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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15분, 마지막 남긴 동영상…구조 시간 충분했다

입력 2014-04-27 22:54 수정 2014-04-2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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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취재 기자가 어제(26일) 세월호 참사의 희생 학생 부모님으로부터 아이의 핸드폰에 남은 동영상을 건네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부터 15분 동안 찍힌 동영상인데요. 당시 학생들이 모여있던 객실의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이 동영상을 저희한테 넘겨준 부모님은 '이 동영상은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희에게 동영상을 건네주셨습니다. 저희는 한동안 고민한 끝에 이 동영상을 그대로 방송하지는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사고 직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천진스러웠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점차 걱정과 불안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를 보면서 '선원들이나 구조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라는 안타까운 의문이 다시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동영상을 공개하지는 않습니다만 지금까지 공개됐던 다른 영상의 수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정지화면과 일부 현장음을 전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저희들이 이렇게라도 전해드리기로 한 것은, 아마도 이 영상이 아이들이 지상으로 보내준 마지막 편지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전날 밤만 해도 불꽃놀이를 담던 휴대전화가 침몰이 시작된 직후인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 27초부터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던 4층 객실을 찍습니다.

[아 기울어졌어.]

[쏠리는 거 장난 아니야. 자꾸 이쪽으로 쏠려. 못 움직여.]

다른 단원고 학생이 119에 첫 신고를 한 것과 거의 같은 시간입니다.

잘못된 안내 방송 탓에 학생들은 위험을 잘 모릅니다.

[야, 누가 구명조끼 좀 꺼내와봐.]

[아 뭘 꺼내.]

[신난다.]

[야 나 진짜 죽는거 아냐?]

[수학여행 큰 일 났어.]

그 시각, 세월호는 제주관제센터에 배가 넘어간다는 구조 요청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애써 안정을 취하려 합니다.

[다 안정되고 있다.]

[안정되고 있어?]

[어 점점 왼쪽으로 가고 있어.]

[어. 야. 아까보단 괜찮아진 것 같아.]

잠시 끊겼던 동영상은 8시 59분 53초에 다시 촬영이 시작됩니다.

배가 기운 지 10분이 넘어가면서 학생들은 구명동의를 찾습니다.

[나 구명조끼 입는다.]

[야 나도 입어야 돼. 진짜 입어야 돼.]

[아 나도 입어야 된다.]

서로를 챙깁니다.

[야 00야, 00꺼 없어. 받아와야 돼.]

[내 것 입어.]

[너는?]

[나? 가져와야지.]

아직도 학생들은 상황을 모릅니다.

[야 이거 왜 이래.]

[선장은 뭐하길래.]

침몰이 시작한 지 16분, 아직도 탈출할 시간은 충분하지만 지시대로 객실에 남아서 불안해 합니다.

[전화 안 터진다고?]

[어 안 터져.]

[녹음이야 지금 동영상이야.]

떠오르는 건 가족과 친구들입니다.

[엄마, 아빠 아빠 아빠 아. 내 동생 어떡하지?]

세월호가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한 9시 6분쯤, 아이들이 갑판을 떠올릴 때 다시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진짜 그런데 갑판에 있던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단원고 학생 여러분 및 선생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안내 말씀드립니다.]

[조용히 해봐. 조용히 해봐.]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아이들은 탈출을 생각합니다.

[아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구명조끼 입으란 거는 침몰되고 있다는 소리 아니야?]

[어 진짜 바다로 뛰어들 것 같아.]

[우리 이렇게 바다로 헤엄쳐서 이렇게 될 거야.]

그때 또 방송이 나옵니다.

[다시 한 번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을 걱정합니다.

[선생님들도 다 괜찮은 건가?]

[카톡왔어. 선생님한테.]

[뭐래?]

[애들 괜찮냐고.]

[선생님도 여쭤봐.]

[선생님도 지금 카톡을 안 보고 있어.]

이렇게 동영상은 끝이 났습니다.

이 16분만 제대로 안내했어도 많은 아이들이 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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