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위원장은 목소리부터 외모까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연설 스타일을 흉내내려 애쓴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북한 주민의 향수를 자극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됩니다.
이승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무게를 잡는 목소리와 책을 읽는 듯 단조로운 억양.
할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을 쏙 빼닮았습니다.
전문가의 목소리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정은/2013년 신년 연설 : 친애하는 동지들! 원대한 포부와 최후 승리에 대한 신심에 넘쳐 새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김일성/1994년 신년 연설 : 친애하는 동지들 동포 형제 자매들! 오늘 우리는 영웅적인 투쟁과 유훈으로 빛나는….]
두 사람의 소리 성분을 나타내는 선입니다.
높낮이와 형태가 거의 비슷합니다.
[배명진/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 발성기관에서 나타나는 외형적 골격과 말투에서 나타나는 혀의 움직임 치아의 구조에서 나타나는 공명점까지도 유사하게 닮아 있습니다. 90% 이상 목소리 톤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머리는 뒤로 넘기고 옆머리는 바짝 깎은 외모는 물론 마이크 앞에 선 모습도 할아버지와 흡사합니다.
김일성 전 주석에 대한 향수와 권위를 이용해 부족한 리더십을 보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혁명 계승자로서 할아버지를 연상하게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출한 것 같고, 리더십을 조기에 정착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앞서 평양에선 이례적으로 신년맞이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이설주가 부부동반으로 제야 공연을 관람하는 등 새해 분위기를 한껏 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