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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 첫 공개

입력 2014-04-07 00:33 수정 2014-04-07 15:24

탈북자 1만1000명 거쳐가
유우성 같은 '가짜 탈북자'
2008년이후 133명 가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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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1만1000명 거쳐가
유우성 같은 '가짜 탈북자'
2008년이후 133명 가려내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 첫 공개경기도 시흥시 조남동에 위치한 중앙합동신문센터 전경. 인권침해 논란에 국정원이 지난 4일 처음 공개했다. [사진 국정원]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는 청와대와 함께 국가보안목표시설 최고 등급인 '가'급으로 보호받는 곳이다. 북한이나 제3국을 거쳐 탈북자가 입국하자마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셈이다. 여기선 정확한 신원과 행적은 물론, 대북첩보와 간첩 혐의 등에 대한 1차 조사가 이뤄진다. 2008년 말 개소 이래 1만1000여 명이 이곳을 거쳐갔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의자 유우성(34)씨의 여동생 유가려(27)씨가 '6개월간 이곳 독방에 감금된 채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1심 법정에서 폭로한 뒤 '한국의 관타나모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국가정보원이 개소 5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 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 첫 공개
 지난 4일 오후 2시15분쯤 시흥시 조남동의 합신센터 정문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취재진에게서 휴대전화·노트북을 모두 수거한 뒤에야 철문이 열렸다. 외부엔 어떤 안내 표지판도 없었다. 2m 높이의 콘크리트 담장 위·아래로 원형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었다. 본관 청사로 향하는 길 20m 간격마다 태극기가 걸려 있어 국가기관임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부지는 20만1700여㎡(6만1000여 평). 안내를 맡은 국정원 직원은 "탈북자 540여 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며 "통일부·경찰·기무사 등 5개 기관의 합동센터이며 국정원장이 직접 운영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모두 7개 동에 영상 녹화가 가능한 조사실과 도서실, 의무실, 유아놀이방 등이 갖춰져 있다고도 했다. 특별한 대공 혐의점이 없는 조사 대상자는 통상 5일간의 조사를 마친 뒤 2개월가량 더 머무르다가 경기도 안성의 하나원에 입소해 국내 정착훈련을 받는다. 국정원 관계자는 "그동안 합동신문 과정에서 120여 명의 중국인 화교·조선족 출신의 '가짜' 탈북자를 가려냈고 직파간첩 13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합신센터 내 1인 생활실(숙소)은 16.5~33㎡(5~10평)로 다양했다. 책상과 의자, 냉장고, TV, 개인 화장실이 있었다. 고시원과 비슷한 구조였다. 10평짜리의 경우 컴퓨터와 녹화시설, 책상, 북한전도 등을 갖춘 조사실과도 연결돼 있다.

 재북화교 출신으로 간첩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유가려씨는 2012년 10월 30일 입국한 뒤 이곳에서 법에 규정된 최장 6개월 동안 머물렀다. 그때의 경험에 대해 유씨는 "6개월 동안 달력도 없는 방에 갇혀 CCTV로 24시간 감시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합신센터 관계자는 "CCTV는 유씨의 심장병 때문에 본인의 구두 동의를 받아 관찰했고, 인터폰을 누르면 출입을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유씨 일을 계기로 지난해 가을부터 탈북자들에게 방문 카드키를 지급해 자기 방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바꾸고 달력도 붙여 놨다"고 답했다.

 국정원은 이날 유씨의 폭행 주장과 관련해 탈북자 5명과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를 주선했다. 40대 남성은 "폭행은 전혀 불가능하다. 선생님(조사관)이 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존대와 예절을 갖췄다"고 말했다. 10대 여성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버지와 대화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북자 대부분은 유씨와 마찬가지로 조사과정에서 형사소송법상 진술거부권, 변호인 조력권에 대해 설명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합신센터 측은 "우리는 행정조사기관으로 변호사 접견권과는 무관하다"고 했다가 "간첩혐의가 드러나면 본청(국정원) 수사가 원칙이지만 탈북자들은 국내 거소가 없어서…"라고 얼버무렸다. 수사도 일부 병행하고 있음을 간접 시인했다.

 법원은 지난달 "유씨에 대해 사실상 수사가 진행됐음에도 변호인 접견 및 서신 전달을 불허한 것은 위법했다"고 판결했다. 합신센터 측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그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합신센터 공개는 일방적·제한적 공개로 인권 침해가 없는 양 호도하고, 증거조작 비난에 대한 여론 무마용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노진호 기자

◆관타나모 수용소=쿠바 남동쪽 관타나모 만에 위치한 미 해군기지 내의 수용소.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포로를 수감하고 있다. 수용자들에 대한 고문·학대 등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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