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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마케팅의 진화 '하늘의 별이, 땅으로…'

입력 2014-02-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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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마케팅의 진화 '하늘의 별이, 땅으로…'


가요 기획사의 팬마케팅이 점차 '팬 밀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팬미팅을 계획하거나, 팬카페를 모니터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팬이 가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팬의 의견을 수렴해 새 앨범 기획에 반영한다. 필요하다면 밥도 사 먹이고, 팬의 고충까지 처리해야 하는 시대다. 아이돌이 팬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이유는 역시 시장 내 과열된 경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올 2월에만 B.A.P, 비투비, 방탄소년단, 소년공화국, 스피드, 씨클라운 등 2~4년차 아이돌이 쏟아져 나왔다. '팬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팬 밀착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2014년판 아이돌 스타들의 팬마케팅을 살펴봤다.

아이돌 팬마케팅의 진화 '하늘의 별이, 땅으로…'


▶팬과의 스킨십 많을수록 좋아

팬과 스타가 직접 전화 통화를 하는 시대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라도 하면, 팬들에게 식사 대접하는 건 예삿일이 됐다. 스타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팬과의 거리감은 더욱 좁아졌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가깝게 소통하는 것이, 팬덤을 지켜내는 첫 번째 방법이다.

아이돌 그룹 씨클라운은 최근 컴백과 동시에 팬들을 위해 학교 폭력 근절에 발 벗고 나섰다. 최근 '암행어사'로 컴백하면서,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및 SNS에서 전화번호 '010 8810 8615'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팬들이 이 번호로 전화를 하면, 씨클라운이 친절하게 받아 고민을 상담해준다. 씨클라운이 일하고 있을 때는 회사 대표, 매니저,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 등이 대신 전화를 받는다. 씨클라운 소속사 예당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각종 어려움 및 개인사 등 사연들이 폭주하고 있다. 감당하기 힘들지만 즐기면서 하고 있다. 즉각 답변이 어려울 때는 카톡 메시지를 통해서라도 답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걸스데이는 대표적인 '팬 밀착형' 그룹이다. 데뷔 초부터 팬들과 함께 플래시몹, 프리허그, 게릴라 콘서트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썸씽' 활동에서는 1위 공약으로 팬들과 함께 점심 식사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팬 300명을 초청해 팬미팅을 진행하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걸스데이가 방글방글 웃으면서 식사를 하면, 팬들은 카메라 셔터를 바쁘게 눌러댔다. 멤버들에게 식판을 들이밀며, 대신 음식을 떠 달라는 요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 행사는 공식 팬사이트에서 접수가 시작되고 순식간에 마감됐다. 2000만원에 달하는 진행비가 들어갔지만 비용 대비 효과는 탁월하다는 주장이다.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대한 팬들과 스킨십을 가지려고 한다. 밥도 먹고 얘기도 하는게 팬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바라만 보는 것, 하늘 위에 떠 있는게 스타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가깝게 떠 있고, 내가 직접 닦아 줄 수 있는게 스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걸스데이는 이번 활동으로 팬카페 회원수를 1만여명 이상 늘렸다. 잠시 주춤했던 아이돌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최근 줄기차게 방송되고 있다. Mnet에서는 데뷔 전인 아이돌 그룹 위너의 일상을 다룬 '위너TV'를 방송했고, 최근에는 정상급 그룹 인피니트의 '디스 이즈 인피니트'가 방송 중이다. MBC에브리원에서는 'EXO's 쇼타임'을 방송했다. 심지어 '월드 스타' 비 또한 컴백 첫 작품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 Mnet의 '레인 이펙트'를 선택했다. 리얼리트 프로그램에 출연한 소속사 관계자는 "굉장한 효과가 있다. 맴버들의 평소 모습을 보여줘 팬들과의 친밀감을 높인다. 월드 투어, 군 입대 등으로 팬들과의 만남이 적었다면 단숨에 팬덤을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이돌 팬마케팅의 진화 '하늘의 별이, 땅으로…'


▶아이돌 마케팅, 팬마케팅이 핵심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요 기획사 또한 팬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과거 컨슈머를 대중과 팬으로 놓고 마케팅 플랜을 세웠다면, 최근에는 '팬덤'으로 한정돼 나오는 기획안들도 꽤 있다. 넓게 보면 팬이 곧 매출이기 때문. 특히 남성 아이돌의 경우, 콘서트 입장객의 90% 이상이 팬클럽 소속이라고 보면 된다. 팬덤의 규모에 따라, MD·공연 등에서의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대형 기획사 마케팅 관계자는 "팬 마케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결국 팬덤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과거에는 대중 소비자까지 넓게 고려한 마케팅 플랜들이 통용됐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팬덤을 만족시킬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 기획사의 경우, 팬마케팅 담당자는 지난해 2명을 충원해 3명이 됐다. 과거에는 팬미팅 준비, 팬사이트 관리 등의 업무에만 집중했다면 최근 업무는 굉장히 방대해졌다. 주요 포인트는 팬들과의 소통. 팬카페를 모니터해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새 앨범 기획 등에서 참고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SNS 등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관리해야 하는 매체의 양도 방대해졌다. B 기획사의 경우 팬커뮤니티 팀을 따로 두고 있다. 직원은 총 4명으로 팬클럽의 기획·운영 외, 팬과의 소통이 주요 업무다.

한 아이돌 기획사 대표는 "3사만 봐도 팬 마케팅 색깔이 제각각이다. SM은 팬덤 관리가 탁월하다. 그래서 '팬덤 대물림'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한다. YG의 경우 팬 마케팅의 선수로 알려져있다. 굉장히 꼼꼼하게 팬덤을 관리하는게 특징이다. JYP의 경우 최근 팬마케팅에 핵심으로 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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