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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이라서, 애들 있어서 'NO존'…외국인 시선엔?

입력 2021-12-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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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 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노키즈존을 비롯해서 특정 나이대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낯선 우리나라의 풍경입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40대부터는 예약을 하지 말라는 서울의 한 캠핑장.

심지어 20대, 30대라도 남성이 두 명이거나 남자 아이가 둘 이상인 가족도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캠핑장 측은 40대 이상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캠핑장 직원 : 20, 30대도 당연히 시끄러운 친구도 있고 되게 많죠. 토하는 친구도 있고요. (40대 이상의) 확률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거죠.]

이런 분리정책에 불쾌감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캠핑족 : 몇 세 이상 못 와라 그러는 건 클럽 느낌? 그런 식으로 운영하는 느낌이 들어서 언짢네요.]

얼마 전에는 대학 교수의 출입을 금지하는 'NO 교수' 술집도 등장했습니다.

[술집 손님 : 괜히 눈치 보게 되고 제가 쉬러 온 건데 갑자기 쉬러 온 게 아닌 게 돼 버리니까…]

나이를 기준으로 출입을 제한하는 건 노키즈존이 원조입니다.

[조은영/서울 신당동 : 가는 도중에 검색해보니까 '노키즈'라 갈 수가 없다고 하면 (아이는) 가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하는 거죠.]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개념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류보프 쿠르파텐코바/러시아인 교환학생 : 보통 어떤 카페에든 아이들이 엄청 많아요.]

[비랄 카부즈/독일인 교환학생 : (독일에 노키즈존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안 될 것 같아요.]

[에네스 커트/독일인 교환학생 : 완전 반 가족적인 생각이라서요.]

[비랄 카부즈/독일인 교환학생 : 아이 있는 사람들도 자기 삶을 즐길 수 있어야죠.]

한국 사회는 나이에 따라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쿨리코바 나스챠/러시아인 교환학생 : 저는 26살이고 친구는 31살인데 홍대에서 시간 보내려면 저는 되는데 친구는 안 돼요.]

춤을 추며 노는 장소만 해도 20대 초반엔 헌팅포차나 홍대 클럽, 20대 중반부턴 강남으로 나뉘어 있고, 30대는 감성주점, 중년은 나이트, 노년엔 콜라텍으로 세분화되어 있단 겁니다.

[쿨리코바 나스챠, 류보프 쿠르파텐코바/러시아인 교환학생 : (클럽 나이 제한 있어요?) 나이 상관 없어요. (40대, 50대여도?) 물론이요. (나이 든 사람이 가도 사회적 압력 안 느낄까요?) 그런 것 없어요.]

반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나이 제한을 명시하지 않아도 갈 수 없다고 느끼는 곳이 많습니다.

[김재성/서울 갈현동 : 차 한 잔 마시고 싶을 때 이렇게 보면은 아, 젊은 아이들 모이는 곳이구나 그러면 내가 그냥 안 들어가죠.]

[시민 : 젊은 층이 많은 데는 약간 꺼려지죠. 왜 그러냐면 주문 정산같은 거 잘 못하고 이러니까…요즘은 그 앞에서 이렇게 기계로 다 하잖아요.]

아이가 생기거나 나이가 들면 이른바 핫한 공간으로부터 배제된다는 느낌도 듭니다.

[정보라/경기 김포시 운양동 : 이제 도심 쪽으로는 거의 안 다니고, 수도권이나 아니면 집 근처, 혹은 이런 아울렛 근처만 주로 오는 것 같아요.]

다른 세대를 만날 기회조차 많지 않습니다.

[정보라/경기 김포시 운양동 : 아이들이 좀 자유롭게 있는 걸 많이 접하게 되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예의 같은 걸 서로 배울 수 있긴 하겠다.]

인권위는 2017년 노키즈존을 차별로 판단하고 시정을 권고했지만 강제성은 없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황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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