간 통행금지도 없다"고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차량 경적을 울렸다. 17일 오전 12시 40분쯤 경찰이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한다"며 경고 방송에 나서자 시위대 일부는 욕설로 맞대응했다. 시위대를 이끌던 한 인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저쪽이 총이 있으면 우리도 있다.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8분 후 장갑차량 5대와 헬멧ㆍ방패 등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은 사이렌을 울리고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거리에는 폭음이 이어졌고 저항하던 시위 참여자들은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됐다. 이날 밤 경찰은 시내 주요 도로를 차단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데 대해 분노한 흑인들이 일주일째 시위를 계속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시위대에선 화염병이 등장했고 밤에는 지역 상가에 대한 약탈도 벌어졌다. 15일 밤에도 시위대 일부가 브라운이 사망했던 상가 지역 주류 판매점 등의 유리를 깨고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얼굴에 마스크를 한 채 약탈에 나선 일부 시위대는 취재진들에게 "카메라를 치우라" "여기를 떠나라"고 위협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트위터에 "칼로 위협을 받았다"고 올렸다. 16일 밤 거리의 시위대 중에는 술을 마시는 이들이 등장했고, 마리화나 냄새도 났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경찰엔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시위대엔 평화를 호소하며 시위는 진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15일 퍼거슨시 경찰이 브라운으로 보이는 흑인이 가게에서 담배를 훔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영상을 공개하며 다시 격화됐다. 유족들은 TV 화면을 놓고 "인격 살인"이라며 반발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브라운에게 총을 쏜 백인 경찰의 신원도 함께 공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뉴욕타임즈는 "시위대에 퍼거슨 주민 외에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이 뒤섞이며 내부에서 이끌고 통제할 리더십이 사라진 게 문제"라고 전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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