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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개 중 1개만 터진 구명뗏목, 두 달 전 '안전 이상무' 판정

입력 2014-04-20 01:56 수정 2014-04-20 15:46

[세월호 침몰] 안전검사 내역서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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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안전검사 내역서 들여다보니

46개 중 1개만 터진 구명뗏목, 두 달 전  '안전 이상무'  판정16일 오전 침몰 직전의 세월호 난간 부분에 구명뗏목들이 장착돼 있다. 이 뗏목은 물에 빠지면 수압의 힘으로 펴지게 돼 있으나 46개 중 1개(작은 사진)만 작동됐다.


세월호의 안전 여부 검사기관인 한국선급이 지난 2월 검사 당시 구명뗏목(구명벌) 46개 중 44개에 대해 안전 판정을 내린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중앙SUNDAY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 기장군을)을 통해 입수한 한국선급의 세월호 안전검사내역서(Data Sheet·사진)에 따르면 한국선급은 지난 2월 13일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승선인원 25명인 세월호 구명뗏목 44개에 대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선급은 2012년 12월 24일 실시한 안전검사에선 구명뗏목 46개를 전부 검사한 뒤 안전 승인을 낸 것으로 지난해 검사내역서에서 밝혀졌다.

46개 중 1개만 터진 구명뗏목, 두 달 전  '안전 이상무'  판정


'혼선 부추긴다' 내역서 공개 거부
세월호에 장착됐던 구명뗏목은 선박이 침몰하면 일정 수압에 의해 자동 팽창되는 튜브식 탈출 보조기구다. 응급약품과 비상식량은 물론 낚시 도구까지 들어있는 데다 천막을 올려 입구를 닫으면 해수 유입도 막을 수 있다. 겨울철이 아닐 경우 최대 10일까지도 버티게 해주는 구조장비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당시 정상적으로 펼쳐진 구명뗏목은 46개 중 한 개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구명뗏목에 대한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또 세월호가 객실 증축 등 구조를 변경했음에도 안전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점도 의혹을 받고 있다. 배 뒷부분에 새 구조물이 생겨 무게중심이 높아졌는데도 이를 충분히 감안치 않고 한국선급이 화물을 고정하는 고박시설 등에 안전 판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그러나 한국선급은 "지난 2월 안전점검에서 모든 게 정상으로 조사됐다"고 반박했다. 한국선급은 세월호를 도크에 올려놓고 배수와 통신 설비, 각종 부품과 구난시설 등 200여 개 항목을 2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검사한 끝에 모두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구명뗏목이 한 개만 펴진 데 대해선 "검사 당시 정상 적재돼 있었던 만큼 정비 문제가 아니라 침몰 당시 이상 수압 등으로 인한 장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선급은 "검사 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지금 자료를 공개하면 혼선만 발생할 것"이라며 거부해왔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입수한 안전검사 내역서의 구명뗏목 조사 부분은 뗏목 승선인원과 대수만 기록하고, 어떤 코멘트도 남기지 않은 채 끝나 있다"며 "이에 대해 한국선급은 조사결과 정상으로 나타나면 그렇게만 표기하고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당시 46개 가운데 한 개만 작동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한국선급의 구명뗏목 안전조사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차량과 달리 화물 결속도 부실
하 의원은 또 "구명뗏목이 모두 46개인데 44개만 안전 여부를 조사한 것도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선급 측은 '44개의 승선인원(1100명)만으로도 세월호의 여객정원(921명·사고 당시 탑승인원은 476명) 전부를 태우고도 남기 때문에 그같이 조치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세월호에 사고가 났을 경우 검사를 받지 않은 두 개의 구명뗏목도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다"며 "그 두 개에 결함이 있었지만 검사를 받지 않은 탓에 넘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국선급의 조사는 허술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 측은 "구명 뗏목이 39개면 승선정원을 충당하기 때문에 선주 측이 지난 2월 정기검사 도중 2개를 철거해 남은 44개 전부에 대하여 검사를 실시해 안전 판정을 내린 것" 이라며 따라서 "사고 당시 세월호에 장착된 구명 뗏목은 모두 44개이고 이에 대한 모든 검사를 완료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객실을 증축해준 여수지역 조선소를 압수수색해 구조변경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한국선급에서 점검표 등 검사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선박 전문검사 인증기관인 한국선급은 조선해운 및 해양에 관한 기술진흥을 목적으로 1960년 6월 창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하 의원은 또 "세월호를 비롯한 연안여객선들은 차량 등 대형 화물을 고정시키는 고박의 강도도 수출 선박들의 화물 고박 강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며 단거리 여객선의 경우엔 차량을 아예 풀어놓고 선적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19일 울산항을 실사한 결과 수출 차량을 선박에 실을 경우 1t, 2t식으로 고박가능한도를 명시한 고강도 가죽벨트를 사용해 배가 뒤집혀도 그대로 매달려 있을 만큼 강도 높게 고박하는 반면, 국내 연안여객선에 싣는 화물은 강도가 떨어지는 소재로 고박하거나 아예 짐을 풀어놓는 경우도 있다는 하역담당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객선의 화물 과적 관행도 문제
이와 함께 하 의원은 "국내 연안여객선 대부분이 '화물선'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지나치게 많은 화물을 싣는 관행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여객선이 싣는 화물은 승객의 짐에 국한되는 게 정상이지만 여객선 선사들은 그래선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물을 무리하게 적재해 왔다는 것이다. 또 화물선의 유류에 매기는 세금이 여객선 유류에 매기는 세금보다 비싼 점도 여객선이 사실상 화물선으로 둔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하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여객선 세월호의 승객 중량은 30t이나 화물 중량은 3683t에 달했고 축소 신고로 그 이상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객선 화물적재 중량을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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