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사 당일인 지난달 16일, 구조를 위해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119 소방 당국이 고위관료의 의전을 위해 구조자를 먼 곳까지 데려오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구조가 먼저인가, 의전이 먼저인가…그 답을 우리는 압니다.
유미혜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사고 직후 '해경 상황실'과 '소방방재청 119 상황실'의 통화입니다.
구조 작업이 한창이던 10시35분, 119상황실은 해경에 전화해 의전 문제를 묻습니다.
[119 상황실 : 보건복지부와 중앙부처에서 내려오고 있다는데 서거차도는 섬이라 못 가잖아요, 팽목항으로 모든 사람들이 온다는데 어떻게 하죠?]
[해경 상황실 : 높은 양반들이 서거차도로 오든 팽목항으로 오든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 ]
서거차도는 사고 현장에서 20분 거리에 있지만 팽목항은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입니다.
119는 곧바로 서해해경에도 전화를 합니다.
[119 상황실 : 정부에서 전부 그쪽(팽목항)으로 집결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죠. 환자를 싣고 어디로 나올 것이며…이게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에요.]
팽목항에 구조자를 내려놓고 다시 사고 현장으로 갈 경우 구조 시간이 세 배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도 계속해서 요구한 겁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은 "환자 응급 처치를 위해 구조자를 팽목항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생존자 구조보다 고위 공직자 챙기기에 바빠 구조 시간을 허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