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우울감 경험률 등 정신건강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13.2%로 미국, 독일, 일본 등 29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29개국 평균(10.7%)보다 2.5%포인트 가량 높았고, 스위스(4.0%), 네덜란드(6.9%), 덴마크(7.8%) 등의 2~3배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자신감 상실 경험률도 11.1%에 달해 일본(12.0%)과 함께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였다.
한국인의 자신감 상실 경험률은 29개국 평균(7.3%)과 비교해 3.8%포인트 높았다. 스위스(1.7%), 미국(4.8%), 독일(5.4%), 네덜란드(5.9%), 노르웨이(6.4%) 등 주요 선진국과의 격차도 컸다.
한국인이 자신을 불행하다고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부패, 사회통합, 선택의 자유 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 지속가능위원회가 2010~2012년 세계 158개국의 행복지수를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는 5.98로 세계 47위에 그쳤다.
행복지수 주요 구성 요인을 1위인 스위스와 비교하면 1인당 GDP(스위스 1.40, 한국 1.24), 건강·수명(스위스 0.94, 한국 0.97) 등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부패인식(스위스 0.42, 한국 0.08), 생애선택자유(스위스 0.67, 한국 0.33), 사회적 지지(스위스 1.35, 한국 0.96) 등에서는 격차가 컸다.
조병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부패인식의 문제는 한국 사회에 부패가 만연하고 정책이 운용되는 절차가 투명하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사회적 지지의 부족은 경쟁이 지나치고 사회통합이 취약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생애선택자유의 부족은 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직업선택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개인의 역량과 역능성 개발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준다"며 "한국은 신체건강이나 경제력 측면에서는 선진국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부패, 사회통합, 선택의 자유 세가지 측면에서는 비교적 큰 차이가 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