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클라는 방송 중계권과 뉴미디어 사업 재판매 권리를 통해 구단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 두 배 수준이다.
케이블·위성 관련 권리로만 117억원(표3 참조)이 추산된다. 에이클라의 추정 수익을 분류한 뒤 항목별 금액을 합산해 2019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액수를 산출했다. 이 시기에 평균 매출액은 약 267억원. 여기서 재판매 매출 금액이 12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크다.
에이클라는 스포츠 케이블 3개 사(SBS Sports·KBS N SPORTS· MBC SPORTS+)를 제외한 케이블 2구좌에 대해 재판매 권리를 갖고 있다. 이 중 1구좌는 skySports와 계약했고, 나머지 1구좌는 자사 방송 채널 SPOTV를 선정했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2014년이 끝난 뒤 기존 중계 채널인 CJ 계열 케이블사 XTM이 재계약을 포기했다. 업계에는 "중계권료와 제작 비용이 터무니없이 높아 발을 뺐다"는 소문이 돌았다. 향후 몇몇 스포츠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도 XTM과 유사한 사례가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
2015년 스포츠 케이블 방송 3개 사가 KBO에 지급한 중계권료는 각각 44억원 수준이었다. 취재에 어렵게 응한 모 마케팅 관계자는 "당시 에이클라가 skySports에 100억원 규모의 금액에 재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skySports는 제작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에이클라가 제작까지 대행하는 명목으로 높은 금액을 받았다. 업계가 추정하는 1년간 프로야구 중계 제작 인건비는 약 30억원 수준. 다른 방송사의 2배가 훨씬 넘는 금액을 낸 것을 놓고 업계에선 안타까운 시선이 이어졌다.
에이클라가 KBO에 지급한 중계권료는 120억원(2017년) 안팎이다. 중계권 대행사가 직접 중계를 담당하면서 수익이 크지 않았다는 항변이 가능하다. 에이클라도 전 구장 중계를 통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익 창출 면에서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채널 사업권을 행사하며 수익이 따랐기 때문이다.
'귄리 집중' 에이클라, 중계권 사업 최대 수혜자
에이클라의 대표적 수익원은 수신료와 광고 매출이다. B방송사 관계자는 "SPOTV가 보유한 채널 중 프로야구를 중계하지 않는 채널도 있다. 다른 콘텐트를 갖고 플랫폼에 들어가면 받을 수 없는 수신료를 프로야구를 중계한다는 이유로 수신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수신료는 채널 연 매출의 50~60% 수준인 75억원(표 3의 *매출 항목 참조)이다. 프로야구 중계 덕에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광고 매출(60억원)도 같은 맥락이다.
2017년 KBO에 줘야 하는 분담금(120억원·표 1 참조)과 제작비(30억원·업계 평균 수준으로 적용) 합산 비용은 150억원 정도다. 케이블 위성 권리의 매출은 중계 대행 수수료 12억원을 포함해 267억원 수준이다. 약 117억원의 수익이 나온다. 구단이 한 해 동안 받는 금액의 2배가 넘는다. 여기에 비포털 온라인, 즉 뉴미디어 사업 권리도 있다. 최근 재계약은 2014년에 이뤄졌고, 2018년까지 에이클라가 행사한다. 2008년부터 독점해 온 부분이다. 아프리카TV, 티빙(tving), 판도라TV 등에 중계뿐 아니라 더티피드(현장 그림과 현장음은 물론이고 자막과 해설까지 합쳐진 방송 본 상태) 영상 소스도 재판매했다.
결과적으로 KBOP와 프로야구단 그리고 방송사들의 판단 미스다.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 2009년 IPTV 시대가 도래하는 등 뉴미디어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 시기에 에이클라가 적은 돈에 권리를 사서 큰돈에 되팔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뉴미디어 사업권 권리로 KBO에 지급한 비용은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이 시기의 수익은 연간 95억원 규모. 업계 관계자의 다수는 65억~70억원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14년 각 구단의 중계권 분배금은 약 30억원이다.
특정 업체만 가져간 권리… 방관한 KBOP
방송사도 불만이 크다. 자사의 역량을 들여 만든 영상이 다른 업체의 수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 내용이라는 이유로 KBO는 개입하지 않았다. 그나마 KBO가 IPTV와 직접 계약하면서 에이클라의 뉴미디어 재판매 매출이 줄었다. 2014년 이 권리에 대해 재계약할 때 지급한 금액은 기존 10억원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출액은 85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전보다 줄었다 하더라도 비용을 뺐을 때 15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에이클라의 선견지명과 사업 수완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야구 관계자들은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과 경기 중계 등을 놓고 KBO가 어려움을 겪던 초반, 에이클라가 좋은 파트너십으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묘하다. 재계약 시점마다 특정 업체가 큰 권리를 얻었다. KBOP는 대행사에 일임한 뒤 뒤로 빠졌다.
그 과정에서 유착 논란도 있었다. 기형적인 구조 속에 한 기업만 급속도로 성장했다. 방송사들은 "KBO가 중계권과 뉴미디어 권리를 통합해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 모델이 창출되면 중계권료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구단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구단의 중계권 수익은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울상이다. 도대체 이익은 누가 가져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