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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박신혜 "시나리오 읽고 매니저도 울고, 나도 울고"

입력 2013-01-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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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방의 선물' 박신혜 "시나리오 읽고 매니저도 울고, 나도 울고"


배우 박신혜(23)는 늘 싱그럽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활력이 넘치고 신인 배우인듯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데뷔 10년차에도 '신선도'를 유지한 비결은 다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 또한 작품마다 캐릭터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줘 '배우 박신혜'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최근 행보도 흥미롭다. tvN '이웃집 꽃미남'에서는 엉뚱한 매력의 고독미를 연기 중이고,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는 가슴을 울리는 연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주연급 조연' 박신혜의 활약 덕에 영화도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폭넓은 연기가 가능한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점도 만족스러울 듯. 데뷔 10년 만에 '한류퀸''로코퀸'으로 성장한 박신혜를 만났다.

-'7번방의 선물'을 선택한 이유는.

"매니저가 시나리오를 읽더니 곧 울어버리더라. '울 사람이 아닌데, 왜 저러나' 싶었다. 근데 나도 똑같이 눈물이 흘렀다. 지금까지의 박신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나의 큰 도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초반·중반·후반에 모두 나와서인 것 같다. 7회차를 찍었는데 촬영 분량이 거의 살았다. 감독님이 많이 아껴준 것 같다. 초반에 영화 홍보에서 빠진게 굉장히 죄송한데 감독님은 '우리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내셨다."

-모의 법정에서의 힘있는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법정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선배님들의 존재감도 큰 도움이 됐다. 법정 신에서는 독백에 가까운 연기를 하는데, 뒤에 계신 선배들이 든든하게 받혀줘 따듯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들었다."

-류승룡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눈이 맑은 아이'라고 평가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진짜 아빠 같은 분이다. 정말 따듯하고 포근했다.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오달수·김정태 선배 등 함께 출연한 선배 연기자들은 묵직함과 단단함이 좋았다. 오달수 선배님은 의외로 진중한 모습에 놀랐다."

-친아버지도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굉장히 무뚝뚝한 분인데 두 번 보고 엄청 울었다고 들었다. 두 번째 보실 때 더 울었다고 하더라. 처음이랑 두 번째 봤을 때의 느낌이 다른 영화라서 그런 것 같다."

-'박신혜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어'라는 평가도 있다.

"'박신혜에게 이런 면도 있었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 동안의 연기들이 정극 스타일이 아니었고, 판타지적인 면도 있었다. 캠퍼스물에서는 업 된 모습을 보여줘 왔다. 최근에 정극 연기가 없었던 것 같다."

'7번방의 선물' 박신혜 "시나리오 읽고 매니저도 울고, 나도 울고"


-데뷔 10년차인데 아직도 신선한 느낌이 있다.

"다작을 하지 않아서인 것 같다. 팬들에게도 연기자 보다는 '인간 박신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왔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억지로 뭔가를 시도하지도 않았다. 억지로 성인 연기자가 되려고 했다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 같다."

-'로코용 배우'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또 '이웃집 꽃미남'에 출연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미묘한 차이가 있고 그런 부분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다. '로코용 배우'에는 오해가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최근 3~4년 동안 세 작품 밖에 하지 않았다. 사실 정극('천국의 계단')으로 데뷔했고 이후에서도 악역 연기 등 다양한 역할을 해봤다. 근데 어린 나이에 멜로를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미남이시네요'를 하면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로코퀸' 이라고 하는데 진짜 '로코퀸'은 김정은 선배라고 생각한다. '울랄라 부부' 정말 재미있게 봤다."

-연기자로서의 고민은 없나.

"새로운 친구들이 항상 데뷔하고 연예계 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보니 이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근데 그 정도의 긴장감은 누구나 있을 것 같다. 스트레스나 상처를 받아도 밖에서 잘 풀어버리는 편이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름이면 웨이크보드를 즐긴다."

-그 동안 슬럼프는 있었나.

"대학교 1학년때 있었다. 난 대학에 입학하면 캠퍼스 생활이 하고 싶었는데 고아라·김범 등 대학 동기들은 당시 엄청나게 활동했다.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던 거 같다."

-인터넷 댓글에도 상처받는 타입인가.

"한 번은 부모님 이야기를 나쁘게 한 적이 있어서 상처를 받았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영화 흥행 스코어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을 봤더니 정용화-박신혜 열애설 부인 기사가 도배돼 있더라. '또야'하고 휴대폰을 던지고 다시 잤다."

-이젠 열애설도 지겹겠다.

"아직까지도 둘 사이를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신기하다. 드라마에서 우리가 얼마나 잘 어울렸으면 그런 오해를 할까 생각한다. 최근에 씨엔블루의 신곡들 들어봤는데 참 좋더라. 용화는 노래도 잘하고, 작곡도 잘하는 인재다."

-영화 홍보에, 드라마까지 출연 중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

"사실 지난 토요일에 응급실에 실려갔다. 새벽에 미술관 신을 촬영하는데 몸이 무거웠다. 대사를 하는데 발끝부터 찌릿찌릿한 것이 올라오더라. 앞이 보이지 않더니 '지금 주저앉지 않으면 큰 일 나겠다' 싶은 거다. 결국 응급실에 실려갔다."

'7번방의 선물' 박신혜 "시나리오 읽고 매니저도 울고, 나도 울고"


-가수 이승환에게 캐스팅됐던, 10년전으로 돌아가도 배우를 선택하겠나.

"물론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고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 같다. 사실은 선배님이 가수를 시키려고 캐스팅했는데, 회사 식구들이 노래보다는 연기가 낫다고 판단해 배우가 됐다."

-가수에 대한 욕심은 없나.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점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야금도 배웠고, 승마도 할 줄 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언제든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가수만 했다면 금세 지쳤을 것 같다."

-10년 후에는 어떤 배우로 남을까.

"그 때면 서른셋인데 고혹적인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을까. 김혜수·전도연·김희애·김성령 선배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박신혜'이기에 가능한 연기를 하고 싶다. 오십, 육십이 되도 연기를 하고 싶다. 어릴 때 연기를 하면 선생님들이 귀엽다고 좋아해줬다. 나도 그 정도의 나이가 돼 후배들을 보듬어 주고 싶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yks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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