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남고속철도 건설 공사에서 국내 주요 건설사 등이 대거 입찰 담합을 하다가 적발됐습니다. 과징금만 무려 4300억 원이 넘는데요. 국책사업에 대한 담합은 사실상 세금 탈취입니다.
이정엽 기자입니다.
[기자]
2009년 공사가 시작된 호남고속철도는 총 사업비가 8조 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사업입니다.
충북 오송을 시작으로 광주광역시까지 모두 20개 공구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무려 17개 공구에서 건설사들이 입찰 담합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공구를 나눠 갖기로 미리 합의하고 들러리 업체를 세워 낙찰을 받은 겁니다.
관련된 건설사만 28곳에 이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업계 역대 최고액인 435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또 담합을 주도한 7개 대형 건설사 임원 7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정승원/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 얼마나 견고한 카르텔을 하고 있는지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4대강과 경인운하 등 대형 국책사업의 건설사 담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10년 이후 건설업계가 낸 누적 과징금이 1조 원에 육박합니다.
[최승섭/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 : 과징금을 내더라도 이득을 보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담합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담합이 적발되면 건설업계에서 아예 퇴출도 가능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