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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월급 받자" 월지급식 은퇴상품 열풍

입력 2012-05-02 00:17 수정 2012-05-02 05:24

사적 연금시장 2020년엔 10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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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연금시장 2020년엔 1000조

"100세까지 월급 받자" 월지급식 은퇴상품 열풍[일러스트=김영희]

대기업 부장 출신 김모(56)씨는 올 1월 은퇴했다. 금융자산이 3억원 있어 갑작스러운 은퇴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월급이 끊기니 적잖이 당황했다. 금융자산 대부분을 주식으로 운용해 와 당장 생활비 마련조차 쉽지 않았다. 매달 꼬박꼬박 이자를 주는 금융상품이 아니다 보니 수치상 자산은 3억원이지만 손에 쥐어지는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장 쓸 수 없는 돈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은퇴 후에야 깨달았다"며 "매달 돈이 나오는 상품에 비로소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 초부터 기회가 되는 대로 주식을 처분해 금융자산 대부분을 주가연계증권(ELS) 등 월지급식 상품으로 갈아탔다.

 금융시장에 100세(은퇴시장) 열풍이 불고 있다. 김씨처럼 수익이 불안정한 주식이나 수익률이 낮은 은행 예적금에서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주는 은퇴상품으로 갈아타는 은퇴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선 "은퇴시장이 없었으면 요즘 같은 불황기에 자산관리 영업은 아예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00세까지 월급 받자" 월지급식 은퇴상품 열풍
 열풍의 진원지는 월지급식 시장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2007년 국내에 첫선을 보일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은퇴시장 성장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 및 ELS는 2010년 6조원에서 지난해 9조원으로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이 추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과거 일본의 금융투자시장 규모와 고령화 정도 등을 감안해 국내 시장을 분석한 결과 현재 9조원인 월지급식 시장은 2015년에 10배가 넘는 107조원, 2020년엔 206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소 김진웅 차장(보험계리사)은 "국민연금을 제외한 사적 은퇴연금 시장 역시 2011년 246조원(국민연금 제외)에서 2020년엔 98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도 은퇴시장은 200조원이 넘는 거대시장이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사별로 은퇴(100세) 관련 연구소를 세우는 건 기본이 됐다. 이 같은 100세 열풍에 대해 전문가 진단은 엇갈린다. 미래에셋 강창희 퇴직연금연구소장(부회장)은 "우리 사회가 최근 급속히 고령화했지만 실감하지 못하다가 베이비부머 은퇴자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다들 은퇴를 눈앞의 현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수요 있는 곳에서 비즈니스 하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은퇴 비즈니스는 금융회사의 몇 안 되는 성장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김진영 은퇴설계연구소장(상무)은 "'은퇴'를 내건 연구소가 우후죽순 생긴다는 건 금융회사도 뭘 어떻게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고객이 금융회사만 믿을 게 아니라 투자자산과 은퇴자산은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나헌남 자산관리본부장(상무)은 "지금은 자산관리가 단기 일회성에서 노후까지 고려하는 장기상품으로 진화되는 과정"이라며 "부자든 아니든 미래에 대한 준비는 누구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리.김수연 기자 sean1008@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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