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에서 K팝으로, 한국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고민의 결과 30회 시상식은 오는 2016년 1월 20~21일 열린다. 잠재적 문화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고 판단했다.
골든디스크는 30년의 역사를 지켜온 대한민국 대표하는 가장 공정하고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쟁취한 뒤 '가수'로 인정받았고, 본상을 거머쥔 뒤 '스타'로 뻗어나갔다. 대상을 차지한 뒤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골든의 세월과 함께 울고 웃은 스타는 누가 있을까. 30회 동안 가장 빛났던 스타 10명(팀)을 선정했다.
'가왕' 조용필에 이은 두 번째 주인공은 발라드로 시대를 풍미한 '발라드 왕자' 변진섭(49)이다. 변진섭은 4회(1988) 골든디스크 신인 가수상을 받았고, 5회와 6회 시상식에서는 무려 대상으로 점프했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되는 tvN '응답하라 1988'의 시대적 주인공 역시 그다. 변진섭과 골든디스크의 역사의 순간들을 뒤돌아봤다.
▶골든디스크 최초의 2회 연속 대상 수상자
초창기 골든디스크에서 변진섭은 가장 굵은 획을 그었다. 87년 연말 1집을 발표하고 '홀로된다는 것'으로 신인 가수상을 받았다. 이 앨범의 인기는 이듬해까지 이어졌고 89년 같은 앨범의 '너무 늦었잖아요'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앨범은 공식집계로 180만장이 팔렸다. 비공식적으로 판매된 수량까지 더하면 280만장은 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1990년은 변진섭의 인기가 최절정에 달해 있었다. 2집을 발표하고 '너에게로 또 다시'로 국내 모든 가요제 대상을 휩쓸었다. 이 앨범으로는 무려 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선배 가수인 이문세 정도를 제외하고는 라이벌을 찾기 힘든 독주 시기였다.
변진섭 또한 그 당시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골든디스크가 그 때는 유달리 명예스러웠다. 방송국 대상보다도 위라고 봤다. 음반을 가장 많이 판 가수가 받는 상이다보니, 대중이 사랑해줘서 받는 상이란 개념이 있어서 그랬다. 가장 리얼한 인기의 척도였다"고 소개했다. 변진섭은 방송보다는 공연에 치중해 골든디스크에 더 애착이 강했다. 그는 "나 같이 방송보다는 공연이나 음반 판매에 치중하면서,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은 가수들에게는 정말 욕심을 갖게 한 상이다"라며 "골든디스크 신인상을 받고는 더 바랄게 없었다. 가장 큰 명예였다"고 덧붙였다.
변진섭이 추억하는 당시의 라이벌은 누구였을까. 변진섭은 "골든디스크 대상을 놓고 라이벌이라고 한다면 이문세 선배였을거다. 음반 판매로는 항상 1~2위를 다툴 때였다. 이문세 선배도 음반 판매로는 독보적인 가수였다"고 말했다.
▶변진섭이 기억하는 발라드 르네상스, 그리고 '1988'
발라드 가수 계보에서 변진섭은 빠지지 않는다. 이문세로 시작해 변진섭·신승훈이 활동한 80~90년대를 '발라드의 르네상스 시기'라 부른다. 골든디스크 역시 발라드 가수들의 활약이 가장 독보적이었다. 이문세가 1987년 '사랑이 지나가면'으로 대상을 차지했고, 88~90년 변진섭이 골든디스크를 이끌었다. 가장 후배인 신승훈은 92년 '보이지 않는 사랑' 93년 '널 사랑하니까'로 2회 연속 대상 수상자가 됐다.
그리고 발라드 장르와 발라드 가수를 가요계 주류로 올려 세운게 변진섭이다. 변진섭 이전의 가요계는 댄스와 트로트, 비 트로트만 장르로 존재했다. 비 트로트계에서 변진섭이란 스타가 탄생하자, '발라드 왕자' 변진섭이란 말이 나왔고, 그 제서야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게 됐다.
변진섭은 "이 때 발라드가 주류 음악이 됐다. 그 흐름이 신승훈 씨 때까지 이어졌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나오기 전까지는 주류였다"면서 "제작자들은 되든 안 되든 발라드 가수를 제작해야 돈이 된다고 생각했다. 열이면 열 발라드 가수가 데뷔하던 시기였다"고 소개했다.
변진섭은 90년도 대상 수상을 끝으로 골든디스크와는 작별했다. 본인 스스로도 돈이 되는 음악보다는 아티스트로 더 인정받길 원했다. 소속사를 떠나 독립을 결정한 시기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대중과도 조금씩 멀어졌다. 그랬던 변진섭을 다시 소환한 건 최근 방송되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이다. 극 중 혜리(덕선)는 고경표(선우)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변진섭 1집 카세트테이프를 독서실 책상 위에 올려 둔다. 테이프에는 사탕이 붙어있고 변진섭의 1집 수록곡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을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탕뿐'이라고 개사한 메모도 붙여 놨다. 당시 변진섭은 실제로 '오빠에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이란 팬레터를 많이 받았었다.
그는 "('응팔'은) 처음부터 봤고 나도 시간여행을 했다. 그 때로 돌아가서 재미있게 공감했다. 내 노래가 나오면 묘하고 반가웠다. 사실 내 노래가 또 언제나오나 하는 그런 기대도 한다"면서 "지금까지 소개된 것만 해도 정말 고맙다. 근데 이제 극중 '너에게로 또 다시'가 등장할 시기가 다가온다. 그 앨범이 소개되면 '희망사항' 같은 곡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하게 된다. '응팔' 덕을 많이 보고 있다. 나 자신의 재조명도 되고 행사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응팔' 제작진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변진섭은 그 당시, 에피소드도 한 가지 소개했다. 그는 "당시 내 팬들은 덕선이 보다는 적극적이었다. 집 앞에 30명씩 서있고 그랬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차가 끊기면 집 앞에서 날을 샜다. 근데 우리 어머니가 그건 못 보겠다면서 여관이랑 장기 계약을 해서 팬들을 재워주고 그랬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