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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물 속에…" 김홍일 생존 가능했던 이유는

입력 2012-09-15 01:02 수정 2012-09-15 12:31

산에서 52일 김홍일, 첫 일주일은 계곡물로 버텼다
도피 생활 55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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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52일 김홍일, 첫 일주일은 계곡물로 버텼다
도피 생활 55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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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일 동안 산속에서 숨어 지내며 마대자루 속에서 동면하는 곰처럼 웅크리고 잠을 잤다.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일주일간 계곡물만 마시기도 했다.

 울산에서 자매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달아났다 13일 경찰에 검거된 김홍일(27)의 도피생활 모습이다. 김홍일이 검거되기까지 도망 다닌 기간은 55일. 그는 이 가운데 52일 동안 산속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중앙일보 9월 14일자 18면]

 김홍일은 지난달 20일 울산시 중구 성남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잠자던 박모씨 자매를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이후 이틀간 자신의 모닝 승용차를 이용, 고속도로 졸음쉼터 등에서 보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모교인 부산시 기장군 한 대학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 안에서 이틀을 머무른 그는 24일 이 대학 뒤편에 있는 함박산(해발 591m)에 올랐다. 찢어진 청바지, 검은색 반팔티셔츠, 점퍼 차림이었다. 손에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과자 1봉지와 주스 1캔이 들려 있었다. 함박산은 산세가 험해 등산객도 거의 찾지 않아 은신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김홍일을 조사 중인 울산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대학 시절부터 지리를 잘 알고 있던 함박산을 은신 장소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산 중턱(해발 400여m)에 터를 잡았다. 잡풀이 적은 30도짜리 경사지를 골랐다. 산에 오르는 사람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곳이다. 그는 우선 마실 물이 필요했다. 비와 바람, 모기도 피해야 했다. 다행히 주변에 폭 2m 남짓의 작은 계곡이 보였다. 처음 일주일간은 계곡물로만 배를 채웠다. 독초와 구별하기 힘든 야생초는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31일께 우연히 은신처와 직선거리로 1㎞쯤 떨어진 곳에서 송전철탑 공사현장을 발견했다. 공사장에서 마대자루 6~7장을 들고 와 '침낭'으로 사용했다. 마대 안에 몸을 넣어 웅크린 채 잠을 잤다. 낮에도 주로 잠을 잤다. 며칠 뒤에는 공사 현장에서 캔커피 49개와 0.5L짜리 생수 31병, 스포츠 음료 8개, 빵 8봉지, 삶은 계란 3개, 오렌지 주스 캔 4개 등을 훔쳤다. 검거될 때까지 이들 물품으로 버텼다. 울산대병원 김문찬(51) 가정의학과 과장은 "미네랄 성분이 포함된 계곡물만 잘 마셔도 10일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50일 넘게 혼자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은둔형 외톨이 성격도 한몫했다. 그는 20여 년 전 부모가 이혼하면서 어머니 손에서 컸다. 자신이 좋아했던 피해 자매 언니 주변 인물을 제외하고는 전혀 만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도피생활에 지친 그는 검거 전날인 12일 오후에는 자수하기로 하고 산 밑 주택가를 찾기도 했었다. 김홍일은 경찰에서 "산속에서 자살도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의 도피생활은 버섯을 캐기 위해 산을 찾은 등산객의 신고로 막을 내렸다. 경찰은 14일 김홍일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울산=김윤호 기자

[사진=연합/뉴시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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