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롯데 납회식 참가 '고마웠다 친구들아'
입력 2011-11-30 오전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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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싶다."
이대호(29)는 11월 30일부터 1일까지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롯데의 납회식 행사에 참여한다. 선수단이 모두 모여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 '빅보이'는 "아직 롯데 선수다. 마지막으로 납회식에 참석한 뒤 오릭스와 계약을 맺고 싶다"며 이 행사에 애착을 보였다.
이대호는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선·후배 동료들과 밤새도록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했다. 각별히 마음이 가는 친구가 있다. 이승화(29)와 정훈(24)이다.
이승화는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기다. 알고지낸 세월만 20년. 우정도 각별하다. 당시 이승화의 부모님은 부산에서 고깃집을 운영했다.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이대호는 미처 끼니를 챙기지 못할 때가 있었다.
이승화는 "(이)대호가 우리 집에서 매일 살다시피 했다. 가족처럼 함께 밥도 먹고, 오락실도 갔다. 대호가 내 막내 동생을 키웠다고 봐도 된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울에서 전학왔던 이승화는 '빅보이'덕분에 야구부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이대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생의 체격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형인줄 알고 말도 못붙였는데 마음씨가 착했다. 야구도 잘했다. 대호와 친해지면서 야구부 생활이 잘 풀렸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2001년 나란히 롯데에 지명됐고, 제일 먼저 전화통화를 했다고 한다. 당시 이승화는 대학진학을 고민 중이었다. 이대호는 이승화에게 "나는 형편상 바로 프로로 간다. 승화 너도 나와 함께 롯데에 가자. 서로 의지하며 야구하자"고 말했다.
그 약속은 2011년까지 지켜졌다. 이승화는 "대호는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무뚝뚝하게 대한다. 나름의 애정표현인 셈"이라면서 "착한 친구다. 한국 최고타자 아닌가.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덕담했다.
정훈은 이대호의 원정 룸메이트다. 그는 "(이)대호형은 나의 영웅이다. 한방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며 미소지었다. 정훈은 숙소에서도 이대호의 타격 장면을 틀어놓고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2010년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달성할 당시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형이 슬쩍 온다. 처음에는 '뭘 그런 걸 보노'하더니 나중에는 자기 혼자 '야~내가 봐도 진짜 잘치네'라며 감탄하더라"고 귀띔했다.
정훈은 "지난 시범경기 때는 LG 외국인 투수 리즈가 나왔는데, 형이 '초구 높은 공 받아쳐서 홈런 만들고 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진짜 치더라. 최고타자 다웠다. 일본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