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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진영 소방관 "농업용 고무장갑 끼고 소방 활동도"

입력 2014-06-09 22:42 수정 2014-06-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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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화문 1인시위 첫날인 토요일에 이어서 오늘도 1인시위에 나섰던 군산소방서 소속 고진영 소방관을 잠깐 좀 연결해서 얘기를 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 소방관은 16년 동안 소방직에 몸담아왔고요. 소방직 공무원들의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고진영 소방관님 나와 계시죠?

[고진영/소방관 :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 비번이신 모양입니다. 소방방재청이 해체되면서 국가안전처에 들어가게 되어 있죠. 그것도 이번 시위의 이유에 들어갈까요?

[고진영/소방관 : 물론 들어갑니다.]

[앵커]

그건 어떤 내용입니까? 일단 소방방재청이 갑자기 해체되는 것은 억울하다, 이런 입장이었을까요?

[고진영/소방관 : 말씀을 드리면 소방방재청이 처음에 결정이 됐을 때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국민 서명, 112만명 국민 서명에 의해서 결정이 된 국가기관입니다. 그 의미는 무엇을 의미하냐. 소방관의 염원도 있고 국민의 염원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방방재청이었습니다. 그 역할을 잘 하냐, 못 하냐를 떠나서 그렇게 염원이 담겨져 있는 소방방재청을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면서 해체하고, 또다시 소방 공무원들의 최고 계급인 소방총장을, 차관급인 소방총장을 1급으로 강등시키는 것은 현장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현장에서 소방 공무원들이 국민의 안전을, 생명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순직 공무원들이 발생한 것에 대한 국가의 대가가 이런 것이냐, 거기에 대한 분노죠]

[앵커]

그럼 정확하게 어떤 겁니까? 그 소방방재청이 해체되는 것에 대한 반대입니까, 아니면 지방직을 국가직으로 올려달라고 1인 시위를 하셨는데 그것과 어떻게 연결이 됩니까?

[고진영/소방관 : 현재 소방방재청이 해체된 거에 대한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일에 대한 국가의 홀대로써 그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고 사기를 떨어트리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국가직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소방방재청을 해체해서 국가직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소방총장이 1등급 강등돼서 거기에 대한 분노로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고, 세월호 참사를 보고 우리의 업무 영역은 아니지만 재난을 담당하고 있는 소방 공무원들도 분명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까지 재난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지금 국가에 얘기하지 않으면 제2의 세월호 참사는 다시 또 올 것이다. 그런 이유로 왔습니다]

[앵커]

예. 하여간 2가지 다를 얘기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까 피켓 내용을 보니까 안전도 빈부격차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건 어떤 얘기입니까?

[고진영/소방관 : 소방공무원들은 대부분 99%가 지방직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인력이나 장비나 예산 그 모든 부분을 지방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1.7% 정도 부담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지방 예산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 재정자립도에 따라서 소방관들의 처우가 굉장히 빈부차가 많이 있고. ]

[앵커]

그러니까 잘 사는 자치단체에서는 소방 공무원들에 대한 지원도 좋은데 그렇지 않은 데서는 차이가 많이 난다?

[고진영/소방관 : 그렇죠.]

[앵커]

예를 들면 어느 정도 차이납니까?

[고진영/소방관 : 예를 들자면 지금 실제 제가 근무하고 있는 119지역대에서 98년도 포드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 차량 내용은 10년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6년 정도로 되어 있죠. 과연 이 차를 가지고 나가서 정상적으로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가. 그런 걱정을 안고. 또 제 스스로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가, 그런 스트레스를 가지고 현장에 출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는 이렇게 이해해도 됩니까?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도 사정이 어려운 것은 주민들의 사정도 어렵잖아요, 그렇죠?

[고진영/소방관 : 그렇죠.]

[앵커]

그러니까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이 모자라겠죠. 그런데 여기에 안전을 위한 그런 지원도 모자라다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은 안전에 있어서도 차등적으로 대우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얘기가 되는 거겠군요, 그러니까.

[고진영/소방관 : 네. ]

[앵커]

예를 들면 방염 내열이 필수인 소방관 장갑 대신에 농어업용 고무장갑을 사용한다는 게 맞습니까?

[고진영/소방관 : 네. 그것은 실제적으로 저희가 보급해서 받고 있고 사용하기 위해 지급받은 물품입니다. ]

[앵커]

그걸 누가 지급을 해 줍니까, 고무장갑을?

[고진영/소방관 : 서에서 지급해 주죠.]

[앵커]

서에서요?

[고진영/소방관 :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이 뭐냐 하면 소방공무원의 안전장갑이라고 나온 것이 우리가 그동안 계속 사용해 왔던 것이 아니라 불과 그것이 지급된 시기도 2, 3년 전에 지급됐습니다. 그전에는 소방관이 낄 수 있는 안전장갑이라고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전부 그냥 일반 가게 철물점에서 사는 비닐장갑이나 고무장갑을 사용했죠. ]

[앵커]

그런데 소방관들이 어떻게 농어업용 고무장갑을 끼고 불을 끄러 갑니까? 그거 맞습니까?

[고진영/소방관 : 부끄럽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앵커]

실제로 그렇다는 얘기죠?

[고진영/소방관 : 예.]

[앵커]

그것도 사비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고진영/소방관 : 네, 그렇습니다. 장갑 같은 것은 1년에 2번, 3번 기간이 정해져서 나오는 것이 전혀 없고 그다음에 또 장갑이라는 것이 사용 횟수에 따라서 빨리 해질 수 있고 조금 더 길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앵커]

그러면 소방방재청을 폐지하고 그걸 국가안전처로 옮기면 좀 나아지리라는 건 없을까요?

[고진영/소방관 : 거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비관적으로 생각합니다. ]

[앵커]

왜 그렇습니까?

[고진영/소방관 : 지금까지 재난이 발생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하면 항상 재난 컨트롤만을 변화시켜왔습니다. 그것은 자리이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수박 겉핥기식이나 마찬가지죠. 현장을 대응하고 국민의 안전을 재난 장소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는 모든 소방공무원들이 지방직화가 다 되어 있는데 진짜 중요한 부분은 현장인데, 현장을 대응하는 소방공무원들인데 그 부분을 전혀 개선하지 않고 위에 재난 컨트롤만 바꾼다는 것은 저희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가고. ]

[앵커]

알겠습니다. 하긴 오늘 아침에 나온 보도 중의 하나는 국가안전처의 소방을 전공으로 한 사람이 원래 하나도 없다가 보도가 나오니까 급하게 한 사람을 섭외해서 넣었다는 보도도 봤습니다.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들어봤더니요. 나중에 저희가 기회가 되면 안전행정부쪽의 얘기도 좀 가능하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진영/소방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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