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주그룹 허 전 회장과 관련해 또다른 의혹이 JTBC 취재결과 나왔습니다. 당초 법원이 허 전 회장을 선처해 황제노역 판결을 내린데는, 천주교에 사재를 기부했다는 이유도 있었는데요. 이걸 흉내만 내고 다시 돌려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가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06년 2월, 허 전 회장은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사재 3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에 허 전 회장은 회삿돈 100억 원을 단계적으로 빼돌렸습니다.
기부 사실을 알리기 불과 1주일 전에 관계사인 D건설 계좌에서 100억 원을 빼내 개인 계좌로 보냈고, 이후 이를 각각 90억 원, 10억 원으로 나눠 또 다른 계좌 여러개에 분산 입금했습니다.
약속한 기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허 회장 측은 약속된 300억 원 중 상당액을 천주교 광주대교구측에 나눠서 지급했다가 2심 선고 후 대부분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기부금은 전남 목포에 천주교 시설 건립에 쓰일 예정이었습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관계자 : (2심) 판결 한 다음에 회사가 어려워지고 하청업체에서 돈 달라고 하지 않습니까. 대주 측이 돈을 되돌려 달라는 식으로 요청해서 설계비용 들어간 건 두고 나머지 돌려드리자…]
이 때문에 당초 건립 계획은 대폭 축소됐습니다.
허 전 회장은 2심 재판에서 기부 사실 등이 참작돼 감형됐고 결국 일당 5억 원의 황제노역 판결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판결 이후 상당 부분을 되돌려 받은 이상한 기부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