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상식의 시상자는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다. 그는 수상자에 트로피를 건네고 격려의 말을 전한 뒤 사진 촬영을 함께 한다.
4일 시상식에서 그는 최다홀드상을 받은 넥센 한현희(20)가 단상에 올라오자 소감을 말하기 전까지 제법 길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구 총재가 물어보고 한현희가 대답하는 식이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구 총재는 "몇 회인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구 총재와 한현희는 경남중·고 선·후배이다. 구 총재가 경남고 21회, 한현희가 66회 졸업생이다. 경남중까지 야구 선수로 뛴 구총재에게 한현희는 야구부 후배이기도 하다.
구 총재는 이어 한현희에 "새로 지어진 기숙사를 사용했느냐"고 물어봤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구 총재는 자비를 들여 경남고 야구부에 숙소를 만들어줬다. "(2009년) 고1 때 들어갔습니다"라고 대답한 한현희가 그 첫 번째 수혜자였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 중 구 총재의 후배는 한현희뿐이어서 물어볼 게 많았던 것이다. 구 총재는 한현희 또래의 경남고 후배로 삼성 심창민과 롯데 이상화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구 총재는 한현희가 단상을 내려갈 때엔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한현희는 "손승락 선배님이 뒤에서 잘 막아주고 송신영 선배님께서 떨어지는 공을 가르쳐주셔서 이 상을 받게 됐다. 내년에도 홀드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