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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투기·작전…코스닥이 무너진다

입력 2012-09-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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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투기·작전…코스닥이 무너진다


코스닥 상장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는데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

흔히 중소벤처기업 비중이 높은 까닭에 `코스피는 실적을 먹고 살고 코스닥은 꿈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코스닥이 지나치게 `꿈'만 강조하면서 주가가 부풀려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주기적으로 코스닥시장에서 터져나오는 `작전'이나 주가조작, 분식회계, 내부자거래 사건은 `큰 손'인 기관과 외국인의 외면을 초래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위주의 코스닥시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력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한국이 미래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 코스닥, 불법행위에 테마주까지…리스크↑ 신뢰↓

코스닥 시장은 본연의 성격인 '고위험 고수익' 가운데 '고위험'만 갖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내부자 거래와 임직원 횡령·배임 등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종 테마주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디오텍[108860]에서는 과장급 직원이 이 회사 자기자본의 10.44%에 달하는 43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하루아침에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나 임직원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아 해당 기업이 퇴출하는 사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 엔케이바이오[019260], 파나진[046210], 씨앤에스테크놀로지, 휴바이론[064090], 보광티에스 등도 임직원의 횡령·배임 혐의라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곳이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직원에 의한 공시정보 유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 시장운영팀의 한 직원이 코스닥 상장기업의 중요 공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코스닥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한국거래소에서 정보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본격적 대선정국에 돌입하면서 각종 정치 테마주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정치 테마주 9종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102.5%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5종이 코스닥 종목이었다.

불공정 거래 문제 외에도 코스닥 시장이 자금조달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중소벤처기업들이 상장을 꺼린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재정금융부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많은 코스닥 시장과는 달리 개인 투자자 중심의 코스피 시장은 등락폭이 크고 장세가 불안해 안정적 자금조달이 어렵다"면서 "코스닥에 상장하느니 아예 몸집을 키워 코스피로 바로 가겠다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코스닥 디스카운트' 없어야 시장 산다

2008년 이후 코스닥 지수가 500선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기업마저 줄어들면 시장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시장 부진이 지속되자 한국거래소가 `시장 살리기'에 나섰지만 결실을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지난 6월에 첨단기술주를 상장ㆍ유치해 코스닥시장을 재정립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 이탈하는 우량기업을 막지 못하면 위상 재정립이 어렵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ㆍ페이스북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을 예로 들며 "코스닥 시장이 성장하려면 우량기업이 상장되고, 그 기업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몸집을 불린 뒤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2008년 `대장주'였던 NHN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실제로 크게 동요한 바 있다.

당시 횡령ㆍ배임 혐의와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코스닥시장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NHN이 `탈(脫) 코스닥'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중공업, 기업은행,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LG유플러스, 하나투어 등은 등은 현재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지수에 속해 있지만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했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코스닥 상장업체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을 첨단기술주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거래소 방침에 동의하지만 문제는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무시할 수 없어 시장에 진입하려는 대형 IT기업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장업체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위상을 재정립하고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유가증권시장과 분리해 경쟁시키는 등의 `파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연내 개설되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가 코스닥시장 소형주 상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넥스는 코스닥시장과 프리보드에 상장된 기업 이외의 중소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곳으로, 진입 요건이 코스닥시장보다 낮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코넥스에 대해 "유명무실해진 프리보드와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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