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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도 조율 없이 깜짝 빅딜…북·일 합의에 정부 당황

입력 2014-05-3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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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납치 일본인 피해자 문제를 재조사하고 그 대신 일본은 대북 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 어제(29일) 전해드렸는데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북한과 일본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도 충분한 조율없이 이른바 '깜짝 빅딜쇼'를 펼친 데 대해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도쿄 특파원 연결해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서승욱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북한과 일본이 납치자 문제 협상을 꽤 오랫동안 벌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이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정을 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는 모두 17명입니다.

지금부터 12년 전인 2002년 고이즈미 전 총리의 북한 방문 때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김정일과 고이즈미의 담판으로 17명 중 5명이 일본으로 귀국했습니다.

일본은 나머지 12명에 대해서도 일본으로 돌려보내라고 계속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북한은 12명 중에 8명은 이미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들어온 적도 없다는 주장으로 맞섰습니다.

이러다가 2004년, 납치 피해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북한이 일본에 전달했는데 DNA 감정 결과 이것이 가짜인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주장이 허위로 몰리게 된 것이죠.

양쪽이 협상을 계속 하다가 2008년에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납치 문제를 재조사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는데 이때는 또 일본의 정권 교체 이후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이후에 납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을 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이 활발해졌고, 드디어 이번 주 초에 열린 스톡홀름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앵커]

들어보면 그동안에 굴곡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과연 잘 될 것이냐, 그게 국교정상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관측도 일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봅니까?

[기자]

일본 정부에 비해 일본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논조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과연 조사를 제대로 할지, 조사하더라도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주장을 뒤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일본이 제재만 해제하고 성과는 거둘 수 없는 상황이 오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북일 간의 깜짝 합의 때문에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많이 당황한 것 같던데, 미국 쪽에도 제대로 설명을 안 했을까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에도 제대로 설명을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일본에 대해서 "일본의 투명한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투명한 노력'이라는 부분을 통해 일본에 대한 약간 서운한 감정이라고 할까
요? 불만을 표시한 걸로 보이는데요.

아마 발표 직전에 통보한 것으로 보입니다마는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오늘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일일이 미국의 허가를 받고 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밝혀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앵커]

도쿄 서승욱 특파원이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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