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지난 1986년 첫 개최 후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국내 최고 권위의 가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며 한국 대중가요 음악사를 함께 일궈왔다. 골든디스크 수상곡들은 그 해를 대표하는 '국민'가요로, 오랜 시간이 흘러도 팬들의 추억에 깊이 아로새겨 졌다.
그렇다면 골든디스크 대상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노래와 가수는 누구일까. 골든디스크 대상 수상곡 중 여전히 가장 많은 울림을 남기는 노래를 팬들의 선택으로 선정했다. 2만여 명의 네티즌이 리서치 전문 사이트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을 통해 베스트 오브 베스트 대상 수상자를 직접 골랐다. 초대 수상자인 조용필부터 최초 아이돌 수상자 H.O.T, 고인이 된 아버지 대신 무대에 오른 김현식의 수상까지, 골든디스크 27년의 추억을 되돌아 봤다.
▶1위
제1회 1986년 조용필 28.4% 5556명
발매일 : 1985년 11월 15일
타이틀곡 : 정규 8집 허공
판매량 : 70만장(추정)
역시 '가왕'이다. 정규 8집 '허공'으로 70여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최고의 앨범으로 꼽혔다. 조용필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로 트로트까지 히트 시켰다. 여전히 전국민의 사랑하는 노래방 히트곡이다. 골든디스크와도 기막힌 인연이다. 1회 대상을 수상 후, 조용필은 그해 방송사 연말 가요 시상식을 끝으로 가요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1980년부터 86년까지 MBC·KBS 가요대상을 휩쓸어 온데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전년도 대상을 받은 조용필은 올해 시상을 하러 나와 "접니다"라며 본인을 호명하는 장면을 여러차례 연출했을 만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난 2005년 제20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올해 10년만에 낸 정규앨범 '헬로'로 음반 본상 후보에 오르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오빠 열풍'을 보여줬다.
▶2위
제2회 1987년 이문세 12.9% 2518명
발매일 : 1987년 3월 10일
타이틀곡 : 정규 4집 '사랑이 지나가면'
판매량 : 90여만장
이문세의 4집은 손꼽히는 명반이다. 타이틀곡 '사랑이 지나가면'을 비롯해 '이별이야기' '가을이 오면' '깊은 밤을 날아서' 등 수록곡 전부가 히트곡이 됐다. 요즘 음원시장을 빗대면 '차트 줄세우기'라 부를 정도로 전곡 모두 사랑 받았다. 2007년 음악전문웹진이 선정한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14위에 선정되는 등 높은 완성도와 대중성에서 모두 평가받았다. 당시 방송출연을 별로 하지 않아 KBS·MBC 등 지상파 가요시상식에서는 본상도 받지 못했지만 골든디스크에서는 대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작곡가 이영훈 특유의 고급스런 팝발라드의 이문세의 깊은 창법이 만들어낸 수작이란 평가. 이문세의 대상 수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반판매량을 토대로 시상하는 골든디스크만의 공정성이 돋보였다.
▶3위
제7회 1992년 신승훈 11.3% 2203명
발매일 : 1991년 11월 11일
타이틀곡 : 정규 2집 '보이지 않는 사랑'
판매량 : 158만장
골든디스크 무대를 가장 많이 밟은 가수 신승훈이다. 지금껏 발표한 정규 앨범 10장이 모두 골든디스크상 본상을 수상, 최다 본상 수상의 기록을 달성했다. 골든디스크 시상식의 진정한 산증인이자 아이콘이다. 그중 2집 '보이지 않는 사랑'과 3집 '널 사랑하니까'로 1992년과 1993년,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1992년은 신승훈의 한 해였다. 그해 14주 연속 음악프로그램 1위를 비롯해 KBS '가요대상'과 MBC '10대 가수 가요제' 등을 휩쓸며 진정한 '발라드 황제'로 우뚝 섰다. 베토벤 성악곡 '이히 리베 디히(Ich Liebe Dich)를 도입부에 넣는 파격적인 시도로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4위
제6회 1991년 고 김현식 9.2% 1806명
발매일 : 1991년 1월 26일
타이틀곡 : 정규 6집 '내 사랑 내 곁에'
판매량 : 110만장
27년 골든디스크 역사에서 가장 가슴 뭉클한 한 장면이었다. 김현식은 6집 작업을 마무리하던 중 1990년 11월 1일 서울 자택에서 간경화로 사망했다. 당시 33세. 유작은 그해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기록됐다. 당연히 1991년 시상식에서 대상은 김현식의 차지였다. 당시 무대에는 7세였던 김현식의 아들 완제 군이 아버지를 대신해 올랐다. 모두가 숙연한 가운데 완제군은 "아빠가 보고 싶다"며 펑펑 눈물을 흘려 장내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병색이 완연한 음색으로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를 외치던 김현식의 보컬은 20여년이 지나도 가슴 깊은 슬픔을 끌어올린다. 삶은 스러져도 음악은 영원하다는 말을 되뇌이게 한다.
▶5위
제10회 1995년 김건모 9.2% 1804명
발매일 : 1995년 2월 1일
타이틀곡 : 정규 3집 '잘못된 만남'
판매량 : 280만장
랩송으로 국민 모두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판매량 280만장이라는 국내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앨범이다. 음반시장이 음원시장으로 대체되면서 영원히 국내 음반사에서는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건모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정규 2·3·4집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그중 1995년 '잘못된 만남'은 한국 가요사의 한 획을 그으며 그 누구의 이견없는 확실한 대상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김건모의 승승장구는 2001년까지 이어졌다. 정규 7집 '미안해요'로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앨범의 신'으로 통했다.
▶6위
제16회 2001년 god 6.2% 1213명
발매일 : 2011년 11월 15일
타이틀곡 : 정규 4집 '길'
판매량 : 171만장
2001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방송 3사 '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대상까지 수상하는 등 '국민그룹'으로 불리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한 장의 단일 앨범으로는 마지막 밀리언셀러다. '100일간의 휴먼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매일 다른 주제로 구성된 콘서트 100회를 전회 매진시키는 등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모습을 동시 보여줬다. 2004년 윤계상의 탈퇴 후 다음해 네 명이 7집 '하늘 속으로'를 발매, 이후 9년여간 god 앨범은 없다. 하지만 2014년 다시 멤버들이 뭉쳐 새 앨범을 낼 것이란 소식이 들려 이들의 골든디스크 무대 복귀에 기대가 높다.
▶7위
제12회 1997년 H.O.T 5.4% 1064명
발매일 : 1997년 7월 5일
타이틀곡 : 정규 2집 '행복'
판매량 : 150만장
아이돌의 첫 골든디스크 대상이다. 1996년 데뷔해 이듬해 바로 대상을 받았다.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이후 무서운 기세로 소녀팬들을 끌어모으며 최강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잡았다. 2012년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에서 당시 절정이던 H.O.T 인기를 재조명 해 요즘 10대들에게도 그 명성을 알렸다. 골든디스크 대상 수상 후 지상파 가요시상식에서도 대상을 받으며 지금까지 기억되는 '레전드' 아이돌로 자리잡았다. 2001년 5월 공식 해체 후 강타와 문희준 솔로 앨범을 나머지 세 멤버는 jtl을 결성했다. 강타는 솔로로도 2001년과 2002년, 2년 연속 골든디스크 본상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