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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강화마루, 발암물질 '범벅'…심하면 폐암 유발

입력 2012-04-02 22:40

대부분 중국산…겉으로 봐선 구별 안돼
정부 관리 관독 없는 '단속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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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중국산…겉으로 봐선 구별 안돼
정부 관리 관독 없는 '단속 사각지대'

[앵커]

발암물질 때문에 벽지나 바닥재 고를 때 꼭 '친환경 제품' 고집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런데 친환경이라는 강화마루, 이거 믿을 게 못 됩니다. JTBC가 조사해 보니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친환경 강화마루의 절반에서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습니다.

친환경 강화마루에 숨은 진실, 이상재 기자가 파헤쳐 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현장.

바닥에 강화마루를 시공하고 있습니다.

마루와 마루를 홈 사이에 끼워 맞추는 겁니다.

접착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공법으로 알려지면서 한 해 2000억원 넘게 팔립니다.

[안○○/경기도 부천시 E인테리어 대표 : 목재를 끼우는 거잖아요. 본드를 안 붙이는 것이고. 일반마루, 합판마루… 그건 못 써요. (여기는 포름알데히드가 하나도 없나요?) 네, 그럼요. 웰빙 마루 아니예요? 그냥 그대로.]

과장된 얘기입니다.

강화마루는 고밀도 나무 자재를 압축한 다음 그 위에 코팅한 종이를 붙여 만듭니다.

목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접착제 즉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들어갑니다.

포름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 심하면 폐암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유해물질인 까닭에 리터당 1.5mg 아래로 검출돼야 친환경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유명 탤런트를 모델로 내세운 이 회사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0.1mg이라고 자랑합니다.

[최○○/P업체 상무 : 환경부에서 얘기하는 친환경 최고 등급은 0.3mg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 0.3mg 이하면 'SE0'라고 표현하는데 저희가 시험을 의뢰해 보니 0.1mg이 나왔어요.]

하지만 JTBC가 공인인증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2.2mg이 나왔습니다.

광고한 내용보다 무려 20배가 넘습니다.

회사 임원은 오히려 인증기관을 의심합니다.

[최○○/P업체 상무 : 어떤 과정에서 어떻게 (시료가) 채취됐는가 중요한 부분일 수 있고요. 중간에 어떤 물량 변화가 있는 것인지 저희가 체크해봐야 할 문제지요.]

JTBC가 의뢰한 16개 제품 가운데 8개가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심지어 친환경 기준치보다 6배를 넘은 경우도 있습니다.

[신○○/A업체 과장 : 왜 이렇게 나왔지? 이렇게 나오면 (포장을) 뜯었을 때 냄새가 확 나야 하거든요.]

포장엔 친환경이나 웰빙, 청정 같은 화려한 문구를 적었지만 내용은 발암물질 덩어리인 셈입니다.

[김신도/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 :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10을 넘었다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히 있다고 봅니다. 포름알데히드 같은 물질이 아토피부터 피부병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바닥을 기어 다니는 어린아이한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업체가 제시한 결과와 공인기관 측정치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B업체 간부 : (문제가 된 제품은) 거의 100% 중국산이라고 볼 수 있어요. 중국산 (유통)업체들은 테스트하기 전에 시료를 조작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보통 '베이크 아웃'이라고 하지요. 시료를 오븐 같은 기구를 통해 구우면 포름알데히드 수치가 낮아지거든요.]

공인기관이 의뢰 받은 시료에 대해서만 인증을 한다는 점을 악용한다면 인증 시료와 판매 제품이 다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는 분통을 터트립니다.

수원에 사는 주부 이모씨.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가 걱정돼 아파트를 리모델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

[이○○/경기도 수원시 영화동 : 전문가가 아닌 제가 보더라도 아이가 (공사 전보다) 더 많이 긁고 짓무르기도 하고… 굉장히 어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마루를 정말 뜯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제품 대부분은 강화마루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겉으로 봐선 국산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은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부서집니다.

[김상윤/마루유통업체 부장 : 이런 제품 같은 경우는 (홈이) 푹푹 잘라집니다. 이게 마루입니까? 시공을 해놓으면 나중에 MDF(합성목재)라서 수축 팽창을 해요. 그래서 (틈이) 다 벌어져요. 거의 98%가 하자(불량)라고 보면 됩니다.]

소비자 가격은 평당 6만~8만원대. 국산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심하게 바가지를 씌우기도 합니다.

[안○○/부천시 E인테리어 대표 : 평당 10만원씩은 돼요. (30평이라면) 한 300만원 들어요.]

더 심각한 문제는 마루 바닥재가 '단속 사각지대'라는 점입니다.

저품질의 중국산 마루를 수입해 환경 등급을 속인다고 해도 처벌할 방법이 없습니다.

친환경 등급 기준은 있지만, 단속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1.5mg 이하로 강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 하지만 시행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송○○/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관계자 : 규제 심사를 합니다. 심사를 거쳐야만 (규제안이) 확정 되는 것입니다. 2013년 1월 1일을 (시행)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리 감독의 눈을 감고 있는 사이,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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