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4-04-09 오후 10:07:06수정 2014-04-09 오후 11:10:00
NC 다이노스가 새 홈구장 신축에 대해 공개적으로 요구사항을 밝혔다.
NC는 연고도시인 통합창원시를 향해 "마산종합운동장 내 주경기장에 새 야구장을 지어달라고"고 했다. 창원시는 신축구장 부지로 1, 2차 타당성 조사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구 진해육군대학부지를 지난해 1월 최종 선정했고, 이후 NC를 비롯한 야구계와 난항을 겪어왔다. 6월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박완수 창원시장은 경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시장직에서 사퇴해 창원시의 행정 시스템은 일시정지 상태다. 그동안 속앓이를 해온 배석현 NC 단장은 9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신축구장 부지를 딱 집어서 요구한 속사정을 설명했다.
-NC가 처음으로 신축구장 부지를 요구한 의도는 무엇인가.
"현재 창원시가 (신축구장 부지 문제를) 차기 행정부에 넘기려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신축구장 입지 문제가 계속 뒤로 밀리겠더라. 이달 초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의 홈 개막전을 치르면서 이태일 구단 사장과 공통적으로 (기존 무등야구장 옆 주경기장을 개축한) 챔피언스필드 사례가 모범 사례라고 판단했다. 광주 원정을 마치고 돌아와 우리가 선언하기로 했다. 물론 창원종합운동장이 접근성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 입지다. 그러나 우리 욕심만을 이야기할 순 없다. 창원종합운동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도청과 시청이 이미 창원쪽에 있어 차선으로 2순위 후보지가 현 마산구장 옆 마산종합운동장 내 주경기장 부지였다. 여러 전문가 의견도 있었고, 공사 일정도 최대한 맞출 수 있을 것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새로운 부지를 찾는 것보다 낫다. 가장 야구를 잘 할 수 있고 시너지 효과가 나는 공간이 마산종합운동장이라고 판단했다."
-약속된 신축구장 완공 기한이 2016년 3월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창원시가 연고지 협약을 맺으면서 2016년 3월로 신축구장 완공 시점을 약속했다. 그것에 근접할 수 있는 부지가 후보지 중에서는 마산종합운동장이다. 체육시설과 토목공사가 어느 정도 기반이 돼 있고, 인접 도로도 확보된 상황이다. 다른 부지는 설령 입지로 정하더라도 환경영향성, 도로접근성 등 여러 가지 인허가 절차가 있다. 다른 곳에 짓는다면 2016년 3월 데드라인은 불가능하다."
-마산종합운동장에 짓는다면 가능한가.
"창원시에서 발표한 각종 공사 공법과 투트랙 공법 등을 한다면 무한정 길어지지 않고 2016년 3월 전이나 봄에는 완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창원시의 새 행정부가 취임하자마자 7월에는 추진력을 내줘야 가능하다. 지금 행정부에서 손 놓고 있기보단 마산종합운동장에 신축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검토하길 바란다. 새 시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지금 있는 분들이 준비를 다 해놓고, 새 시장이 결정하면 바로 추진하는 것을 기대한다. 우리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게 창원시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구단에서는 6월까지 의사결정과 로드맵을 주지 않으면 자구책을 강구할 것이다."
-자구책은 어떤 방법인가.
"지금도 물밑으로 (연고지 이전) 제안이 들어오는 후보 도시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6월 말 이전까지는 공식 검토는 안 할 생각이다. 하지만 6월 말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면, 애초에 창원시가 KBO와 구단에 약속한 것(2016년 3월 완공)을 납득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창원시는 아니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창원시에 적극적으로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그런 바람에서 마산종합운동장을 신축구장으로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단 창원시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좋다."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의 장점은 무엇인가.
"마산 야구의 역사는 100년이다. 창원은 이미 축구도시다. 축구센터도 있고. 마산은 100년 전통을 살려 야구에 대한 성지, 야구도시 마산의 이미지를 갖고 갔으면 한다. 구도 부산이라고 하지만, 부산보다 먼저 마산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마산에 창신고라는 학교가 1914년에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해서 마산에 야구타운을 만들면 좋겠다. 챔피언스필드를 보면서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최선은 안되더라도 차선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창원시가 시장의 사퇴로 행정부 공백 상태다.
"(시에서) 결정을 못하더라도, 그 위치에서 구단도 얘기하고. 시민들도 이야기하는 게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대해 가능성과 공기나 건축비용이나 검토해 새 시장이 부임하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달라는 거다. 결정은 못해도 조사는 할 수 있으니깐."
-그런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은 하고 있는 것인가.
"오늘(9일) '마산 야구타운 조성 시민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했고, NC 구단도 공식적으로 얘기했다. 구단과 시민운동본부가 협조해 창원시에 요청을 하려고 한다. 개막전에 창원시 부시장이 왔고 이야기도 했다. 시설사업단과도 이야기는 하고 있다."
-만약 NC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현재 마산구장까지 야구장이 2개가 된다.
"야구장이 2개 있으면 아마야구에서 좋아한다. 광주나 마산 같은 곳은 그래도 겨울에 온난한 편이라서 구장이 있으면 대회나 훈련도 가능하다. 아마야구 대회장을 가보면 야구장이 하나밖에 없으니 하루 소화할 수 있는 경기수가 3~4개뿐이다. 2개 구장이면 프로 일정이 빌 때는 아마야구 대회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우리 구단 입장에서는 퓨처스(2군)리그가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차이가 크다. 1년에 64경기만 있는 마산이 아니라, 1년에 100경기 넘게 야구가 열리고 아마야구까지 합치면 150경기 정도가 열린다고 생각해봐라. 주위 상권도 살아나고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야구장 2개가 낭비라는 시각도 있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 놔두는 것이 오히려 낭비다. 주경기장이 천연잔디인데 그곳에서 우리 선수들이 웜업도 못 한다. 저 잔디는 관상용이다. 1년 관리 비용도 꽤 있다고 들었다. 지금 주경기장 내에 있는 산하단체 사무실이 고민거리일 수 있다. 관변단체를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시에서 검토하고 알아본다면 해결될 수 있다."
-신축구장 부지를 새로 선정한다면 구 진해 지역에서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
"최근의 기류상 진해는 아니다라는 분위기는 형성됐다. 지난주 군항제 때 진해로 넘어가는데 차가 막혀 못가겠더라. 진해 사람들도 야구장이 처음 지어진다고 했을 때는 박완수 시장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생각했지만, 내가 만난 진해 사람들 이야기는 야구장보다는 교육와 휴양시설 등 안정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소비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야구장이 진해에 들어온다고 해도 1년에 홈 64경기 동안 '우~' 왔다가 경기 끝나고 다들 빠져나가기 바쁘면, 차만 막히고 실제 경제적인 효과는 없다는 생각들을 하더라. 또 부지로 선정된 인근에는 초중고 사립학교의 면학 분위기다. 진해는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인데 그런 분위기를 깬다는 의견도 있더라. 이제 다들 진해가 아닌 다른 부지가 낫겠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2016년 3월까지 지어야 한다는 것은 잊고 있는 것 같다. 야구장 위치가 바뀔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기간도 중요하다. 약속이란 것이 시간을 동반하는데, 완공 시간에 대해 망각을 하고 있어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 구단이 KBO에 이야기해야 할 부분도 있고, 다른 구단들에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 박완수 시장이 입지에 관해선 'NC가 원하지 않으면 검토할 수 있다'는 두루뭉실한 메시지를 남기고 사퇴했다. 우리는 완공 시간에 대해서도 고민해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