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에서 늑장 대처와 미숙한 구조 작업으로 지탄을 받은 해양경찰청의 내부 게시판에 반성문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한 간부가 '해경의 죄' 50가지를 적어 놓은 것인데요, 오히려 책임을 다른 곳에 넘기려는 듯한 대목이 많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윤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해양경찰청 손모 경정이 내부 게시판에 '해경이 해체로 가게 된 50가지 죄'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손 경정은 "사고가 일어난 뒤, 자책감에 쓴 글"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반성이라기 보단 변명이나 책임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손 경정은 사고 원인을 놓고 '선사가 임의대로 작성한 적재 중량을 믿은 게 죄'라며 청해진해운을 거론했습니다.
또 구조 작업과 관련해선 '소방과 해경이 위치정보 공유 시스템을 진작 구축하지 못했다'며 소방 당국을 물고 들어갔습니다.
언론 탓도 했습니다.
해경이 세월호 선내로 진입하지 않은 걸 놓고 "6~7층 건물이 45도 기울어, 언제 붕괴될 줄 모르는 상태와 비슷해 진입을 못한 건데, 언론에 제대로 설명을 못해 비난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를 놓고 인터넷 등에선 제목은 반성문인데 내용은 변명문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손 경정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제대로 알릴 건 알리고, 조직 해체를 떠나 제도 개선에 힘쓰자는 취지"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