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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뇌부가 털어놓은 6.25 비사 '운명의 1도'

입력 2014-06-0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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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뇌부가 털어놓은 6.25 비사 '운명의 1도'


미국 수뇌부가 털어놓은 6.25 비사 '운명의 1도'


휴전선이 북위 38도선이 아니라 39도 선이었다면?

로우니 장군의 회고록 '운명의 1도'(후아이엠·정수영 옮김)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적인 6.25 전사를 뒤흔드는 비사(秘史)다.

'운명의 1도'란 평양 바로 아래 북위 39도선이 아닌 북위 38도선으로 그어진 1도의 운명을 뜻함과 동시에, 맥아더 원수의 참모였던 로우니 장군이 풍전등화에 처한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른 중대 작전을 수행했던 비사를 상징한다.

남정옥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 책에 대해 6·25 전쟁을 배경무대로 한 수많은 회고록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남 연구원은 "로우니가 쓴 책의 배경 및 무대는 전략 수뇌부의 회고록이 아니라 철저히 자신이 전장 현장에서 경험한 것"이라며 "로우니 장군은 유엔군사령관 겸 극동군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장군과의 역사적 사실, 알몬드 장군과 얽힌 일화 등 이제까지 전쟁사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극적인 내용들로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이 책은 남북 분단의 계기가 된 38도선 획정에 대한 새로운 목격담을 전하고 있다.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공식 항복일(1945년 9월 2일) 직전 조지 마셜 장군은 참모들에게 남북 분단선 설정안을 건의토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한반도 분할점령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전략회의에서 딘 러스크 대령을 비롯해 대다수 영관급 장교들은 한반도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이라 군사분계선 방어에 많은 병력이 필요치 않다는 이유에서 평양 바로 아래쪽 39도선에 긋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상관이었던 에이브 링컨 장군은 예일대 지리학과 교수인 스파이크만이 1944년 저술한 '평화의 지리학'을 인용하면서 38선을 주장했다.

미국 수뇌부가 털어놓은 6.25 비사 '운명의 1도'


미국 수뇌부가 털어놓은 6.25 비사 '운명의 1도'


당시 상황을 지켜본 로우니 장군은 '운명의 1도'에서 "돌이켜 보면 잘못한 일"이라며 "39도선 방어가 훨씬 쉬웠을 뿐 아니라 많은 미군 생명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저자의 회고에 대해 "남북 분할에서 링컨 장군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이라고 평가했다

저자 에드워드 L. 로우니 장군(1917년 출생·폴란드계 미국인)은 6.25 전쟁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인물이지만 그 중대한 역할과 공로에 비해 그동안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맥아더 극동 사령부의 당직 장교였던 그는 최초로 북한의 남침 소식을 맥아더 장군에게 직접 보고했다. 전쟁 초기에는 극동군사령부 당직 장교 및 첫 대변인으로 활약했으며 이후 인천상륙작전 계획자로 참여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미 제2사단 제38보병연대 부연대장 및 연대장을 역임하면서 흥남철수 작전에서 10만 여명의 피난민을 대피시킨 후 흥남항을 폭파하고 마지막으로 철수한 이가 바로 로우니 장군이다. 그는 전쟁 후 대북 남침 억지력의 중추 '한·미연합사'의 전신인 '한·미 제1군단'을 창설하고 초대 군단장을 지냈다.

'운명의 1도'는 전쟁역사상 최초로 헬기를 공격용으로 투입한 흥미진진한 작전을 비롯해 미군의 한국전쟁 명예훈장 수훈자136명의 명단까지 포함하고 있다.

숨은 공로가 드러나지 않아 무명용사나 다름 없었던 로우니 장군은 다음달 23일 방한해 27일에 열리는 정전 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고 28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정부에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하여 최고 훈장을 상신할 예정이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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