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어버이날…'엄마는 오늘, 가슴이 더 미어집니다'
입력 2014-05-08 오후 1: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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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유가족들은 오늘(8일) 어버이날에 가슴이 더 미어집니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카네이션 꽃을 달아줄 것 같은 아이들이 안타깝게 가족들 품을 떠나갔기 때문인데요.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산 단원고 2학년 5반 문중식 군은 어버이날인 오늘, 엄마에게 지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최향순/고 문중식 군 어머니 : 작년 가을에 아빠 지갑을 사왔더라고요. 15만 원 주고 백화점에 가서. 아빠 것만 사줘서 자기 나름대로 엄마가 (마음에) 걸렸는지 이렇게 문자가 왔더라고요.]
혹시나 엄마가 서운해할까 '엄마도 사주려고 용돈을 모은다'며 문자를 보냈던 자상한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중식 군은 돌아오지 않았고 엄마는 오늘, 가슴이 더 미어집니다.
[최향순/고 문중식 군 어머니 : (매번 어버이날엔) 그런 성의 표시는 할 줄 아는 아이였고, 저한테 약속한 게 있어요. 엄마 지갑 사준다고. 돈 모아서.]
대신 중식 군이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기도하는 모습의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최향순/고 문중식 군 어머니 : "아빠, 구조대원이 온다고 그랬어, 구조되면 연락할게"라는 게 마지막….]
중식 군의 부모는 아이를 하늘로 보낸 마지막 날을 생각하면 비통함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최향순/고 문중식 군 어머니 : 발인하는 날 (병원관계자들이) 우왕좌왕해서 밖에 나가보니까 아이 시신을 밖에다가 1시간을 놔둔 거예요.]
중식 군의 부모는 아들이 이 세상에서의 모든 아픔을 잊고 친구들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