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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재석 교수 "큰빗이끼벌레, 4대강 공사 때 이미 예상"

입력 2014-07-07 22:07 수정 2014-07-08 23:51

"큰빗이끼벌레, 죽으면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
"독성 없고, 인체에 영향 끼치진 않아"
"일반적인 청정 하천에서는 발견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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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죽으면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
"독성 없고, 인체에 영향 끼치진 않아"
"일반적인 청정 하천에서는 발견 안 돼"

[앵커]

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과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낙동강뿐 아니라 4대강의 다른 강들도 차례차례 다 취재해서 그 현상을 가감 없이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금강과 영산강에 이어 낙동강에서까지 큰빗이끼벌레가 잇따라 발견되는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는 원래부터 있었고,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큰빗이끼벌레의 정체는 뭘까요. 전문가에게 여쭤보겠습니다. 강원대 환경연구소의 어류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재석 연구교수를 화상으로 연결했습니다.

최재석 교수님, 나와 계시죠?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안녕하십니까? 강원대 최재석입니다.]

[앵커]

안녕하십니까? 2008년에 큰빗이끼벌레 이런 태형동물, 쉽게 말하면 이끼벌레라고 하죠. 태형 벌레에 대한 동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연구의 내용이 어떤 것이었습니까?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저희들이 그때는 어류 피해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조사했고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생태를 연구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류학자이신데 왜 태형동물, 그러니까 이끼벌레를 연구하신 건가요?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주변에 있던 어민들께서 태형동물로 인해서 어류계에 피해를 준다, 그리고 어획량에 피해를 준다고 해서 연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우리나라에 전문가 한 분이 계시는데 그분께 의뢰를 드렸더니 거리가 너무 멀어 연구를 못 하신다고 해서 제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당시 큰빗이끼벌레하고 관련해서 실험한 내용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건?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독성에 대한 실험 한 가지하고요, 그다음에 생태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독성에 관련된 것은 자체가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해서 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요. 또 하나는 얘네들이 포자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자에 대해서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거기도 독성이 없는 걸로 나왔고요. 그다음에 몸체에 대해서 했더니 거기에 대해서도 독성이 없는 걸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얘네들이 자라면서 점점 커지게 되면 이렇게 농구공보다도 더 크게 자라게 되는데요. 겉에는 자라지만 속은 썩게 되거든요. 그러면 속에서 암모니아라든가 이런 것이 발생되는데 그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걸로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저희들이 생태연구를 했는데요. 얘네들의 서식환경에 대해서 저희들이 연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유속이 느린 곳 또 온도가 높은 곳 또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은 곳에서 많이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는 독성이 없는데 아까 말씀하실 때 속에서부터 썩어가서 죽었을 때는 독성이 생긴다, 그 말씀이시죠?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리고 얘네들이 점점 커지고 많아지면 다른 어류 같은 데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칩니까, 좋지 않은 영향을?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미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어떤 특정한 틀에 갇힌 공간에 있게 된다면 이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이 되면서 그 암모니아 가스가 바깥으로 유출되고요. 그리고 또 얘네들 자체 독성은 없지만, 거기서 나오는 가스로 인해서 충분히 어류들이 폐사했고요. 실내실험에서도 저희들이 5%, 10%, 15%에다 놓고 실험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실제로 15% 정도 되었을 때 그때는 산소공급이 없으면 어류들이 한 5분 안에 전멸하는 걸로 나왔기 때문에 갇힌 공간, 특히 유속이 느리고 갇힌 공간에서는 어류 폐사 같은 게 유발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큰빗이끼벌레가 살아 있을 때나 죽었을 때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마는, 아까 말씀하신 데에 따르면.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점점 늘어날 경우에는 살아 있을 때도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말씀으로 그럼 받아들이면 되겠군요.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네,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있는데요, 그게 뭐냐 하면 바로 이제 자체가 자라면서 점점 부피가 커지죠. 그러면 다른 생물의 서식처에 얘네들이 부착해서 자랍니다. 그러면 다른 생물들의 서식처를 잠식하기 때문에 다른 우리나라 토속생물들이 그 주변에서 다 떠납니다. 또 우리나라 토속생물의 서식처를 잠식하는 그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혹시 사람한테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까? 어떤 기자가 그걸 좀 먹어봤다고 하던데, 그랬더니 발진이 온몸에 나고 머리가 굉장히 아팠다, 그런 얘기가 있던데 실제로 그렇게 독성이 있나 보죠? 그러면 죽은 걸 먹은 걸까요?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저희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자체 독성은 없기 때문에 일부 썩은 것들을 먹음으로 인해서 피부가 약하신 분들이라든가 그런 경우는 약간 알레르기 증상 그런 경우가 나타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독성에 의해서 더 피해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 기자도 굳이 먹어볼 필요는 없었을 것 같은데…아무튼 그랬다고 하니까요. 고여 있는 물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최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는 4대강은 물론 유속이 늦어졌다고 아까 우리 구석찬 기자도 직접 유속을 재 봐서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4대강이 보가 많음으로써 유속이 느려지고 그래서 큰빗이끼벌레가 그만큼 잘 자랄 수 있는 서식조건이다, 이렇게 보십니까?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제가 봤을 때는 충분히 4대강이 좋은 조건이 되는데요. 4대강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하천 전반에 걸쳐서 많은 보가 있습니다. 실제로 농업용 취수용 보라든가 아니면 공업용 취수용 보, 이렇게 4대강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서 보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하천 전체의 문제라고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유속이 느려지고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아지면 언제든지 많이 번성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4대강은 보를 많이 건설해서 물을 가둬두고, 즉 평상시에 흘려보낼 물을 가둬둠으로써 물 관리한다는 것이 큰 목적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다면 최 교수님께서는 4대강을, 즉 보를 이렇게 많이 건설하기 전에 '저 보를 다 건설하면 큰빗이끼벌레가 많이 나오겠구나'라고 예측을 하셨겠네요.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어느 정도는 만약에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난다면 늘어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히 되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큰빗이끼벌레 서식 정도를 볼 때 지금 4대강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저는 4대강뿐만 아니라 저희들이 조사를 해 본 결과 각 대형댐 그다음에 일부 소형 저수지 그리고 큰 강 또 우리나라 전반적인 하천에도 전반적으로 다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이건 4대강에 국한된 문제라고 보기는 저는 약간 무리수가 있다고 보고요. 전 하천의 문제, 호수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다른 강에서도 이게 다 발견이 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단지 큰빗이끼벌레 뿐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흔히 녹차라떼라고 불리는 그 현상도 그렇고 그런데 큰빗이끼벌레는 청정수역에서도 출현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환경부 쪽에서 말을 들어보면.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 춘천에 있는 소양댐인데요. 소양댐은 우리가 봤을 때 1급수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소양댐에서 같은 경우는 개체 수가 적지만 그래도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양댐 같은 경우 그 대신 우리가 청정수역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런 댐이나 저수지를 얘기하는 거고요. 일반적인 하천의 청정수역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역시 고여 있는 물이 문제다. 그러면 보를 열어서 물을 흘려보내면 큰빗이끼벌레는 없어질 가능성이 크겠군요.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보통 이게 큰빗이끼벌레가 많이 새기는 것이 수질학적 문제의 관점으로만 보는데요. 저는 이걸 생태계의 구조학적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보를 많이 만들면 우리나라 토속생물인 재첩이라든가 다슬기라든가 아니면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어류라든가 이런 것들이 지금 다 사라졌거든요. 사라진 상태에서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있고 원래 걔네들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게 되는데 그런 우리나라 토속생물이 줄어듦으로 인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고 또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다 보니까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생태계의 구조학적 문제라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식물성 플랑크톤이라는 게 녹조입니까?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예, 바로 그렇습니다. 녹조류하고 갈조류라든가 또는 남세균이라고 하는 그런 것들을 다 포함시킨 거죠.]

[앵커]

그러면 대략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녹조는 특히 정체된 물에서 많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걸 먹는 큰빗이끼벌레도 동시에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이렇게 끼칠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정리되는 것 같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최재석/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연구센터장 : 네, 감사합니다.]

[앵커]

강원대 환경연구소 어류센터장이신 최재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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