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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 "김정은 어렸을 때부터 폭력적…독재자에겐 미덕"

입력 2013-12-18 19:03 수정 2013-12-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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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모셨습니다.

Q. 김정은-리설주, 다정한 부부애 과시했는데
- 북한은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가득찬 데 팔짱을 꼈다. 권력자의 아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한마디로 건재하다. 어제 추모대회에서 무엇을 볼 수 있겠는가인데 1년 전 추모대회와 비교할 때 김정은 부부가 파워 엘리트들과 같은 선상에 있었으나 이번에는 한 발짝 앞에 섰다. 최근 장성택과 김경희가 존재하질 않는다는 것이 큰 변화이다. 세번째는 주석단 오른쪽에 모두 군 파워 엘리트가 있는데 군부중에서 최용해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1년 사이 안 보이고 있다. 군에 대폭 변화가 있었다.

Q. 1주기와 달리 불편한 김정은 표정, 왜
- 한쪽에서는 아주 독한 표정이라는 평가가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머리가 헝크러진 모습이었는데 눈빛이 공허하고 허공에 뜬 느낌이었다. 권력투쟁의 한 정점에 올라서서 어떤 경우든 죽기 아니면 살기다. 내가 권력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눈빛인 것으로 보인다.

Q. 김경희 불참, 이유는
- 김경희도 김경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김정은이 장악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꼭두각시처럼 있다. 김정은은 유일하게 인간의 표정을 지으면서 나 외에 공동체를 관리할 사람은 없다는 패권주의의 모습을 보인다.

Q. 김경희 자리에 앉은 황순희는 누구
- 김경희가 안 나오지 않았나. 현존하는 북한 권력의 최고 멘토이다. 김정일 유서가 44개 항으로 되어있다. 상당히 그럴 듯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이다. 진실일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제로 이것이 이행되고 있다. 유서 1항은 유언 집행은 김경희가 한다. 2항은 가장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후계자는 김정은이 한다이다. 1항에서 김경희를 언급했다. 그 존재가 빠진 것에 대한 상징적인 공허함이 있다. 그것을 김일성과 같이 활동하던 그 혈통, 할아버지때 빨치산 투쟁을 같이 했던, 아버지 김정일을 어릴 적 봐줬던 인물을 세워놓으면 정통성을 드러내기 쉬워진다. 90살 넘은 황순희를 옆에 놓으면서 혈통의 정당성을 강조했다고 본다.

Q. 김정은 어렸을 때부터 폭력적이었나
- 전세계를 관리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독재자의 후계자를 어릴 적 부터 관찰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인적정보, 휴민트이다. 일반인에게는 모욕적인 표현이지만 독재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미덕이다. 실제로 김정은은 어릴 적부터 그런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독재자로서 필요한 자질을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배웠을 것이다. 김정은 행태를 관찰해보면 아버지의 잔임함, 할아버지의 권력의 강인함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독재자의 아버지가 자질이 있다고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이 신경쓰는 것은 핵무기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에게도 불안한 대상이다.

Q. 김정은, 핵 도발 가능성 없나.
- 상상하고 싶지 않은데, 김정은의 성격이 그렇다고 해도 북한은 하나의 체제인 것은 분명하다.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준비는 해야한다. 작전계획 5027로 규정하고 있다. 핵과 미사일 같은 대량 살상무기가 공격할 경우에 한하여 선제적으로 원점 타격하겠다는 계획은 가지고 있다. 최근에 확립된 계획이니 더 보완해야 한다.

Q. 로드먼 방북, 왜 하필 이 시점에
- 온 나라를 굶주림에 몰아넣고, 온 세상에 핵과 미사일로 과시해놓고, 엊그저께는 고모부를 처형해놓고 가능한 일인가. 김정은은 그것이 자신의 배포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시기에 데이먼을 불러 농구를 하겠다는 것은, 자기 만족 속에 그것을 권력과시라고 믿는 것 아닐까 싶다. 안정성을 과시하는 대가로 내면의 기괴함은 피할 수 없다.

Q. 앞으로의 북-중 관계, 어떻게 예측하나
- 핵실험 보다 장성택을 처형했을 때 갖는 중국의 불편함이 더 클 것이라고 본다.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가 장성택의 죽음을 듣고 울었다고 한다. 사전에 알고 있지 못했다고 한다. 또 그 사람의 친구인 중국 상무위원 중 한명이 장성택과 40년 지기이다. 중국 공산당 핵심 인물의 인식은 장성택이 북한 제어의 수단이자 통로로 깊은 친구였다. 사전 연락없이 처형한 것에 대한 배신과 분노가 클 것이다. 북한에 대한 원조가 어느정도 끊길 가능성도 있다. 북중관계가 현재 매우 좋지 않다. 사람을 잃는 것은 권력을 잃는 것이다. 실제 북중관계에서 장성택 숙청 때문에 그 측근이 도망갈 상황도 있을텐데 북한 군의 충돌에 대비해 국경에 병력을 대거 배치했다고 전해진다. 북중간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Q. 핏줄에게 배척당한 사례는
- 김정일이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삼촌 김영주와 이복동생 김평일이 제거됐다. 죽음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김영주는 자강도로 유배시켜 평양에 오지 못하게 했고, 김평일은 23년간 해외 대사직을 시켰다. 제작년 김정일이 죽었을때 장례식에 오느냐 마느냐 할 정도로 권력의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했다. 김정은의 경쟁자는 이복형 김정남이다. 실제 권력다툼을 했다. 과거 김정일이 김정남을 후계자라고 과시한 적도 있다. 실제 김정남이 가지고 있는 천성적인 자유로움으로 자유분방한 행동을 해 제외됐고, 김정철은 상대적으로 권력욕이 약하다고 전해진다. 2009년 4월 평양에서 김정남 세력을 친 적도 있다. 그때 싱가포르로 도망치고 지금도 떠돌고 있다. 김정은이 형을 치고 권력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아버지에 못지 않다. 오히려 한수 위이다.

+++

Q. 김정남 단독 인터뷰, 사연은
- 당시 안성규 기자, 신인석 사진 기자가 마카오로 출장을 갈때 중앙선데이를 지휘했던 편집국장이었다. 김정남을 만나려고 두차례나 출장을 보냈다. 저것은 두번재 출장때 마지막 날 김정남 찾기를 포기하고 돌아오려던 찰나였다. 그런 상태에서 안성규 기자 팀이 음식점 주인으로부터 김정남이 마카오 호텔에 투숙했다는 얘기를 들어 38층 건물에서 한 군데를 찍어 갔더니 기적같이 김정남과 한 여인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끝까지 기다렸다가 엘리베이터앞에서 포착한 것이다. 김정남도 처음에 호기심을 보였다가 인터뷰 시간은 짧고 하니 돌직구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동생 김정은이 김옥의 자식이 아니냐는 설이 있었다. 그래서 물었더니 김정남은 깜짝 놀란 것이다. 김정남은 속으로 김옥의 자식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김정은은 후계자의 자격이 없다고 마카오에서 주장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두번째 관심사는 망명설이었다. 그래서 직접 물어봤는데 망명은 아니라고 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현재 이순간 김정은이 권력을 확립하고 김정남을 보호하던 장성택이 사라진 시점에서 김정남에게는 더 불안할 것이다. 망명설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Q. 김정남, 권력의지 있다고 보나.
- 안성규 기자가 물었을 때 후계자가 아니다,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때가 되면 권력은 살아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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