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탑승자들은 악몽 같던 사고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는데요.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이 전하는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강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 2학년 이종범 학생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학생들 대부분은 4층에서 쉬고 있던 상황.
[이종범/안산 단원고 2학년 : 잘 기억은 안 나는데 3층인가 4층에 있었던 것 같아요. 거의 4층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가 아침 먹고 자유시간이었어요. 하고 싶은 거 하고 있다가, 저는 친구들이랑 소파에 앉아 있다가…]
그러다 갑자기 배가 기울어졌다고 했습니다.
[이종범/안산 단원고 2학년 : 갑자기 배가 파도 때문에 쏠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급격하게 쏠리는 거예요. 왜 이러지? 파도 때문에 그런가? 갑자기 45도로 딱 하니까. 위에서 애들이 내려오고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가야 되겠다' 하고 올라가는데, 계속 안 올라가지고, 미끄러지고. 그렇게 됐어요. 저희 다 막 위에서 떨어지고…이렇게 쏠리니까 윗쪽이랑 아래쪽이랑 나뉘니까 윗쪽이 미끄러지고. 선생님이 괜찮다하고.]
이렇게 다급한 상황이 벌어지는데도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 것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종범/안산 단원고 2학년 : 구명조끼를 다 꺼내서 전달해주고 입은 다음에, 계속 방송으로는 괜찮다고. 그냥 가만히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그렇게 계속 방송해줬어요. 계속 버티고 있다가 30분 정도 지났을 때 방송 울리면서 조용히 하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구명조끼 입고. 그 말 밖에 안 했어요.]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종범/안산 단원고 2학년 : 밖에 있는 학생들은, 자판기가 있었거든요. 자판기가 밑으로 쓸려 내려오려고 하는데 여자애들이 막고 여자애들끼리 막았어요.(자판기가)못 내려가게. 몸으로 막았어요.그리고 위 쪽에서 남자애들 떨어지고. 여자 선생님들이 떨어지고 그랬어요.]
이 군은 가까스로 구조돼 보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종범/안산 단원고 2학년 : 살 수 있다고 그런 이야기 했죠. 패닉 상태였죠. 엄마한테 전화하고 119에 전화했어요. 카톡도 했어요. 그런 식으로. 힘내라고 한게. 우리 배 침몰됐다고. 그런 식으로.]
구사일생의 위기에서 살아난 이 군은 더 많은 친구들이 구조돼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