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돌' 인피니트와의 취중토크는 활력이 넘쳐흘렀다. 김성규·장동우·남우현·호야·이성열·엘·이성종 등 일곱명의 멤버들이 인터뷰의 시작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밝고 경쾌한 톤을 유지하며 분위기를 후끈하게 달궈 웃음이 끊이지않았다.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맨 인 러브'로 음원차트와 가요순위프로그램을 싹쓸이, 가장 '핫'한 아이돌 자리에 섰지만 여전히 각잡힌 신인처럼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인피니트는 '맨 인 러브'로 KBS 2TV'뮤직뱅크'(4일·12일)와 SBS'인기가요'(3월31일·7일)에 이어 7년 만에 순위제를 부활시킨 '쇼! 음악중심'(20일)까지 1위에 올랐다. 한 곡으로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건 2001년 핑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이후 12년 만이다. '맨 인 러브'가 실린 음반 '뉴 챌린지'는 국내 발매 2주만에 1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데 이어 이미 일본 오리콘차트 수입음반 부문에서도 정상을 차지한 상태다.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무대를 꿈꾸는 인피니트 일곱 멤버와 홍대 인근 실내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주종은 막걸리, 멤버중 엘은 유일하게 청하를 마셨다. 안주는 인원수를 고려해 닭볶음탕부터 햄구이 등 여러 종류를 시켰다. 저녁식사 대신 '짜파구리'를 세 접시나 시켜 나눠먹기도 했다. 취중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나 멤버들의 주도하에 건배를 외치며 '원샷'을 했다. '칼군무'로 유명한 그룹답게 술자리에서도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찍고 일본활동, 이어서 월드투어까지
-한국 외 일본에서의 인기도 실감하고 있나요.
"사실 아직까지 크게 와닿진 않아요. 물론 공연장에 저희를 보기위해 찾아주신 팬 여러분들을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적이예요."(동우)
"엘과 함께 일본 시내를 잠깐 나간적이 있는데 엘은 알아보고 저를 모르더라고요. 자존심 좀 상했죠."(성규)
"전 일본에 가면 쉰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용한 풍경이 많아서 그런 것도 같네요. 아침 일찍 시작해 저녁에 활동을 끝내니 여유가 있어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도 같아요."(호야)
-월드투어를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저는 호주에 가보고 싶어요. 우리 모습을 못 본 분들을 찾아가 매력을 어필해보고 싶어요."(동우)
"이집트에서 활동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쪽에서도 케이팝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오더라고요."(성종)
"저는 세르비아에 가고 싶어요. 거기에 제 열혈팬이 있거든요. 그 분이 한국에 오셔서 방송에도 나오더라고요. 제가 유럽 쪽에서 좀 통하는 외모라고 칭찬을 해주던데요."(성규)
-고난도 칼군무 때문에 힘들진 않나요.
"멤버들이 다들 아픈 부위가 있죠. 심한건 아니고요. 다들 알아서 컨트롤을 할줄 아니까요. 간혹 실수를 하다가 다친적은 있어요. 저도 '백점만점'으로 활동할때 발차기 동작을 하던중 다리를 다쳤어요. 아직 완치가 안 됐어요."(호야)
▶첫사랑, 이상형, 또 다가올 사랑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팬들이 반대한다면 어떻게 할건가요.
"전 팬들의 입장을 존중해 헤어질겁니다."(우현)
"여자친구의 장점을 잘 설명하면서 팬들을 설득시킬거예요. 어떻게 만난 인연인데…. 제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팬들도 박수를 쳐줄 거라 믿어요."(동우)
-팬과 연애를 할 수도 있을까요.
"사랑한다면 불가능할 이유가 없죠. 특히 우리 팬들이 예쁘기로 유명해요."(우현)
"공연중 앞줄에 있는 예쁜 팬들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면 우리끼리 대기실에서 '봤냐'라고 얘기를 나누곤 해요. 그리고 다음 무대에 올라갈때는 그 분이 있는 쪽으로 자꾸만 몰려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해요."(호야)
"사실 현재 우리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도 같아요."(성규)
-첫사랑에 대해 한 마디씩 부탁합니다.
"18살때 한살 많은 누나를 짝사랑했어요. 그 누나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에 있는 할머니댁까지 올라와 몇개월을 살았어요."(호야)
"고등학교때였어요. 너무 보고 싶어서 미친듯이 달려가곤 했어요."(성규)
"고등학교 2학년때 만났던 5살 연상의 누나예요. 길에서 보고 달려가서 번호를 물어봤던 기억이 나요. 그 일을 계기로 친해졌죠."(성열)
"중학교 3학년때 동갑내기 여자친구랑 오랫동안 사귀었어요. 아직까지 그 추억들이 떠오르네요."(성종)
▶숙소 생활, 다툰 뒤에도 금새 화해
-숙소에서 방은 누가 같이 쓰나요.
"동우와 호야가 한 방을, 또 엘·성규·성종이 같은 방을 써요. 성열과 우현은 각각 혼자서 방을 쓰죠. 순전히 가위바위보로 정한 거예요. 씻으러 들어가는 순서도 가위바위보로 정해요. 그 외 굉장히 진지한 문제들도 가위바위보로 해결하곤 해요."(우현)
-숙소에서 요리는 누가 담당하는지 궁금해요.
"아무도 안해요.(웃음) 배고프면 편의점 등에 나가 먹을걸 사가지고 왔죠. 하지만, 지금은 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매니저 형이 있어 먹는 문제가 해결됐어요. 각종 국종류부터 튀김류까지 못하는게 없어요. 오전에 멤버 7명을 깨우는것도 힘들텐데 밥상까지 멋지게 차려놓고 우릴 불러요. 그래서 우리끼리는 형을 '엄마'라고 불러요."(성규)
-서로 싸운 적도 있는지.
"워낙 오래 함께 해서 이젠 그런 일이 없어요. 혹 싸우더라도 다음날이면 바로 화해해요. 그럴때 오글거리는 상황이 발생하죠."(우현)
"연습생 때는 멤버들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일도 있었어요. 남자들끼리 모여있다보니 어쩔수 없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더 돈독해진것 같아요."(성종)
▶주량도 제각각, 군 입대도 7명이 동시에
-평소 멤버들의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술은 성규형이 제일 잘 마셔요. 최근 스케줄 때문에 술 한잔 할 기회도 없었어요. 취중토크 때문에 3주만에 술을 마시게 되네요. 제가 좋아하는 술은 칵테일이예요. 보드카에 주스를 살짝 섞어 먹는 정도가 좋아요."(동우)
"제 주량은 때에 따라 달라요. 평소에는 잘 마시다가도 피곤할때는 맥주 한잔에도 쓰러져요."(성규)
"전 술을 잘 못 마셔요. 몸이 건강한 편인데 유독 장이 민감해요. 데뷔 이후에 더 예민해져서 8kg이나 빠졌어요."(우현)
"소주나 청하·사케·보드카 등 맑은 술이 좋아요. 막걸리는 잘 못 마셔요."(엘)
-멤버들이 농담처럼 '엘이 주사가 세다'는 말을 했는데 사실인가요.
"한번 마실때 좀 많이 마시긴 해요. 앱솔루트 보드카 한병을 앉은 자리에서 다 마신 적도 있어요. 그 상태에서 지인들에게 전화도 걸고 말도 좀 많아져요. 그렇다고 주위에 큰 피해를 주진 않아요. 엘이 팀내에서의 이미지 때문에 과묵한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사실은 막내처럼 밝고 경쾌한 면이 많거든요. 활동 당시의 이미지만 생각하는 분들이 봤을때는 술자리에서 말이 많아지는 엘을 보고 취했다고 생각할수도 있을거예요."(성규)
-10년뒤 인피니트의 모습은 어떨까요.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항상 나오는 말은 우리가 음악활동의 주체가 되자는 거예요. 작사·작곡·앨범재킷 디자인·안무에 무대의상까지 전부 멤버들의 능력으로 소화해보고 싶어요. 엘이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동우와 호야가 랩을, 우현과 성열·성규가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면 좋을 것 같아요. 의상이나 미술 전반적인 부분은 성종이가 챙기면 되겠네요. 미래의 얘기지만 군대도 단체로 7명이 한꺼번에 가자는 말을 하고 있어요. 이래뵈도 군대 신체검사에서 전부 1급을 받았어요. 성종이만 시력때문에 2급이 나왔어요. 전부 현역으로 군생활을 할수 있는 튼튼한 남자들입니다."(동우)
취중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실내포차 바깥에는 차츰 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 장소를 물어보는 팬들도 있었다.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팀 다웠다. 멤버들은 취중토크가 끝난후에도 '이런 인터뷰라면 언제든 좋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마치고 일간스포츠에서 주최하는 골든디스크시상식에서도 대상을 노려보자고 외치며 기분좋게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