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 선수들의 체중에 큰 변화가 생기는 시점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21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50경기 이상을 치르고 나면 몸무게가 늘어나는 선수들이 생긴다. 야간 경기가 끝나고 늦은 저녁을 먹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살이 찌면서 신체 밸런스가 깨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했다. 때마침 타격 훈련을 마친 양성우(23)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프로 첫 시즌을 뛰고 있는 대졸 신인에게 자기관리를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너, 바지가 터지려고 한다."
한대화 감독=양성우의 다리에 꽉 낀 바지를 보고 면박을 줬다.
"(바지를 위·아래로 열심히 잡아당기며) 아닙니다. 바지가 작게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양성우=바지가 작아서 몸에 달라붙은 것이라는 항변. 긴장하는 듯 했지만 할 말은 다 한다.
"거짓말하지마. 이 놈, 너 살쪘지?. 배 나온 것 좀 봐라."
한대화 감독=시선을 상체로 옮겼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를 보고 놀란 모양.
"(배를 어루만지며) 신인이 이 정도 배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뱃속에는 당찬 포부가 들어있으니까요."
양성우=입심 좋은 한대화 감독과의 대결에서 완승했다. 신인의 당찬 한 마디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