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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태훈 소장 "숨진 윤 일병, 소원수리 썼다면 더 큰 보복 당했을 수도"

입력 2014-08-01 22:49 수정 2014-08-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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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내 가혹 행위로 숨진 윤 일병 사망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군 검찰은 가해 장병들에게 중형(5~30년)을 구형하겠다는 방침입니다만, 유족들은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제(31일) 관련 수사내용을 공개한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연결해서 사건 내용을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임 소장님, 나와 계시죠?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안녕하십니까?]

[앵커]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어서요.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구타로 정신을 잃자 수액을 맞혀서 정신 차리게 하고 다시 폭행을 가할 정도로 잔인했습니다. 이건 어제 저희가 보도한 내용인데 윤 일병은 어떤 상태에 있었던 겁니까?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윤 일병은 의무중대에서 의무병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입해 온 지 2주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35일 동안 매일 90회 이상 구타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목격자들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생활할 때 구타 가혹행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는데요. 이유도 불분명합니다. 예를 들면 말대답을 한다고 때리고, 대답을 늦게 한다고 때리고, 먹을 때 소리 낸다고 때리고, 그리고 자기네들이 폭행해서 다리를 절고 있는데도 다리가 전다고 또 때리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이유가 되지 않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성추행도 있었다고 하는데 군 쪽의 얘기는 가해자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거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그렇지 않습니다. 의도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소염제를 바른 행위는 치료행위가 아니라 자신들의 구타 가혹행위로 인해 몸에 멍이 든 것을 감추기 위해서 발랐고요. 이 소염제를 성기에 바르라고 지시한 사람이 주범입니다. 그리고 현재 조서를 보면 주어가 불분명해서 가해자들이 그것을 발랐는지 아니면 피해자가 스스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성기에 바르게 했는지 잘 파악되지 않지만, 전자든 후자든 간에 이것은 모두 성추행에 해당되고요. 이것은 주로 수사 기관에서 불법으로 고문할 때 자행되던 방법하고 비슷합니다.]

[앵커]

그런데 물론 여러 군의 인권문제들을 다뤄오셨습니다마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느낀 게 뭡니까? 저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군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가, 아무도 몰랐는가, 알았다면 덮고 간 것인가인데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저도 이 사건을 접하면서 사실 하루 만에 이것을 자료를 다 못 봤습니다. 보다가 너무 잔혹해서 덮고 좀 쉬었다 보다가 이렇게 했는데요. 제가 군내 사건들을 많이 봤지만, 이같이 야만스럽고 잔혹하고 윤 일병이 살던 곳이 과연 군대인지 지옥인지 모를 정도로 잔혹했습니다. 사실상 여기에 누군가 간부가 자세히 들여다보고 윤 일병의 상처 하나만 발견했어도 사실은 이 지옥에서 헤어날 수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보면 왜 그 흔한 말로 소원수리라는 거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안 합니까?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소원수리가 필요없는 것이 여기 소원수리 해 봤자 간부가 폭행에 가담한 공범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보복을 당할 위협이 있죠.]

[앵커]

그러니까 소원수리를 간부한테 하는 게 아니라 그 위로는 안 됩니까?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할 수는 있지만 전입해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등병 신분인데요. 이런 병사가 소원수리를 한다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하죠.]

[앵커]

상상하기는 싫으나 이런 상황이 또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이렇게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그렇습니다.]

[앵커]

어느 부모가 군에 아들을 보내고 싶어할지 그것참 궁금하네요.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그래서 가족들이 가장 애통해하는 것은, 윤 일병 입대 이후에 단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사망을 했기 때문에 유족들이 더 가슴 아파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윤 일병을 만날 기회가 두 번이 있었습니다. 가족을 정식으로 초청해서 운동회를 하는데요. 이것도 초청을 했는데 자신들의 구타 가혹행위가 밝혀질까 봐 허위로 가족들을 못 오게 했고요. 그리고 사망하기 전날도 사실은 면회를 가려고 음식을 다 싸놨습니다. 그런데 부대 측에서 못 오게 했다는 것이 오늘 가족들의 진술입니다.]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알겠습니다. 들을수록 이해가 안 가는 상황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님, 고맙습니다.]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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